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가면~ 인생그림책 26
김정선 지음 / 길벗어린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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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겉모습부터 마음을 훔칩니다. 아주 판형도 큼직큼직하고 펼쳐지는 면도 많고~ 

 꽉꽉 채워지는 장바구니처럼 알알이 꽉꽉~ 차있는 그림책이에요.

우리 어머님들 장바구니 생각하면 파 한 단은 필수 아이템이지만~ 이 책에선 아이가 주인공입니다.

아이가 무얼샀나~ 표지 앞뒤로 비교하는 재미^^ 물건의 앞, 뒤까지 고려한 장바구니, 게다 영수증 바코드라니~ 벌써부터 디테일이 장난 아닌 책.


  아침에 일어나자마나 무언가를 찾는 아이. 아이가 찾는 물건은 시장에 있나봅니다. 그래서 시작된 시장에 가면~의 여정이 펼쳐집니다. 

친절하게 그림책 뒷 부분에 아이의 동선도 나와있어요.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시작해서-고속터미널(고터라고 부르는 것이 더 익숙합니다)하훼상가-양재꽃시장-가락시장 지나~~경동시장-풍물시장-동묘시장-창신동 문구완구 시장-동대문 종합시장-신발 도매상가-청계천 헌 책방 거리-광장시장-방산시장-중부시장 지나 을지로 가구 조명거리-잠시 쉬어가는 덕수궁과 시청-남대문 시장까지!

  어떤 걸 사느냐에 따라 가는 곳이 다르지만 생각해보니 나이대에 따라 주로 다녔던 시장이 달랐던 거 같아요.

돌아다니기 좋아하고 구경하기 좋아하고, 자잘한 것 사모으고 사부작 손으로 뭐 만들기 좋아하는 건 집안 내력. 엄마따라 다니던 시장들도 있고~

숨은 그림 찾다가 추억을 찾게 되는 이 그림책. 전 감히 그림책 계의 응답하라 시리즈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서울 시장 좀 다녀봤다 하는 사람들에게는요.

무채  색의 사람들 틈에 유일하게 색이 들어간 옷을 입은 사람. 이들의 관계는?^^ 이 둘의 동선을 따라 이동해보면 사실은 아이의 여정 내내 함께 하는 이들이 보일거에요.

  잠자기 전에 읽는 그림책은 아이들이 천천히 머물고 싶은 장면에서 잠깐만! 할 때가 많았는데 이 책은 유독 제가 페이지가 넘어가질 않아요. 기억나? 하면서 아이 어렸을 때 여기저기 다니던 기억을 꺼내기도 하고~ 아이들은 평소 산책? 밤산책에 주로 다니던 시청 앞, 덕수궁 옆, 청계천 등이 나오니 반가워했어요.

  동대문을 지나 남대문 시장까지 뒤져봐도 아이가 찾는 것은 없나봅니다.

이 책의 마지막까지!!! 펼친 면까지 잘 따라가다보면 아이가 그토록 애타게 찾던 것을 만날 수 있을거에요^^

  읽고 있는 책 속에 내게 익숙한 장소가 실리면 뭔가 더 장면이 상상되고 이야기가 더 가깝게 느껴지고~ 그렇잖아요.

시장에 가면을 읽으며 정말 그간 채우기만 했던 사진첩을 뒤적거려 내가 다닌 시장 사진을 찾으려는데 막상 시장 사진은 별로 없는 겁니다. 생각해보니 시장은 가면~ 사진 찍을 여유가 없어요.

우와! 우와 하다 애초 사려던 것이 무엇인지, 내가 얼마를 쓰고 있는지도 잊게 만드는 곳

  이 책을 읽다가 엄마 물건 살 때 슬며시 발 넣어보던 구두도 애나멜 구두도 생각나고

유아차 밀고 시장갈 수 없어서 아기띠에 아이를 안고, 겨울 옷을 벗어, 지고 다니면서도 신났던 기억이 나네요.


  문득, 손으로 몇 번 터치하면 내 집 앞까지~ 새벽배송도 가능한 시대에, 시장을 간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무엇이든 가장 추천이 많은 상품을 가장 싸고 빠르게 받는 것이 아니라 ~

발품을 팔아 이 물건 저 물건 고르고 또 고르고. 이런 것도 있구나 새로운 발견을 하고

그러다 취향에 맞는 물건을 발견하면 그렇게 신날 수 없는 곳. 피드에서 골라주는~ 파워 블로거가 골라주는 것이 내 취향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시장엔 '사람'이 있었습니다. 여기 처음으로 들른 곳이니 좀 싸게 해달라고 하기도 하고~ 우리 아기 입힐 것이니 이런 거 없냐 묻고, 그러다 아이와 함께 가면 아이가 몇 살이야~ 하면서 육아 투정도 부리고~ 덤도 얻고 웃음도 얻던 곳.

우리 아이들과 이 책을 보다보면 책 이야기 밖에 이야기가 더 길어질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을 통해 엄마의 어린 시절 이야기도 들려주고 함께 나들이 계획을 세워도 좋을 듯해요.


* 이 글은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해당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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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 CEO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73
앤드루 노리스 지음, 함현주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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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둘째는 '돈'에 대해 관심이 많다. 외식을 할 때마다 "이게 ~~원이나 되는구나." 하기도 하고, "편의점 주인은 물건을 팔아 다 갖는 것이냐. 꿈꾸는 웹툰 작가는 유튜브 채널까지 함께 운영해야 돈을 벌 수 있는 것 아니냐." 등 아이의 관심사는 커지는데 내 대답은 늘 명쾌하지 못하다.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책이 베스트셀러로 화제가 될 때도 경제/경영서엔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금전 감각에 무감각한 채, 그저 매달 들어오는 월급에 기대 적당히 저축과 충동소비의 경계를 오가고, 노후엔 어쩌나 고민하면서 말이다.

갑자기 경제능력이 중요해지면서 '아이들에게 장난감 대신 주식을 사줘야한다.' '어려서부터 투자의 지혜를 배워야한다. ' 등의 말이 오간다. 요즘 학교 교육에서도 경제/경영의 개념을 도입해 학급경영을 하는 선생님들을 만날 때 마다~ '아 이제 '돈'을 어떻게 움직이고 관리하는지 알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은 드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어떻게 경제감각을 키울 수 있을 지 고민하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처음 오른 쪽의 표지를 만났을 때, 서평단이 아니었다면 이 책을 선택했을까 싶다. 아무래도 아기자기한 캐릭터를 좋아하는 내 취향상 만화체의 주인공이 맘에 들지 않았떤 것일까? 그래서 원서의 표지를 찾아보니 우리나라 표지와 차이가 있다. 나라면 왼쪽 원서의 표지가 더 끌리는데 5학년인 딸 아이에게 물으니 자기는 오른쪽의 한국 번역서의책이 훨씬 좋단다. 왼쪽 표지였으면 오히려 읽고 싶지 않았을거라고.

본격적으로 속 내용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이야기는 펠릭스라는 아이가 엄마의 생일카드를 친구에게 사면서부터 시작된다. 우연히 친구에게 산 생일 카드가 경제적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친구들과 함께 카드를 만드는 사업을 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렸다. 한마디로 인터넷보다는 손으로 처리하는 것이 더 익숙했던- 90년대, 미국 십대들의 스타트업 이야기.

총 28장으로 구성된 이야기에서는 어렴풋이 짐작만 하고 있던 경제/경영 용어들이 눈앞에 펼쳐지듯 생생하게 설명된다. 펠리스가 지침으로 따르는'앤서니 콜먼'의 명언이 매 장 마다 등장해 감초역할을 톡톡히 한다.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불가능했을 업적이라 했을 때 씁쓸해졌던 기억이 있다. 대기업 위주의 기업문화도 그렇지만,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는 돈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가 있다. 특히 학생의 본분은 공부요, 돈은 부모나 그 외 어른이 뒷받침 해줘야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한국에서는 청소년이 아르바이트를 한다고하면 어려운 가정 형편을 떠올리기 일쑤다. 하지만 용돈 벌이로 앞마당에서 직접 만든 레모네이드, 쿠키를 파는 어린이들의 이야기가 미국 애니나 드라마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요즘 아이들의 장래희망으로 우선순위되는 것에 '돈'을 주요가치로 두는 것을 보면서.이제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 기존 시장에 존재하는 것을 더 발전시키거나 필요한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어려서부터 고민하고 예리한 감각을 키우도록 이야기 나누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 않나 싶다. 평소 이런 궁금증을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우리 아이들이 있다면 이렇게도 사업이 시작되는구나. 사업은 이런거구나 대리체험하며 주변의 새로운 아이템을 생각해볼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이야기를 읽으며 인상적이었던 것은 펠릭스의 부모님, 삼촌을 비롯하여 아이들을 신뢰하는 어른이 곁에 있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내에도 사업가=사기꾼? 이라는 공식이나 사업은 언젠가는 망한다며, 쓸데없는 짓이라 여기는 분위기도 존재한다. 하지만 아이가 가진 사업가로서의 기질을 존중하고 부모님이 함께 참여하여 경영회의를 하는 장면은 부럽기도 하고 저런 토양해서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아이들이 더 많이 성장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또한 이미 사업가로서 성공한 삼촌이 멘토가 되어 '경영자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일러두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이사회를 마치고 모두가 노동에 참여하여 결과물을 만들어냈을 때 피자를 주문하며 삼촌은 이런 말을 한다.

사람들한테 평소와 다른 특별한 수고나 초과 근무를 요청할 때면 

꼭 해야하는 일이야.

일종의 고마움을 표현하는 방법이랄까?

그리고 이건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란다."


  사업은 특정한 개인의 힘이나 권력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니라 이사회와 같은 민주적 절차에서 치뤄지는 것임을 경험하도록 한 점. 그리고 모든 과정에 노동자의 여건이나 처우개선, 공동 사업자간의 합리적인 이익분배, 사업이 커지면서 반드시 책임져야할 세금문제까지. 조언을 하는 삼촌 역시 수익의 일부를 조언의 대가로 가져가는 점까지 합리적으로 경영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단숨에 읽히는 이야기의 재미에 매료되어 앤드루 노리스의 다른 작품도 찾아보려했으나 국내 번역서는 이번이 처음인듯하다. 이토록 재미있는 이야기꾼인데 왜 소개가 많이 되지 않았을까. 이 작품이 시작이 되어 그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다.

* 이 글은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열네살CEO #미래인서포터즈 #앤드루노리스 #함현주옮김 #미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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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 친구와는 말이 안 통할까? - 우기기 선수들 때문에 부글부글 끓는 너에게
매슈 사이드 지음, 아쉬윈 차코 그림, 백지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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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생각은 어때?"

누군가와 대화하면서 내 생각을 묻는 일, 반대로 타인의 생각을 묻는 일. 우린 생각보다 이 중요한 일을 건너뛸 때가 많은 듯해요. 오히려 요즘엔 챗GPT니 뭐니 하면서 프로그램이나 기계의 생각을 더 궁금해하죠.

이 책은 가장 중요한 질문, 당신의 생각을 묻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내 생각을 이해시켜야하는지에 관한 책이에요.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요즘 화두가 되는 주요개념들에 대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1장은 #가짜뉴스를 피해 진짜 내 생각을 파악하려면 내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확히 이해하는것이 중요하다는 것에서 시작해요. 내 생각인데 이해하고 말고가 뭐있냐고요? 그것이 진짜 내 생각이 맞나요? sns에서 보여지는 광고를 보다가 갑자기 무언가 꼭 사야 하게끔 느껴지고, 떠도는 소문에 서두른 결정을 하거나 다른 이의 평판을 정한 적은 없나요? 생각을 정할 때는 알게 모르게 영향을 주는 것들이 존재합니다. 가짜뉴스는 내 생각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도 하죠. 뉴스는 꼭 정치판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에요.

뒷장에서 이어, 가짜뉴스의 역사에 대해 들려준 점(로마시대에 동전에 가짜뉴스를 새겨 퍼트렸을 줄이야), 숙제할 때 자주 이용되는 위키피디아 사이트의 사소한 정보들, 역사상 악녀로 꼽히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케이크 망언조차 근거없는 가짜뉴스 였다는 것 등이 흥미롭게 다가왔어요.

#비약에 대해 설명하면서도 성급하게 결론 내린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려준 점이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생각하기의 두 가지 방법- 빠르게 생각하기와 느리게 생각하기의 예시를 들려주며 생각의 속도를 늦추는 것의 중요성을 일러주면서말이죠. 이 책의 모든 장면이 실제 생활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우리의 대화나 일화를 곁들인다는 점이 단순히 논리전략을 가르치거나 지루하게 지식정보를 전달하는 책과의 차별성이라 생각해요.

#닻전략-조금 생소한 '닻'이라는 개념은 첫 눈에 접한 정보로 뜻하지 않았던 말이나 결정, 행동을 하는 경우를 말해요. 남이 나를 대하는 방식의 변화- 누군가 외부 요인의 영향으로 나에 대한 잘못된 판단이 내려지는 경우, 선생님, 의사선생님처럼 권위 있는 사람이더라도 어떠한 이유로 그 결정을 내렸는지 알아봐야한다는 것, 전문가의 말이 늘 맞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어린이들 뿐 아니라 우리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한 조언이 아닐까요? 어떤 정보를 접하든

누가 쓴 글, 글의 목적, 글의 내용을 다른 데서도 찾을 수 있는지, 글이 실린 곳, 사진은 편집이 가능하다는 점을 늘 기억해야겠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는 요즘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인터넷, 소셜 미디어의 지나친 간섭에서 벗어나 다른 관점으로 문제를 바라보기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사실 토론문화는 우리 에겐, 특히 제겐 익숙치 않은 문화라고 생각했어요.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이를 만나면 '그 사람이랑은 말이 안통해', '아예 그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말자'고 피하기 바빴어요. 상대방의 의견이 무엇인가 그리고 내 의견을 차분히 근거를 들어 설득할 준비는 안되어 있었죠. 제 이런 태도는 아이들을 양육함에 있어서도 '어디서 감히' 라며 부모의 의견, 어른의 의견을 맹목적으로 강요하지 않았나 반성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갈등이 두려워 선택을 피하진 말라고 이야기해주는 부분이었어요. 논쟁은 매일 일어나는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라는 것,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도 언제든 만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 대신 논쟁이 상대방을 모욕하는 등의 격렬한 감정싸움으로 바뀌지 않도록 주의할 것, 상대의 관점을 존중하는 태도를 품을 것이라는 것도 알고는 있었지만 다시금 새기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세계적인 자산가 워런버핏의 조언을 듣기 위해 늘 두 전문가를 고용해 맞붙게 한다는 이야기 처럼 아이들에게 익숙한 역사, 현재 인물이 등장해서 더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듯해요.

sns의 피드를 내리다보면 어쩜~ 이렇게 잘 맞을까 싶게 온통 나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와 일상, 광고가 넘쳐납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반향실 가기와 똑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둘러 싸일 때 빠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 대해서도 뜨끔했어요. 때로는 우리가 가진 생각을 반대로 생각해 볼 것. 우스갯소리로 나와 의견이 안맞는다 싶으면 "너 차단! 너 고소!"하며 귀를 닫을 게 아니라 타인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내의견을 차분히 전달하는 법을 익히다 보니 온라인상 의견을 게시할 때 에티켓까지도 덤으로 배울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과정은 연습이 필요하겠지요. 아이들과 토론, 토의에 임하기 전에 함께 읽으면 더 좋을 책인듯합니다.

그리고 생각을 바꿔도 좋다, 바꾸면 안되는 생각은 없다고 마무리한 점에서 의견충돌이 생기면 결국 내 생각으로 마무리 되어야 '이겼다'고 생각하는 요즘 아이들에게(이 또한 지나친 비약일까요) 논쟁엔 이기고 지고가 없다. 서로의견 교환을 통해 더 발전된 생각과 결정을 이끄는 과정이다 라는 것을 함께 이야기해야겠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왜그친구와는말이안통할까?#매슈사이드#위즈덤하우스#나는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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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에게
최현우 지음, 이윤희 그림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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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 있으면 또 연말이네요.

면지를 보자마자 아이들은 크리스마스 크리를 찾아냅니다.

제겐 낡고 쓸쓸한 아파트가 가장 먼저 보이는데요.

이어서 우리의 시선이 모두 머문 곳은 외로워 보이는 아이에요.

누군가에겐 들뜨고 설레는 시절이 누군가에겐 한없이 외롭고 괴로운 시절일 수도 있겠죠.

  이윤희 작가의 그림을 좋아합니다. 열세 살의 여름에서 홀딱 반했더랬죠.

'코코에게'는 최현우 시인의 시에, 이윤희 작가의 그림이 어우러진 그림책이에요.

두 작가가 모두 '코코'라는 이름을 가진 반려견과 함께 했다는 것이 우연이었을까요^^ 그만큼 두 작가님의 합이 잘 어울어진 그림책이라 생각해요.

  지하주차장에 버려진 강아지를 아이가 발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강아지는 아이를 보자마 따라오고, 아이는 강아지에게 이름을 붙여주기로 합니다.

그 이름이 바로 코코

이 제목 보자마자 저도 친구의 강아지를 떠올렸거든요?

어느 집엔 딸아이의 애칭인 듯도 하고

그림책에 나오듯이 미용실, 오락실, 왜 영화제목에도 있는 그 흔한 이름.

  전 이 부분이 좋았어요. 왜 우리 옛이야기보면 가장 소중한 아이에게 흔한 이름을 붙여주잖아요?  짧고 , 단순하고 ,반복하는 익숙한 발음. 무엇보다 버려진 상처에서 자유로워지라고 새 이름을 고심해서 붙여주는 이 부분이 참 좋았습니다. 이름을 붙여주면서 우린 서로에게 특별한 대상이 되잖아요. 그리고 이름의 주인인 코코에게 어렵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그런데 아이의 집이 심상치 않습니다. 버려진 집처럼 어수선한 살림살이. 나뒹구는 옷들. 언제부터 걸어뒀는지 모르는 빨래와 닫힌 문. 그리고 문 밖에서 아이를 기다리는 듯한 코코. 우리 코코도 더이상 강아지 모습이 아닌 걸 보니 아이 또한 많이 성장했을 듯한데. 무슨 일이 벌어진걸까요?


아이를 일으킨 건 코코 였어요. 과거에 버려진 코코에게 아이가 기꺼이 품을 내주었듯이.

아이 손을 끌고 좋아하는 것들을 잔뜩 보여줍니다.

전봇대, 그 밑에 핀 꽃, 놀이터 바닥에 숨겨진 병뚜껑

너무 소소해서 지나칠 법한 것들

하지만 함께라면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들을.


이 책을 덮으면서 새삼스레 '애완견, 애완 동물'을 '반려견' '반려 동물'로 부르는 까닭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사람들은 착각하기 쉽죠.

나보다 작고 여린 존재에게 사랑을 베푼다고, 기꺼이 희생을 해서 품을 내주는 거라고.

아이를 키우면서 다르게 보이는 세상이 있는데 아이도 키우는게 아니더라구요.

누군가 이야기했듯이, 아이가 기꺼이 부모를 허락할 수 있도록 함께 자라고 어쩌면 아이로 인해 더 자라는 것은 부모가 아닐까합니다. 동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동물을 반려가족으로 맞은 이들은 어쩌면 더 많이 위로 받고 사랑받는 시간이 생기는게 아닌가 싶어요.

아이가 온통 잿빛의 자리에서 일어나 알록달록 세상을 내려다보는 부분에서 참 뭉클해졌습니다. 함께여서 가능한 것들은 결국 다정한 시선과 손내밈에서 시작되는구나 싶었구요.

  주말이 지나면 이 좋은 가을볕에서 쌀쌀함이 가미된다고 하죠. 추울수록 더 따스하게, 오늘, 지금, 여기서 만나는 것들을 더 사랑할래요.


* 이 글은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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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은 미술관 작은 곰자리 68
시빌 들라크루아 지음, 이세진 옮김 / 책읽는곰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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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를 보자마자 열고 싶었던 그림책에 서평단으로 참여하게 되었을 때,

택배 상자를 뜯는 순간부터 설레지요.

긴 추석 연휴의 여파로 연휴가 끝나자마자 택배가 몰려들었는데, 제일 먼저 뜯어본 책 선물! 시빌 들라크루아?

아,어디서 들어본 거 같은데, 게다 그림체가 눈에 많이 익는다 했더니(이런 것도 찬찬히 살펴보지 못하고 무조건 응모부터 한 접니다:: 그림이 어쩐지 끌린다 했어요.)

아하! 한 줌의 모래의 그 작가님! 게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 중에 마침 내 어깨 위의 새가 있구요. 지난 겨울에 스노볼을 따라그리게 만들었던 그 작가님이시구나. 주로 연필과 색연필로 작업하는 작가님의 작품엔 은근 공통코드가 있죠. 귀여운 아이가 등장하고, 따스하고~ 환상 한 스푼이 가미된다는 것!

  창밖은 미술관 속에선 여름마다 할머니 집에서 일곱 밤을 지내는 아이가 있습니다. 할머니 집은 그야말로 천국!

물놀이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오디도 따고, 무엇보다 할머니와 이렇게 나란히 그림 그리는 오후라니!

그리고 무엇보다 낮잠시간에 창을 열면~놀라운 일이 펼쳐지지요.


헉! 근데 이 그림 어디서 본 적 있지 않으신가요? 그렇죠~ 미술관이라는 제목이 붙었을 때부터, 어느 정도 짐작하셨죠? 원화와 비교하는 재미가 있는 책^^


바로 이 작품입니다. 근데 가운데 서 있는 토끼! 왜 토끼 일까요?

그러고보니 첫 장면부터 등장하던 아이의 애착 인형 토끼^^ 게다 할머니집에 있는 저 고양이 이름은 무려 '샤갈'입니다^^ 장면 속에서 토끼인형과 샤갈을 찾는 재미가 있어요. 이야기 해주지 않았는데도 저희집 막둥이는 토끼와 고양이를 찾으면서 "이 책 혹시 숨은 그림 찾기책' 아냐?" 하더라구요. 엄마는 명화를 찾고~(또 소싯적 배낭 좀 둘러메고 교과서 속 명화 보러 다니던 추억 좀 삼키고~) 아이는 귀여운 토끼와 고양이를 찾아가며 읽는 이야기.

  아직 아이에게 그림책에 등장하는 원화는 보여주지 못했는데, 맨 뒤에 친절하게 수록된 명화의 제목과 작가가 나와있어요. 다시 이 작품 속에 실린 명화들을 함께 찾아보고, 어떤 부분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살펴보는 재미도 있을 듯합니다. 그림책 장면이랑 원화랑 비교하다보니~ 찾으셨나요? 토끼!

그림책을 넘기다보면 창문을 열기 전에 어떤 장면이 펼쳐질지 암시하는 소리, 냄새, 분위기가 힌트처럼 주어져요. 그리고 창을 열듯 장을 넘기면, 장면마다 아이의 옷이 명화 분위기에 맞게 바뀌는 것도 재미있었어요. 다음 장면엔 어떤 작품이 등장할까와 함께 아이는 어떤 옷을 입을까도 궁금해졌습니다.

작가님의 그림책을 막둥이와 함께 읽고, 덮자마자

" 나, 이 장면 그리고 싶어! " 하고 외치는 아이. 이 그림책은 어른이나 애나 따라 그리고 싶어지는 그림책인가봅니다.

   어떤 명화들이 창문 밖 장면으로 펼쳐졌을지, 아이는 어떤 옷을 입고, 토끼와 우리 샤갈은 또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 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무엇보다 그림책의 마지막 장면이 참 좋았어요. 할머니의 집에서 돌아가는 길.

생각만해도 아쉽고 허할 거 같은데~

눈을 가렸다 다시 펼쳐보니~ 아이 눈 앞에 펼쳐지던 장면.

되게 궁금하시죠^^?!

할머니 집 창만이 마법을 부릴 수 있는 것은 아니더라구요.

내일은 내 일상의 창도 이렇게 설레는 맘으로 열어봐야겠습니다.

어떤 장면이 펼쳐질지 기대하면서요.


* 이 글은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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