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스콜라 창작 그림책 82
장프랑수아 세네샬 지음, 오카다 치아키 그림, 박재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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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세하게 펼쳐지는 그림, 특히 표지 속 여우의 뒷모습에서 어떤 사연이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미처 전하지 못한 편지, 그리고 전하기 못한 말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할머니의 사랑, 그리움 등을 주제로 한 책들을 많이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잠잠했던 마음 속에 퐁당 돌을 던지는 책이네요.

그래서 장면을 넘길수록 그리운 할머니와의 추억이 하나씩 겹쳐지고

마침내 울컥하게 되는 책.

다시 할머니 하고 부르고픈 책.


  어린여우가 할니와의 마지막 장면을 회상하는 장면에서

저도 따라 할머니와의 마지막을 꺼내게 되더라구요.

그때도 여름이었고

계속 소화가 어렵던 할머니가 음식을 제대로 못드시게 되면서

병실에 입원하시게 되었는데

그때 마주한 앙상한 할머니의 손이 떠올랐어요.

더 꼭 잡을걸. 더 오래 안고 더 자주 만날걸 하던 그 순간들.


할머니와의 추억도 하나씩 떠오르네요.

해가 뜨지 않은 산을 함께 나서고 같이 드라마를 보며 온갖 수다 떨던 시간들.

사춘기랍시고 짜증투정 다 쏟아내는 손녀에게 싫은 소리 한 번 못하시고

그저 오야 잘했다. 역시 큰 손녀다 하시던 추임새.

손녀가 하는 모든 것을 진지하게 대단하게 봐주시던 눈길

흘러가는 강물을 붙잡을 수는 없어요.

흘러가는 시간처럼 그저 지나가는 것이니까요.


  곁에 있는 이들과의 하루. 다정한 순간을 더 간절하게 만들어주는 장면으로 가득찬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꺼내며 여름밤 그리운 이들과의 추억을 꺼내봐도 좋겠어요.

그리고 바로 ~ 표현하세요.

내친김에 저도 할머니께 편지를 써보는 저녁입니다.


*이 글은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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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 년째 열다섯 3 - 두 개의 구슬 텍스트T 10
김혜정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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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든, 만화든 시리즈로 나오는 이야기는 완결이 나기 전에 좀처럼 시작하지 않는다. 다음의 이야기를 하염없이 기다릴 수 없으니까. 특히 몰입해 폭 빠진 이야기의 다음을 기다리는 시간의 고통은 시리즈에 빠져 본 사람들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오백 년 째 열다섯 시리즈는 고학년이 되어 책에는 시큰둥한 큰 아이를 위해 재미난 이야기를 찾다가 선물한 책이기도 한데, 정작 선물한 나는 완결이 나면 읽어야지 하고 고이 모셔만 뒀었다. 이번에 위즈덤 하우스 '나는 교사다' 서평단의 책이 바로 이 책이라니! 더이상 읽기를 미룰 필요가 없지. 무엇보다 궁금해서 참을 수 없었으니까~

최근에 3학년인 둘째를 따라 헌터걸 시리즈를 읽었던 터라 안그래도 작가님의 전작들을 몰아읽어야겠다 하던 차에 큰 아이 방에 꽂힌 1,2 편을 찾아내 단숨에 3권을 사사삭 읽고 말았다. 책, 드라마, 영화를 좋아하는 어린시절을 보내고 자칭 '성공한 이야기 덕후'란 작가님의 소개가 탁 마음에 꽂힌다.

생각해보면 나의 유년기엔 비슷한 또래가 등장하는 TV시리즈 특히 외화시리즈가 많았던 거 같은데~ (천재소년 두기? 케빈은 12살 등등) 요즘 아이들에겐 유년기 기억에 남을 만한 이야기가 뭐가 있을까? 웹툰? 쇼츠 속의 반복되는 동작과 음악? 각종 짤과 밈에 빠져있는 큰아이에게 책의 'ㅊ' 자만 꺼내도 잔소리가 되고 마는 터에, 넌지시 이 책의 3권이 나왔다고 하니~ 안그래도 기다리고 있었다며 먼저 읽고 주겠다는 예상치 못한 답이 돌아왔다!!!

  

주인공 가을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소녀. 여우족의 우두머리인 '령'이 가을에게 최초의 구슬을 넘기면서 오백 년 째 열다섯의 나이로 살고 있다. 지난 1,2 편에선 여전히 15살의 인생을 사는 가을이가 주변과 다른 자신의 모습에 고민하고 때로는 방황하는 모습이 그려졌다면 3편에선 무리의 우두머리로서 정체성과 가능성을 찾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멈춤 속에서 서서히 변화와 가능성을 찾게 되는 이야기라고나 할까.

사춘기 딸아이의 마음을 연 이 책의 매력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바로 이런 점 같다. 매일 똑같은 것 같고, 때로는 나만 뭐든 부족한 듯해 보이는 시기에도 주변을 든든히 지켜주는 이들의 존재. 그리고 이 소중한 존재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에서 성장하는 시간까지.

1편부터 단군신화, '여우' ,'호랑이' '곰'이 등장하는 각종 이야기의 변주는 이 책이 가진 깨알재미다. 왜 작가님이 이야기 덕후라고 하셨는지 바로 수긍이갈 만큼. 어린시절 듣고 읽어왔던 이야기를 꺼내며 잠시 타임슬립의 시간을 가지게 되는 것도 이 시리즈의 매력이라고나할까.

누구든 아무리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게 하나씩 있기 마련이다.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고 계속 그것만 바라보다 보면 결국 자신을 미워하게 되는 날이 온다. 

타인의 삶은 타인의 삶일 뿐이고 나는 내 삶을 살면 되는 거다. 

언제부터인가 가을은 인간과 자신의 삶이 다름을 받아들였다.

-p.43

  새로운 가능성과 변화를 맞는 질풍노도의 시기, 우리에겐 이야기가 필요하다. 이야기를 함께 읽으며 이제 막 이성친구와의 만남을 시작한 큰 아이에게 가을의 남자친구인 신우같은 남자친구를 만나야한다며 오랜만에 서로의 일상을 늘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가을아 , 나는 널 만나고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어- p.28

가을이 지닌 최초의 구슬. 다음 편에선 어떤 새로운 능력과 갈등이 더해질까. 매력적인 가을의 주변 인물들과의 에피소드도 궁금해진다.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하며~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는 이 시간도 이야기를 모으고 기록하는 '좋은 사람'으로서 살아가고 싶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고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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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르트는 친구가 필요해 아기 그림책 나비잠
박지윤 지음 / 보림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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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꿍!

  요렇게 귀여운 요구르트 보셨나요?

이 책의 표지를 보자마자 "캬~ 너무 귀여워!!!!"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딱 손 안에 들어오는 앙증맞은 판형, 아이랑 살 맞대고 과장되게 읽고 싶은 보드북^^

오랜만에 나비잠 시리즈를 만나니 더 반가운 기분이 들더라구요.

보림의 사과가 쿵. 엄마랑 뽀뽀는 제가 과장해서 뽀로로보다 훨씬 더 자주 들려주고 많이 읽어준 책이에요.

무뚝뚝한 엄마도 그림책 읽다 '뽀뽀 쪽쪽' 하게 되는 사랑스러운 책들.

앞뒤를 돌려보니 뚜껑 모자를 벗고

'잘 부탁해요'하는 것 같기도 하고~

저 뚜껑의 주인과 요구르트가 친구가 되는건가 지레 짐작했더랬죠^^ 제 예감이 적중했을까요?

  제목 그대로 요구르트는 친구가 필요해요.

하지만 만나는 친구들마다 이미 함께 할 친구가 있네요.

같이 읽던 이는

"피, 요구르트도 껴주지. 같이 놀면 되지." 그러는데

사실, 단짝 사이에는 쉽사리 낄 수 없는 미묘함이 있잖아요?

요구르트는 어쩌면 그런 눈치따위 필요없던

순수한 아이가 떠오른다할까요?

얼마전 사춘기 큰 아이가 친구랑 놀이터에 있는데

한 꼬마가 와서 같이 놀자 해서 간식 나눠주고 그랬다던데

갑자기 그 꼬마가 이렇게 천진난만한 요구르트 같은 녀석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요렇게 귀여운 요구르트의 매력을 누군가 알아줘야할텐데!

어라, 근데 요구르트 근처에 새로운 친구들^^

알고보니, 귀여운 애 옆에 귀여운 애?!^^

함께 읽은 아이는 요구르트가 이 블루베리랑 함께 어울리는 장면을 제일로 꼽았어요.


  아이말대로~  내 곁엔 어울릴 친구가 아무도 없어 속상한 날, 새로운 친구를 기다리는 날. 달달한 요구르트에 좋아하는 토핑 잔뜩 올려 먹으며 읽고 싶은 책이에요. 



*이 글은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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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가구를 팝니다 인생그림책 33
이수연 지음 / 길벗어린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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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님의 전작인 '어떤 가구가 필요하세요?'라는 그림책을 만났을 때

그림책에서 만날 수 있는 소재가 어디까지일까 궁금했습니다.

이수연 작가님은 제게 은은히 스며드는 세계를 안내해주는 작가님이라 생각해요.

맘 속에 꼭꼭 숨기고 싶던 장면을 슬며시 열어주는 스토리텔러이기도 하구요.

어쩌다보니 가구를 팝니다 라방을 보고서 꼭 작가님의 실제 원화와 사인을 받은 책을 사고 싶다 했는데 하루에 두 군데로 출근하는 직장인(학교+집)으로서 시간이 맞지 않아 기회를 놓치고 말았어요.

서평단을 신청한 이유는 강제성을 지니더라도 이 책을 자세히 살펴보고 싶다. 그리고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것이었죠.

 

  이 책의 표지를 만나자마자 지하철 장면 때문인지 '나의 해방일지' 속의 장면이 떠올랐는데

책을 다 덮고 나니 정말 주인공, '곰 아저씨의 해방일지' 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이 책은 모두가 잠든 밤, 음악과 함께 한 장씩 넘기면 어떨까 해요.

Led Zepplellin의 'Since II've been loving you.'

왜 하필 이 노래인가 한다면 책을 넘겨보시면 아하 하실 겁니다.


  무엇보다 책 속에서 통으로 옮기고 싶은 장면과 문장이 많았어요. 주인공을 비롯해 스치듯 등장하는 모든 등장인물에서도 내 모습을 만나기도 했구요. 무엇보다 그림책 속 배경들이 익숙한 풍경이여서 이야기 장면에 더 이입이 되었던 것 같아요.


다시 생각해도 제목 참 찰떡이다 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린시절 병에 갇힌 벼룩 이야기를 하다 천장이 높은 집을 꿈꾸던 친구와의 대화.

좋아하는 것들을 모으고 끼적이던 삶을 살아가던 곰은

보다 수입이 안정적인 일을 찾다 가구를 파는 영업사원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아니 견뎌내고 있었죠.

늘 고객에게 아쉬는 소리를 해야하는 귀찮은 존재.

고객을 만나면 만날 수록 쌓이는 것은 실적 대신

정돈되지 않은 고객의 일상 속 장면.

그리고 그들이 집중 또는 집착하고 있는 것들로 채워진 공간에서 듣는 사적인 이야기들.

그리고 곰 사원이 만나는 꿈 속의 '집'의 의미를 따라가다보면

요즘 나의 고민과도 만나게 됩니다.

이만하면 잘보냈네. 하루하루 잘 살아내는 듯 하다가도

문득문득 만나게 되는 질문

'나, 지금 제대로 살고 있나?'

'어떻게 해야 제대로 사는 것일까?'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여기가 맞는 곳일까?'

'이렇게 계속 살아도 되는 걸까?

'나에게 주어진 하루를 이렇게 써도 되는걸까?'

지금 이대로의 너는 괜찮지 않다고 말하는 수많은 질문들.


  좋은 드라마는 모든 등장인물의 사연에 끄덕이게 되잖아요.

이 책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래 영업 사원에게 '헐크'라 불릴 정도로 야비하고 무례한 여우국장에게도 윗사람 눈치보는 월급쟁이 중 하나 라는 사실에 연민이 생기더라구요.

그래도 마음이 가던 인물은 역시 곰사원의 변화를 누구보다 먼저 알아봐주고,

괜찮다며 손잡아주는 동료. 개^^

내겐 주변에 아무 고민을 털어놓고 '괜찮냐'며 들어줄 사람이 있는가?

아니 나는 그런 곁을 내주고 있는가도 생각하게 되던 장면

이밖에도 곰 사원은 주변의 수많은 직업을 지닌 인물들을 만나게 되요.어쩌다보니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 건물관리/경비원, 편의점 야간 알바, 청소관리원

그리고 어쩌다보니 일을 중단하고 있는 사람들.

모두 어떤 이유로 지금의 일을 업으로 선택하게 되었을까요?


장면을 넘기는 내내 멈칫하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이 들던 책. 인생 그림책이 맞네요. 뭔가 꿈틀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다음에 이 책을 넘겨볼 나는 어떤 모습일까요?

'어쩌다보니 가구를 팝니다'는 인생그림책33번인데요^^. 길벗어린이의 다음 '인생그림책'도 기대됩니다.

쿠키영상처럼 마지막 페이지까지 놓치지 마세요^^


* 이 글은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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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토끼끼토 - 2025년 고양시 올해의 책 보람 그림책 4
보람 지음 / 길벗어린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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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 작가님의 그림책이란 말에 무조건 서평단 신청부터 한 이 책.

작가님의 손을 거치면 뭐든 사랑스러워지나봐요.

그런데 이번 토끼는? 왜 거꾸로 있을까요?



근데 사랑스러운 토끼가 선물로 받은 신발을 신고 나서자마자

급하게 달려가던 친구 때문에 흙탕물이 튀기고 마네요.

새 신발을 신자마자 얼룩이 생겼으니 얼마나 속상할까요?

 

제가 토끼였다면!!!!!

'어떻게 하면 운동화의 얼룩을 지울까?'

'이 얼룩을 만들게 한 친구에게 책임을 어떻게 물을까?' 고민했을텐데

끼토의 마인드는!!

이왕 이렇게 된거~ 더 더러워지지 않게 거꾸로 가자!

토끼 아니고 끼토!

이름뿐 아니라 뭐든지 거꾸로 거꾸로!

거꾸로 만나는 세상도 신나지만 찌릿찌릿 해지는 귀

마침 끼토를 만나는 동물마다

온갖 걱정과 회유를 하며 평범하게 걸으라하죠!


거꾸로하면 유별난 걸까요?

무엇이든 평범한게 좋은걸까요?

남들과 뭐든 똑같이 하면 평범한 걸까요?

게다 그림책 구석구석 보람작가님의 전 작품에서 만난 익숙한 친구들을 찾는 재미는~

이 그림책을 만나는 또하나의 재미!

이번 기회에 보람 작가님의 전 작품을 읽어봐야겠어요!

다음엔 이 중에 어떤 친구의 이야기가 펼쳐지려나~

항상 따스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작가님!

나답게 나아가는 모든 걸음을 응원한다는 말이 마음에 콕 박혔어요.

유아기 때나 뭐든 ---싫어~ 도리도리 하던 때가 있나 했더니

요즘 뭐든 엄마가 말하는 반대로 하면서

왜 그러니 하면 문 콕 닫고 들어가는 우리 사춘기 큰 딸에게도

간만에 끼토 이야기 읽어줘야겠어요.

'너의 모든 걸음을 응원해!'하지는 못할망정~

'로꾸꺼! 로꾸꺼! 왜 그래 말해말!!!' 닦달해봤자 우리 끼토 딸 눈이 더 하늘 높게 올라갈테니^^::



* 이 글은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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