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보 마음>을 리뷰해주세요.
느림보 마음 - 시인 문태준 첫 산문집
문태준 지음 / 마음의숲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산문집의 장점은 길지 않음이다. 그러면서 일상이 담겨 있고 글쓴이와 공감할 수 있는 작은 글들이 마음을 흔듬이다  

소설처럼 긴 호흡을 요하진 않지만 가끔은 봄햇살처럼 나근한 글 한 자락에 마음이 편해지기도 한다. 느림보 마음도 이와 같다. 시인이였기에 담겨진 글들은 아름답다. 그렇다고 아주 화려하다는 것은 아니다. 소담스럽게 추억을 밟아내듯 고향의 냄새가 가득하다.  

아마도 이는 지은이가 시골의 삶을 가지고 있어서, 더더욱 고향처럼, 흙내음처럼 마음이 편해지나보다. 그리고 가난도 보인다. 그 가난 속에 꼭 잡아주었다던 아버지의 투박한 손, 그 손에 담긴 또 하나의 사랑과 믿음. 그렇게 그 믿음이 담긴 아버지의 손이 꼭 잡아 주어 지은이는 대입에 낙방을 면했다고 했던가. 

묘약처럼 어렸을 때 내 뱃병을 낫게 했던 엄마의 약손처럼. 그렇다. 이 느림보 마음에는 약을 먹고 금방 낫는 배아픔의 치료가 아니라 천천히 내 배 위에 손을 얹고 엄마 손은 약속, 우리 아기 배는 똥배 하는 나지막한 엄마의 목소리와 천천히 내 배를 쓰다듬던 엄마의 사랑이 묻어 있는 조금 느리지만 눈빛으로 소통되는 그런 마음이 담겨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가만가만 읽는다. 빠르게 읽어내지도 않고 그냥 한장한장 쉬면서. 가끔 방 한가운데서 뒹굴뒹굴거리며 옆에 있는 친구 이야기 듣듯 그렇게 읽어가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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