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관계의 불안은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키는가 - 하버드 심리학자와 소아정신건강전문의가 밝혀낸 불화에 대한 혁명적 통찰
에드 트로닉.클로디아 M. 골드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5월
평점 :
관계의 불안은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키는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혼자서는 살 수 없고, 서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한다. 관계는 피할 수 없고, 필수적인 사항이다. 태어나면서부터 부모와 관계를 맺어야 하고, 친구와 관계를 맺어야 하고, 선생님과 관계를 맺어야 하고, 직장동료와 관계를 맺어야 한다. 자주 가는 식당이나 카페의 사장과도 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런데 관계를 맺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개개인의 성격의 차이에 따라 관계를 잘 맺는 사람도 있고, 관계를 잘 맺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관계를 맺기 어려울 때도 있다. 관계의 불안에서 우리들은 소속감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고, 안정감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서문에서 ‘무표정 실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나는 동료들과 함께 최초의 무표정 실험을 설계했다. 실험 대상은 생후 1개원부터 4개월까지의 아기와 엄마 일곱 쌍이었다. 일곱 쌍 모두에게 똑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엄마가 반응을 꺼버리면 아기는 미소를 짓거나 목을 울려 소리를 내거나 손으로 뭔가를 가리키거나 날카로운 소리를 지르거나 울음을 터뜨리는 등 갖은 방법을 동원해 엄마의 반응을 다시 끌어내려 했다. 아기들의 월령을 생각하면 그것이 배워서 하는 행동일기 없었다. 아기들은 그런 방법을 배울 시간이 없었다. 아기들은 사교 기술을 배운 적도 없었다. 연결에 대한 욕구는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것으로, 생애 최초의 관계들에서 이미 작동할 준비가 갖춰져 있다. 실험 중 엄마와 아기가 서로 반응하는 모습에서 알 수 있듯이, 아기들은 상호 연결을 요구하도록 배선되어 있다”
또한 ‘무표정 실험’에 대해서 이렇게 평가한다. “무표정 연구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희망이다. 아기는 실험 후 재빨리 회복함으로써, 다소 극적으로 심화되기는 했지만 이러한 불일치의 경험이 자신에게 낯설지 않음을 보여준다. 아기는 엄마의 관심을 끌려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안다. 전에도 여러 번 그런 행동을 했지만, 사람들이 눈여겨 보지 않았을 뿐이다. 우리의 자기 감각과 평생에 걸쳐 맺는 관계의 질은 우리의 경험, 다시 말해 태어나서 최초로 맺은 사랑 관계에서 시작된 순간순간의 상호작용에 뿌리 내리고 있다. 우리의 정서적 안녕은 우리가 관계의 그물망에 속해 변화를 거듭하는 유동적 과정 가운데 만들어진다”
“무표정 실험”을 통해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상호작용을 잘하기 원하고, 관계를 잘 맺기 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기들은 관계가 어긋나면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자신이 할 수 있는 노력을 한다. 그 노력을 통해 성장하고, 배우고, 성숙하게 되는 것이다.
모든 관계가 아름다우면 좋겠지만, 인생을 살다보면 관계에서 여러 가지 불화를 경험할 수 있다. 그것은 비정상이 아니라, 정상이다. 자기 감각 및 친화력은 불화를 기꺼이 맞아들임으로써 생겨날 수 있다. 저자는 책 표지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고독을 견디는 시간이 아니라 타인과 부딪쳐 다시 연결된 용기다” 라고 말했다. 그렇다. 관계의 불안으로 좌절하고 절망하는 것이 아니라, 그 관계의 불안을 통해 타인과 부딪쳐 다시 연결된 용기가 필요하다. 이미 우리에게는 다시 연결된 능력이 잠재되어 있다. 관계에 대한 지평을 넓히고 싶은 분들은 꼭 이 책을 정독하기 바라며 서평을 마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