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도깨비 - 책귀신 1
처음주니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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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이야기는 호로와 달리 유쾌하다. 그들의 엉성함도 그렇고 나름 흥겨운 가락을 읊어대는 몸놀림도 그렇다. 게다가 우리네 도깨비가 가진 그 정겨움이라니, 만남이 처음부터 흥미로웠던 책이다.

 

지금까지 잘못 전해진 뿔달린 도깨비의 모습을 지우고 우리 조상들의 생각에서 가져온 고유 도깨비를 만나기에 충분한 매력을 가졌다. 이 책에는 진짜 우리 삶의 모든 것들이 오래되어 혼령을 갖게 된 고리짝도깨비, 빗자루도깨비, 그리고 공책도깨비가 나온다.

돈 냄새에 행복해 하는 고리짝 도깨비의 등장은 처음부터 재미있었고 이어 등장하는 빗자루도깨비나 공책도깨비 들이 도깨비가 된 모습도, 그리고 어떻게 도깨비가 헛깨비가 되고 도깨비불이 나오는지 이야기 간간히 보여주는 모습이 모두 정겨웠다.

 

그리고 이야기의 중간으로 넘어가면서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도깨비의 장난, 명당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땅에 똥을 퍼붓는 것이나, 선비와 도깨비와의 한판승부를 건 내기도 흥미로움을 더해 준다. 그리고 엉뚱하게 여학생이 들려준 세종대왕과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에 의지해 세종대왕을 찾아가는 모습. 풋 하고 웃음이 쏟아져버릴 정도로 재미있고, 그 말을 믿는 도깨비의 어리숙함이 귀여웠다.

 

물론 이후 진행되는 도깨비들의 모습도 내내 재미를 더해갔다. 아무래도 이 책의 매력은 지금까지 외뿔 달고 무서운 도깨비 방망이나 휘두르는 잘못된 도깨비의 모습을 버리고, 진정 우리 삶에 묻어 오랜 세월을 함께 한 모든 물건에서 영물이 나오듯 보여 주는 도깨비를 만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지금까지 많은 이야기에 등장했던 도깨비의 어리숙한 귀여움도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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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제트의 초록양말 파랑새 그림책 74
카타리나 발크스 글 그림, 조민영 옮김 / 파랑새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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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잔잔한 이야기책을 만났어요. 그림도 이야기도 모두모두 화려함을 벗어버린 이야기랄까. 그런데 그 이야기의 잔잔함이 평안한 기분을 느끼게 하네요. 아이도 저도 모두모두.

 

리제트의 초록 양말은 그랬어요. 옅은 미색의 하늘 그리고 흐린 연두색의 잔디. 그리고 귀여운 노란 점무늬 원피스를 입고 있는 리제트도 말이지요. 어느날 리제트가 길을 가다 초록 양말 한짝을 줍지요. 작은 것인데도 리제트는 그 양말 한짝을 가지고 행복해해요. 운이 참 좋다면서 말이지요. 그 모습이 참 예뻐요.

 

아이에게 작은 것이 주는 행복을 느끼게 해 주었다고 할까요. 물론 다른 한짝을 갖고 싶다는 당연한 생각도 하곤 하지요. 그래도 가만 보면 리제트는 그렇게 욕심쟁이는 아니에요. 한짝 밖에 없는 초록 양말도 친구 베베르가 모자로 쓰고 싶다고 하니 망설임 없이 베베르에게 써 보라고 하니 말이에요. 물론 이 책에심술꾸러기 마투와 마토슈도 나오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들의 심술이 귀여운 장난처럼 느껴지고 해요.

 

속상해하는 리제트의 모습, 그 표정, 자꾸만 머릿 속에서 지워지지 않아요. 나중에 엄마의 따뜻한 선물도 말이지요. 저도 아이에게 리제트 엄마처럼 아이의 맘을 알고 슬쩍 그 마음을 기쁘게 해 주는 따스한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이와 엄마가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소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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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먹고 맴맴 - 조상의 슬기와 얼이 담긴 전래동요 처음어린이 1
김원석 지음, 정승희 그림 / 처음주니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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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내가 불렀던 노래가 전래 동요가 되어 내려오고 있다. 어쩌다 아이가 내 어렸을 적 추억이 담긴 노래를 부르면 어쩜 그렇게 반갑던지. 가끔은 아무 것도 모르고 흥얼거리는 가요에 전래동요를 알려주고 싶은 욕심을 부려본다.

 

가만 보면 제목 만큼이나 조상의 슬기와 얼이 담긴 동요가 전래동요란 생각이 든다. 동요집이려니 하고 펼치니 익숙한 동요와 더불어 그 동요에 얽혀 있을 법한 이야기도 함께 담겨 있었다. 어디선가 들어봄직하기도 하고, 입에서 나도 몰래 옹알거리게도 되는 동요 말이다.

 

가끔 아이들이 집에서 숨바꼭질을 할 때면 외치는 소리.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그 것만 알았는데, 이어지는 내용이 바로 우습게도 쥐가 물어가도 꼭꼭 이었다. 예전엔 많이 보였던 장독대에 엉거주춤하게 숨어 있는 꽃별이의 모습이 귀여운 모습과 개구쟁이 친구들의 숨바꼭질 장면이 저절로 그려지는 전래동요를 만나 기뻤다. 그리고 추운 겨울 동구밖까지 나가 엄마를 기다리는 욱이와 훈이 형제 이야기에 더불어 들려오는 우물가엔 나무 형제, 하늘에는 별이 형제, 우리집엔 나와 언니..... 그 내용이 따스하다.

 

게다가 칼로 질러 피나무, 방귀 뀌었다 뽕나무, 입 맞췄다 쪽나무, 영감 천지 감나무, 죽어도 살구 나무 처럼 들어도 귀여운 웃음 묻어나는 동요도 나오며, 자연과 더불어 우리 조상들이 어떤 입담으로 재미있는 동요를 불렀는지 느껴지는 전래 동요가 한가득이다.

 

아이와 전래동요를 함께 하다보니 저절로 어깨춤이 더덩실 나듯 신바람이 났다. 음을 몰라도 함께 하면서 나름 구성진 리듬을 타게 되는데, 아마 영어로 하면 마더 구스정도 될까. 그렇게 입에 붙어 떨어지지 않는 재미가 담긴 고추먹고 맴맴.

 

어른들에겐 소실적 추억 한줌 가져다 주고, 아이에겐 재미난 이야기와 입에 착 달라붙는 동요를 만나게 해 주는 아주 소중한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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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매 1 - 고우영 원작 동화
고우영 지음, 박신식 엮음, 이관수 그림 / 한국경제신문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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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일지매가 한장 인기다. 일지매란 드라마가 아니더라도 일지매는 한번쯤 아이와 함께 읽어야 할 책이란 생각에 찜을 해 뒀던 책이다. 매화 한가지... 태생도 불쌍하고 그 삶에서 만나는 질곡도 남달랐던 일지매다.

 

단순 의적으로만 알고 아이에게 무협적인 입장만 보여주기엔 그 속에 담긴 시대적인 불합리도 눈에 띈다. 조금 더 역사를 알았다면 아이에게 일지매를 함께 하면서 그 속에 담겼던 많은 노론 소론, 그리고 서자와 양반제도 등. 알려주고 싶은 것이 많아지게 만드는 책이기도 하고.

 

물론 책 속엔 그렇게 복잡한 역사를 앞에서 만나진 않는다. 태어나면서 개울가에 버려졌던 일지매의 태생부터 거지 손에서 스님에게로 그리고 다시 청나라로 떠났던 어려서의 모습과 이어 다시 자신의 근본을 찾아 돌아고는 이야기, 그리고 어찌하여 일지매가 의적으로 변하게 되었는지. 의적이 되어서 어떻게 가난한 이를 도왔는지 등이 흥미롭게 보여지고 있다.

 

드라마로 보여지는 영상도 줄거리도 재미있겠지만, 책으로 만나는 일지매는 나름 맛갈스럽다. 물론 고우영 님의 원작을 토대로 하고 있어서겠지만, 그 원작을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그려놓은 책이기에 아이와 함께 하면서 무협을 그리고 삶의 질곡을 그리고 의적 일지매의 모든 것을 보고 이야기하기에 충분한 책인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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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생각하니? - 마음을 키워주는 책 2
이규경 글 그림 / 처음주니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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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동화는 우선 그림이 있어 좋다. 만화처럼 담겨진 삽화는 아이에게 흥미로웠다. 물론 만화가 다 하지 못한 말은 글이 되어 있어 좋고 말이다. 한줄 글에 담긴 깊은 생각이 그대로 철학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아이에겐 가볍게 다가가는데 그 여운 끝이 길다. 수시로 생각이 변하는 모습을 달 같다는 아름다운 비유를 하기도 한다. 보름달에서 초승달이 되기도 하는 달의 변화. 맞다, 생각도 이처럼 수시로 변하지만 어떤 사이클이 있는 것 같다. 또 아름다운 하늘을 바라는 맘이 모이면 하늘색은 까맣게 된다는 이야기는 사람들이 가진 저마다 다른 이기심을 예쁘게 꼬집고 있다. 모두가 좋아하는 색이 다르다는 거, 어쩜 생각이 다른거겠지만, 그 생각들이 하나로 모이지 못하고 저마다를 주장하는 탓에 결국 여러 가지 색이 모두 모여모여 하늘색은 까맣게 된다는 이론. 역시 맞다고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이처럼 작은 이야기를 짧게 모아놓았는데, 읽을 때마다 나는 고개를 주억거리게 된다. 물론 우리 아이는 쉽게 읽어내면서 아직 행각을 잡지는 못한다. 그래도 파스텔의 부드러움과 삽화 그림 선이 가진 익살스러움, 만화적 요소가 느껴지는 간단한 그림 속 이야기, 또 아래 세네 줄로 함축시켜놓은 주제.

 

정말 너 생각하니? 하고 묻는 것이, 너 무슨 생각이 드니? 하고 옆에서 물어보는 듯한 이야기가 가득한 책이었다. 마치 어른들에겐 생각하는 동화를, 아이에겐 생각 키우기 주제를 덩그마니 던져주고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지은이가 빙그레 웃으며 바라보고 있는듯한 느낌이 가득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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