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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이와 도깨비 ㅣ 얘기줌치 4
하수정 지음 / 이야기꽃 / 2021년 9월
평점 :
올해 아이들과 함께 읽은 책 중 베스트라 불릴 만한 책을 만났습니다.
큰 아이 낳고 본격적으로 그림책을 찾아보기 시작했으니 이제 그림책 읽은지 십 년이 훌쩍 지나갑니다. 하지만 그림책을 읽을 수록 아이도 좋아하고 나도 좋은 그림책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어요^^:
이 책은 세 아이들과 저 모두 최고 최고 하고 읽은 책입니다.
봐라 . 일로 온나. 여 앉아 봐라.
내 옛날얘기 하나 해주께.
이 말, 참 설레는 말인데 꽤 오래 잊고 지낸듯해요.
바쁜 엄마가 잠들기 전에 들려주던 이야기들.
특히 자주 뵙지는 못했지만 외할머니 댁에 가면 옹기종기 둘러앉아 시골집에서 듣던 그 이야기 시간이 어찌나 좋았는지
근데 막상 우리 아이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주기는 커녕 옛이야기 그림책도 많이 못읽어준듯 해서 아쉬웠는데 이렇게 반가운 그림책을 만나다니요.
양말도 짝짝이, 버선도 짝재기인 답답이
막상 지는 하나도 안답답하다는데, 사실 그거면 된건데
부모 속은 타들어갑니다.
그 놈의 남의 시선....
동네 사람들 수근수근모드 답답이 부모도 저 같았나봐요.
유난히 욱하고 화가 많은 저는 아이들에게 언제 그리 화가 나나 했더니
저 역시 남들이 다 보는 길 밖에서 울고 생떼부리는 그 꼴을 못보겠는거에요:
평소엔 무던하게 아이들이 한글도 절로 깨우치겠지
그런 거 나중에 해도 되겠지 하다
동네친구들 이것도 하더라 저것도 하네 하면 또 맘 급해져서 몰아치고:::
그래도 전 답답이 부모는 난 사람이다 싶습니다.
홀로 세상 밖으로 내보다니!
맨날 말로는 니들 여기서 속썩이지 말고 얼른 독립해라 하지만
정작 나간다면 아직 이것도 저것도 안되는데 하고 걱정이 태산일거 같거든요.
"넌 좋아하는 게 뭐니?"
맞아요.
답은 늘 안에 있고, 우리 아이에게 맞는 속도와 방향은
우리 아이를 보면 나온다는 거
알죠 암요 근데 부모는 그게 쉽지 않잖아요.
이 단순한 말,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 이 말이 예쁘게 안나오잖아요.
근데 이 발랄한 도깨비는 단번에 답답이의 답답한 속을 긁어서
저리 밝고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맘껏 들판을 누리게해주네요.
즐거운 시간일 수록 후다닥 가버리구요.
이 책을 받자마자 읽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읽었던지 모르겠어요.
되던 안되던 사투리로 읽는 맛에 폭 빠져서 ~ 그리고 밤마다 서로 내가 읽겠다 다투면서요
이 책은요 정말 절로 소리내 읽기가 무한 반복 가능한 책이에요.
그리고 주인공들의 표정 변화와 재치있는 춤사위 등 익살스럽고 재미있는 장면 장면은 정말 실제로 아이들과 함께 책장을 넘겨보면서
몸짓을 따라하면서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하지만 달리 하수정 작가님이 아니에요.
잔잔하고 아름다운 일상의 순간부터 자연의 모습,
그리고 깊은 울림을 주던 전작들에서 이미 하수정 작가님에게 반한 저는 이 작품을 만나고 작가님이 표현할 수 있는 장르가 어마어마하구나. 다시금 차기작을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답답이와 도깨비는 제게 마냥 재밌고 웃기기만 한 책이 아니었어요.
처음부터 답답이 부모에 감정이입하듯
부모입장에선.... 근데 마지막 장면이 참 싸해요.
저요???
전 야~ 그래. 결국은 부모 없이 혼자 큰 줄 알지!!! 하고 또 성이 나더라니깐요.
왜그랬는지는
책을 빌려보고 사보면 됩니다^^ 그리고 작가님과 작가님의 어머님이 들려주시는 답답이와 도깨비 북 테레일러도 꼭꼭 함께 챙겨보시면서 깊고 깊은 가을밤 그리고 이어지는 겨울밤 아이들과 함께 옛이야기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세요.
*이 글을 제이포럼 서평단에 응모하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솔직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