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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들이 사는 궁궐
무돌 지음 / 노란돼지 / 2021년 7월
평점 :
무등산의 옛이름을 딴, 무돌 작가님이 들려주는 궁궐이야기.
이 책은 만나자마자 경복궁 근처에 사는 아이들을 위해 꼭 만나야겠다는 책이었습니다.
멋진 궁궐이 지어지면서 초대받지 못한 괴물들의 침입과 이들의 행패를 막아내는 괴물들의 이야기라.
그간 경복궁 구석구석 건물들의 유래나 용도, 왕의 하루를 그린 책들은 많이 만났지만 경복궁 내서 벌어지는 괴물 이야기는 처음인 듯해요.
이야기는 사람들이 백악산 아래 멋진 궁궐을 짓고 훌륭한 괴물을 초대하면서 시작됩니다.
근데 전 여기서부터 엥? 그랬어요. 백악산? 찾아보니 충청도에 있는 산이라고 하는데
아하! 백악산은 북악산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있는데 조선시대에는 주로 백악산이라고 불렸다 하네요.
근데 훌륭한 괴물이라니! 어디까지가 '훌륭한' 범주에 들어갈 것인가!
당연히 초대받지 못한 아이들도 생겼겠죠?
그 가운데 '두억시니'는 초대받지 못할 망정 잔치는 망쳐버리겠다는 심보로 어둑시니와 꿈벌레, 불귀신을 대동하고 경복궁으로 쳐들어가죠.
하지만 이대로 그냥 당할 순 없지. 해치, 천록, 사자, 불가사리와 사방신이 이들의 질주를 막아냅니다.
근데 괴물들이 엉겨 싸우는 장면에선 역사 속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어요 . 이 아름다운 기억으로만 가득한 곳은 아니었잖아요. 사정전 마당은 단종 복위를 꾀하던 사육신이 세조에게 문초를 당하고 목숨까지 잃던 피의 현장이기도 하구요. 두억시니가 불가사리에게 불귀신을 마구 던지는 이 장면에선 임진왜란 때 불타던 경복궁의 모습이나 명성황후 시해 사건인 을미사변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알고보면 초대받지 못한 손님은 역사 속 인물일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질문을 던지며
역사를 막 공부하는 아이들과는 이런 저런 역사 속 인물이나 사건을 꺼내기도 참 좋겠다 싶었어요.
아미산 굴뚝 아래, 나쁜 꿈을 물리친다는 불가사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 다 해치인 줄 알았던 동상들이 알고보면 천록, 사자 등의 다른 이름을 가진 괴물이었다는 것. 책을 읽고 나니 올 가을은 더 자주 궁에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간 아이들을 키우면서 경복궁을 여러 번 찾았는데 ,여긴 이런 곳이고 저런 곳이고 해도 시큰둥해 보이던 세 아이들이 "엄마 여기가 거기 아니야? " 하며 모두 관심 있게 함께 읽고 따로 챙겨 본 책입니다.
작가님의 의도대로 쉽고 재미있는 우리 문화 이야기가 담긴 책이에요. 무돌 작가님의 다음 우리 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그리고 날씨 좋은 가을, 이 책을 들고 함께 경복궁으로 괴물 찾으러 가볼까요?
* 이 책은 제이포럼 서평단에 참여하여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