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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 친구와는 말이 안 통할까? - 우기기 선수들 때문에 부글부글 끓는 너에게
매슈 사이드 지음, 아쉬윈 차코 그림, 백지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0월
평점 :
"네 생각은 어때?"
누군가와 대화하면서 내 생각을 묻는 일, 반대로 타인의 생각을 묻는 일. 우린 생각보다 이 중요한 일을 건너뛸 때가 많은 듯해요. 오히려 요즘엔 챗GPT니 뭐니 하면서 프로그램이나 기계의 생각을 더 궁금해하죠.
이 책은 가장 중요한 질문, 당신의 생각을 묻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내 생각을 이해시켜야하는지에 관한 책이에요.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요즘 화두가 되는 주요개념들에 대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1장은 #가짜뉴스를 피해 진짜 내 생각을 파악하려면 내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확히 이해하는것이 중요하다는 것에서 시작해요. 내 생각인데 이해하고 말고가 뭐있냐고요? 그것이 진짜 내 생각이 맞나요? sns에서 보여지는 광고를 보다가 갑자기 무언가 꼭 사야 하게끔 느껴지고, 떠도는 소문에 서두른 결정을 하거나 다른 이의 평판을 정한 적은 없나요? 생각을 정할 때는 알게 모르게 영향을 주는 것들이 존재합니다. 가짜뉴스는 내 생각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도 하죠. 뉴스는 꼭 정치판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에요.
뒷장에서 이어, 가짜뉴스의 역사에 대해 들려준 점(로마시대에 동전에 가짜뉴스를 새겨 퍼트렸을 줄이야), 숙제할 때 자주 이용되는 위키피디아 사이트의 사소한 정보들, 역사상 악녀로 꼽히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케이크 망언조차 근거없는 가짜뉴스 였다는 것 등이 흥미롭게 다가왔어요.
#비약에 대해 설명하면서도 성급하게 결론 내린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려준 점이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생각하기의 두 가지 방법- 빠르게 생각하기와 느리게 생각하기의 예시를 들려주며 생각의 속도를 늦추는 것의 중요성을 일러주면서말이죠. 이 책의 모든 장면이 실제 생활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우리의 대화나 일화를 곁들인다는 점이 단순히 논리전략을 가르치거나 지루하게 지식정보를 전달하는 책과의 차별성이라 생각해요.
#닻전략-조금 생소한 '닻'이라는 개념은 첫 눈에 접한 정보로 뜻하지 않았던 말이나 결정, 행동을 하는 경우를 말해요. 남이 나를 대하는 방식의 변화- 누군가 외부 요인의 영향으로 나에 대한 잘못된 판단이 내려지는 경우, 선생님, 의사선생님처럼 권위 있는 사람이더라도 어떠한 이유로 그 결정을 내렸는지 알아봐야한다는 것, 전문가의 말이 늘 맞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어린이들 뿐 아니라 우리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한 조언이 아닐까요? 어떤 정보를 접하든
누가 쓴 글, 글의 목적, 글의 내용을 다른 데서도 찾을 수 있는지, 글이 실린 곳, 사진은 편집이 가능하다는 점을 늘 기억해야겠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는 요즘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인터넷, 소셜 미디어의 지나친 간섭에서 벗어나 다른 관점으로 문제를 바라보기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사실 토론문화는 우리 에겐, 특히 제겐 익숙치 않은 문화라고 생각했어요.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이를 만나면 '그 사람이랑은 말이 안통해', '아예 그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말자'고 피하기 바빴어요. 상대방의 의견이 무엇인가 그리고 내 의견을 차분히 근거를 들어 설득할 준비는 안되어 있었죠. 제 이런 태도는 아이들을 양육함에 있어서도 '어디서 감히' 라며 부모의 의견, 어른의 의견을 맹목적으로 강요하지 않았나 반성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갈등이 두려워 선택을 피하진 말라고 이야기해주는 부분이었어요. 논쟁은 매일 일어나는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라는 것,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도 언제든 만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 대신 논쟁이 상대방을 모욕하는 등의 격렬한 감정싸움으로 바뀌지 않도록 주의할 것, 상대의 관점을 존중하는 태도를 품을 것이라는 것도 알고는 있었지만 다시금 새기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세계적인 자산가 워런버핏의 조언을 듣기 위해 늘 두 전문가를 고용해 맞붙게 한다는 이야기 처럼 아이들에게 익숙한 역사, 현재 인물이 등장해서 더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듯해요.
sns의 피드를 내리다보면 어쩜~ 이렇게 잘 맞을까 싶게 온통 나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와 일상, 광고가 넘쳐납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반향실 가기와 똑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둘러 싸일 때 빠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 대해서도 뜨끔했어요. 때로는 우리가 가진 생각을 반대로 생각해 볼 것. 우스갯소리로 나와 의견이 안맞는다 싶으면 "너 차단! 너 고소!"하며 귀를 닫을 게 아니라 타인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내의견을 차분히 전달하는 법을 익히다 보니 온라인상 의견을 게시할 때 에티켓까지도 덤으로 배울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과정은 연습이 필요하겠지요. 아이들과 토론, 토의에 임하기 전에 함께 읽으면 더 좋을 책인듯합니다.
그리고 생각을 바꿔도 좋다, 바꾸면 안되는 생각은 없다고 마무리한 점에서 의견충돌이 생기면 결국 내 생각으로 마무리 되어야 '이겼다'고 생각하는 요즘 아이들에게(이 또한 지나친 비약일까요) 논쟁엔 이기고 지고가 없다. 서로의견 교환을 통해 더 발전된 생각과 결정을 이끄는 과정이다 라는 것을 함께 이야기해야겠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왜그친구와는말이안통할까?#매슈사이드#위즈덤하우스#나는교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