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찍고 싶은 사진 - 대한민국 사진 고수들에게서 발견한 좋은 사진의 비밀
윤광준 글.사진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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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딜가든 수많은 이들이 사진을 찍는 걸 볼 수 있다. 여행지나 유명한 곳에서 사진을 찍는 것뿐만아니라, 일상적인 공간인 카페나 식당에서도, 그냥 지나가다 보이는 꽃들, 우연히 들여다 본 하늘풍경 등, 요즘은 사진이라는 것이,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사진으로 소통하곤 한다. sns에 올려 자신들이 찍은 사진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공감을 얻기를 원한다. 그 공감은 인스타그램의 하트가 될 수도 있고, 페이스북의 좋아요가 될 수도 있다. 혹은 누군가의 댓글들. 내가 찍은 사진을 올려서 다른 이들에게 공감받고 싶고, 그걸로 서로 대화를 이어가는 그런 것들. 요즘 사람들은 사진으로 소통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sns를 들여다보면, 정말 잘 찍은 사진들이 많다. 가끔 다른 사람들이 찍은 사진들을 보며, 저렇게 찍고 싶다, 나는 왜 똑같은 걸 찍어도 저런 사진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내가 찍고 싶은 사진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지, 이런 궁금증이 있었는데 <내가 찍고 싶은 사진>을 보며 정말 내가 찍고 싶은 사진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저자는 말한다.

화려하고 눈길을 끄는 사진만이 전부가 아니다. 투박하지만 따뜻하고 내면의 울림이 느껴지는 사진에 더 눈이 간다. 시선을 오래 머물게 하는 잔잔한 감동의 이유는 공감이다.

 매일 마주치는 일상의 모든 것들이 새롭게 보이는 순간, 사진 찍기가 즐거워진다. p.11

 공감할 수 있는 사진들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나는 지나쳤던 것들이 누군가가 찍은 멋진 사진이 되어 나타날 때, 감탄하게 되고 공감하는 것 같다. 이것이 발견의 새로움의 중요성이다. 같은 사물이지만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은 사물, 다른 느낌. 같은 사진을 찍어도 더 멋지게 찍는 사람이 있지 않은가.

늘 있던 것, 당연히 여겨 별 관심 없는 것에서 특별함을 발견하는 힘이 '새로움'이다.

 특히 오징어를 찍은「속 보인다」,김영훈 작품은 정말 놀라웠다. 오징어가 이렇게 멋있을 수 있다니! (오징어를 보고 감탄한 적은 백종원 아저씨의 오징어 레시피를 본 이후로 처음이었다.) 단순히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오징어로도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 그것이 사진의 힘이고, 발견의 힘이고, 또 공감의 힘이 아닐까 싶다.

 

 각 주제별 사진들이 끝나면 사진을 잘찍는 tip에 대해서 알려준다. 정말 단순하지만 명확한 진리인 것은, 카메라의 성능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자리에서 찍을 수 있는지의 여부, 더 나은 사진을 얻기 위해 찍고 또 찍는 것, 사진을 찍는 대상을 이해하려는 진심이 있을 것 등 이다.

 

 <내가 찍고 싶은 사진>은 어떻게 카메라를 사용해야 잘 찍는지를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왜냐하면 사진을 잘찍기 위해서 장비는 중요하지 않으니까. 아이폰으로 찍었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멋지고 현실적인 METRO BLUES라는 사진을 보면 모두 장비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비싸고 좋은 카메라가 있으면 사진이 좋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직 그것만이 사신을 잘 찍을 수 있는 방법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어떤 카메라를 가지고 있든지, 내가 무엇을 찍고자 하는 마음과 진심이 있다면, 가장 훌륭한 작품이 탄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찍고 싶은 사진>은 사진을 찍는데 있어서 어떤 마음과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 그런 방법을 가르쳐준다.

 

잠잘 때 빼고 언제든지 함꼐하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세상의 모든 것을 마음껏 기록해놓을 수가 있다. 무엇을 바라보는가? 이 문제가 중요하다.

 

사진의 소재가 따로 있을까? 그렇지 않다. 특별한 사진 소재가 있는 게 아니라 일상의 사물과 풍경을 새롭게 바라다보고 발견해대면 된다.

 

 그래서인지 사진찍기의 초보자인 나조차도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기게 된다.

  눈 내리는 신당동 골목사진, 봄을 알리는 사랑 이야기, SUPERMAGIC 등 멋진 사진들과 저자의 평이 공감이 되니, 나에게 있어서 재미있으면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좋은 사진 공부책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찍어야 하느냐고 묻는다. 나의 대답은 한결같다. "눈앞에 보이는 것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바꾸어라." p.412

사진의 결과만 보지 말기 바란다. 이를 얻을 때까지의 과정을 보는 것이 <빛의 선율>을 제대로 보는 법이다. p. 465

인간의 삶은 한 번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순간의 모습을 기록하고 표현할수록 매력은 더욱 가까이 다가온다. p.512


 아직도 내가 찍고 싶은 사진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어떻게 해야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지 방법을 알고 싶다면, <내가 찍고 싶은 사진>, 이 책을 한번 읽어보라 권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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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 1 - 광해군의 누이, 정명공주 이야기
유광남 지음, 김이영 원작 / 미래플러스미디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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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를 믿고 신뢰하는 일이란 어려운 일이다. 나 스스로도 믿지 못할 때도 있는데 어찌 남을 확실히 믿을 수 있을까? 만약 믿었던 상대가 나를 배신을 했다고 한다면, 더 커다란 충격과 상처를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상처와 불안이 쌓이고 쌓여 회복되지 못할 아픔을 간직하게 될 것이다. 여기 수많은 상처를 받아온 왕이 있다. 자신은 아니라고 말하지만, 주위에선 맞다고 말한다. 무언가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신하들은 반대한다. 왕이지만, 누구보다 고독했고, 누구보다 상처 받았으며, 외로운 왕. 하지만 백성을 사랑했고, 누구보다 형제를 사랑했던 왕, 바로 광해이다.

 

 화정은 광해의 누이동생인 정명공주를 보여주는 책이다. 드라마로 방영되고 있는 스토리를 책으로 풀어내서 그런지, 인물들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느낌이다. 무엇보다 사랑스러운 정명공주를 보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이 사랑스러운 공주는 광해를 오라버리나 부르며 따르고 오라버니를 위로하기도 한다. 

 

 

“그러니 우리 둘만 있을 때만. 그때는 원 없이 나를 오라버니라 하거라. 알겠지?”

정명공주가 반색하며 되물었다.

“정말, 그래도 됩니까?”

광해군은 흡족한 미소를 보여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정명아, 넌 언제까지 이 오라버니를 신뢰하니?”

광해군이 왕의 신분을 떠나서 물었다.

“영원히요!”

“정말로 영원히 날 신뢰한다는 말이냐?”

“그러믄요.”

 

 

 아버지에게 배신당하고, 믿었던 형제에게 배신당했으나. 이토록 자신을 믿어주는 정명이 있어서 광해는 얼마나 위안이 되었을까. 이렇게 서로를 아끼는 형제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주위의 정치적 상황으로 인하여 서로 아파해야만 하는 운명이 너무나 안타깝게 느껴졌다.

 

 1권에서는 임진왜란으로 인한 조선의 상황과 오히려 임진왜란이란 전쟁으로 인하여 광해가 세자가 될 수 있었던 것, 전쟁이 끝난 뒤의 광해군의 상황과 아픔들을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정명공주의 사랑스러움에 빠지는 것보다, 광해의 아픔과 외로움에 더 빠지게 된 것 같다. 이토록 처절하고 외로운 왕이 있었을까!

 

 

 임진왜란이 발생하고 선조는 자신이 살고자 광해를 세자로 책봉하게 된다. 광해를 전쟁터로 보내고 자신은 도망을 가는 것이다. 광해는 자신이 세자가 되었으니, 나라와 백성을 위해 싸우기로 한다. 광해군은 세자의 신분으로 임진왜란에 처절하게 항전했다. 견디고 견뎌서 돌아온 궁, 자신을 반기는 백성들이 있었지만, 그의 아버지 선조는 광해를 반기지 않는다. 나쁜 왕이자 나쁜 아비였던 선조는, 자신이 아닌 광해를 칭송하는 것을 못마땅해 했으며, 광해가 자신의 자리를 빼앗을 거라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이미 불신으로 가득한 상대의 마음을 되돌리기란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진심으로 광해를 세자라고 생각해서 책봉한 것이 아니니, 선조가 얼마나 광해를 받아들이지 않았겠는지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해는 세자로써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하지만  선조뿐만이 아니라 명나라 또한 광해를 세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선조는 임진왜란이 끝난 후 왕비 소성을 맞이하여 정명공주와 영창대군을 낳았고, 적통자인 영창대군이 있음으로 광해는 항상 불안함을 느끼며 살아야 했던 것이다. 세자였지만, 세자이지 못했고, 그러기에 더 고독하고 외로웠던. 그의 아픔과 불안이 느껴지면 마음이 아팠다.

 선조가 자신을 어쩔수없이 세자로 책봉했다는 것을 안 광해는 처음으로 울게 된다. 그런 광해를 본 나인 김개시는진정한 세자가 되시어요.” 라고 말한다.

진정한 세자가 되려면 어찌해야 하는가?”

“세자 저하가 왕위에 오르기 위한 길은 오직 하나이옵니다. 인내하십시오! 절대로 경거망동하시면 아니됩니다. 어느 순간에서도 참고 기다려야 하옵니다. 왕권을 차지하실 때까지 낮게, 또 낮게 임하소서.” 광해는 김개시의 충고에 따라 십 육년 동안이나 어떤 문제도 일으키지 않고 기다려 왔다.

 

“나는 지난 십육 년간을…… 버텼습니다, 대감. 언제고 이 나라의 왕다운 왕이 되기 우해서! 짓밟힌 조선을 일으키고 내 백성을 지키는 왕이 되기 위해서! 나는 단 한순간도…… 그 다짐을 잊은 적이 없어요."

 

 이렇게 힘들게 세자로 살아온 광해는 힘들게 왕이 된다. 왕이 되었으나 생각보다도 더 어려운 일들이 생겨나게 된다. 믿었던 형제의 배신, 그리고 영창과 정명을 죽일거라는 의심들, 광해를 받아들이는 신하들보다 반대하는 신하들이 많았고, 백성을 위한 일을 하려고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 난 이렇게 처절하게 외로운데 그들은 왜 내게 이리도 잔인한가.

 

 이런 상황속에서 광해 또한 비밀리에 행동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또 의심을 받게 되고, 누구도 믿지도 믿을 수도 없는 외로운 왕이 되어버린 것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인목대비는 자식들을 지키고자 어린 공주를 결혼시키려고 한다.

 

 토정 이지함과 격암 낭사고가 예언한 왕실의 재앙은 무엇인지, 어린 정명공주의 부마는 강인우와 홍주원 중에서 누가될것인지, 또 광해군에게 어떤 위기가 있고 어떤 정치를 하게 되는지, 욕망에 눈이 먼 이이참이 또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이런 것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면서 2권을 궁금하게 한다.

 

 

 

인상 깊었던 대사

 

 “하지만 얘야, 그렇다 해도 잊지는 말거라. 야만과 불의에 승리를 내준 것은 인간이나 다시 그것을 되찾을 수 있는 것도 그들이니! 하늘의 뜻보다 강한 것은, 사람의…… 의지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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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의 시대 - 77가지 키워드로 살펴보는 항공 우주 과학 이야기
장조원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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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 있어서 비행기란 어렵기도 하고, 멋지기도 하고, 때론 무섭기도 한 존재인 것 같다. 하늘을 날아가는 비행기를 보면 자유로워보이고 멋지고, 저 비행기는 어디로 가는 걸까 상상하게 되면서도 안전할까 하는 걱정도 생기는 그런 존재. 비행기를 타고 어디론가 갈때면 비행기가 어떻게 날 수 있는지, 괜찮은 건지 궁금한 것들이 많지만 그순간뿐이었던 것 같다. 그 당시에 궁금했던 것들을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알아볼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비행기라는 것은 전문적이고 어려울 거란 막연한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행의 시대>란 책을 읽으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꽤 두껍지만, 그만큼 비행기에 대한 지식들로 가득한 책이다. 우선 비행기의 역사와 비행의 원리에 대해서 이론과 함께 그림으로 설명되어 있어서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사실 비행기에 대한 이론이 부족한 나에게는 약간 어렵기도 하했지만 비행기를 사랑하고 비행기에 관심이 많았던 분들이라면 꽤 유용한 정보들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흥미를 유발하는 비행의 시대를 만든 11개의 사건들, 우리가 알고 있어야 하는 비행기들, 특히나 궁금했던 비행기를 지배하는 11개의 자연법칙들과 비행시 발생하는 현상 11개(비행기를 탈 때면 항상 이런 것들이 궁금했다.)

 나는 어떤 역사를 공부하는 데 있어서 인물에 대한 걸 재미있어 하고 좋아하는데, 역시나 비행의 시대를 만들 사람들과 비행의 시대를 사랑헀던 인물들에 대해서 나온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세계 최초로 비행에 성공한 라이트 형제, 아이작 뉴턴, 생텍쥐베리 등 우리가 들어봤던 유명한 역사적 인물들에 대해서 나오는 부분을 읽다보면 재미도 있고, 항공기 제조회사를 창업한 록히드 형제와 휴즈와 최초 대서양 횡단 비행에 성공한 찰스린드버그 등 몰랐던 인물들도 알게 되고, 비행기라는 것이 친근하게 느껴지게 된다.


 멀게만 느껴졌던 비행기, 그리고 항공의 역사, 항공우주과학분야. <비행의 시대>를 쓰신 교수님의 말씀처럼 전문적인 분야라 어렵게 느껴졌던 것에서 누구나 꿈꿀 수 있는 분야로 생각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비행기를 사랑하고, 비행기에 대해 꿈꿔왔던 분들에게 이 책이 꿈을 키워주고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해줄 거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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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도 김씨 김수로 사계절 아동문고 85
윤혜숙 글, 오윤화 그림 / 사계절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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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쩜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가 있을까요. 수로와 수로 가족 얘기를 보면서 웃기도 하고 눈물도 찔끔 나고 그랬어요.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고는 하지만 어른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 같아요. 결국 어른의 마음이 바뀌고 어른의 행동이 옳아야 아이들이 그걸 보고 배우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인도 김씨 김수로>란 책은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으면 정말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도 김씨 성을 가진 수로는 인도 사람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입니다. 수로의 아버지는 어머니와 사랑에 빠져서 한국으로 귀화를 했고, 김하산 이란 한국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수로의 아빠는 수로에게 자신이 인도에서 온 사람이니 인도 김씨의 시조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수로는 인도 김씨의 2대 김수로가 된것이죠! 수로의 아빠는 정말 다정하고 멋진 아빠였어요.

 

 다정한 아빠와 아들은 우산도 같이 쓰는 거라고 우긴 건 아빠였지만, 흥건하게 젖은 아빠의 한쪽 어깨가 자꾸만 신경 쓰였다.

“빗속의 아들과 아버지, 이거 꽤 분위기 있는걸. 아들은 어떠냐?”

 

 이런 아빠와 아들이라니! 너무 멋지지 않나요? 

 

 이런 수로에게도 고민이 있습니다. 수로의 소원은 할아버지와 아빠가 서로 친해지는 것입니다. 인도 사람인 아빠를 할아버지가 인정해주지 않아도, 수로의 아빠는 누구보다도 할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며 따르고 할아버지가 하는 목수 일 또한 좋아하고 있어요.

 

 할아버지는 원래 아들에게 목수 일을 물려주고자 했지만 수로의 외삼촌은 받아들이지 않았고, 오히려 사위인 수로 아빠가 더 목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던 거죠. 할아버지 나름대로 마음고생을 하셨을 겁니다.

 

 수로 아빠는 목공소에 다니며 실력을 키워나가다 우연히 알게 된 문화재 수리 기술자 시험을 준비하기로 하고, 할아버지도 수로아빠의 실력을 보고는 아빠에게 기술을 알려주려고 마음을 바꾸게 됩니다. 그토록 수로가 원했던 일이 이루어진 것이죠. 그리고 수로 아빠를 인정하게된 할아버지와 함께 수로 가족들은 여행도 가게 됩니다. 거기에서 수로가 그토록 소원했던 가족사진도 찍어 오구요! 

 

 할아버지와 아버지 사이에서 수로가 보여주는 행동들, 혼혈이라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상처받을 수 있었던 수로지만 아빠를 미워하기보다는 오히려 아빠를 더 사랑해주는 아들, 아들과 아내와 아버지를 사랑하는 다정한 인도 아빠.

 

 수로의 모습을 보면 저도 모르게 편견을 갖고 있었던 마음이 부끄럽기도 하고, 어린 녀석이 어쩜 저렇게 속이 깊고 사랑스러운지! 그리고 수로 아빠는 얼마나 멋있는지!

 

 다문화라는 가정의 편견이 사라지기를, 그리고 나부터 변해가야된다고 생각했어요. <인도 김씨 김수로>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의 조상들은 인도 공주와 결혼하기도 했고, 태석의 할아버지처럼 태국의 왕가 사람이 우리나라 성씨를 받기도 했으니깐요. 우리의 조상들은 오히려, 지금의 우리들보다 더 편견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읽으면서 인도와 가야가 연관되어있는 것들도 신기했었구요, 태석라는 멋진 녀석을 보면서 어른이지만 배워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누구보다 한국의 한옥을 사랑하는 수로 아빠를 보면서도 나도 더 우리 문화에 관심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부가 인생 전부는 아니다. 공부했다는 놈들 때문에 세상이 더 엉망이 된 걸 모르냐? 옛날 어른들도 그랬다. 먼저 사람이 돼야 하고, 공부는 그다음인 게야.” 라는 할아버지의 말씀처럼, 아이들에게 공부만을 말하기 보다는, 서로가 친구이고, 서로가 사랑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먼저 알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바구완 뚜마리 발라까레(신이 당신을 축복해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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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요일의 기록 - 10년차 카피라이터가 붙잡은 삶의 순간들
김민철 지음 / 북라이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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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3때 우연히 알게된 카피라이터. 그 후부터 나의 꿈은 쭉 카피라이터였다. 그 시절에는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이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주위 친구들에게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다고 하면 그게 뭐냐고 했을 정도였다. 친구들에게 카피라이터는 상품이나 영화를 광고 하는 문장을 쓰는 직업이라고 하면 멋지다고 해줬고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말해줬었다. 

 

 나는 그 말이 듣고 싶었던 것 같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멋진 직업을 갖고 싶었고, 또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알릴 수 있고 내가 좋아하는 글을 쓸 수 있는 직업. 

 

 사실 아직도 나는 글 쓰는 것을 동경하고,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을 멋지다고 생각하고 있다. 마음 속에서 나는 아직도 그 꿈을 간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성공한 카피라이터가 쓴 에세이 속에서 나는 그녀와 비슷한 점을 찾기도 하고, 그녀를 부러워하기도 했다. 그녀가 들려주는 책들, 그녀가 보여주는 사진들, 그녀의 일기장을 통해서 배우고 공감하고 감동받았다.

 

 기억이 나는 게 있다는 그녀와 그녀의 남편의 책 읽는 법이다. 특히 그녀의 남편이 책읽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고 또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녀의 주위에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부럽기도 했다.

 

 책을 읽다 좋은 부분이 나오면 꼭 내게 읽어준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그 책을 정리한 글을 써서 내가 읽을 수 있도록 해준다. p.23(이북으로 봐서 종이책책 페이지와는 다를 것 같다.) - 남편이 이렇게 해준다고 한다!

 다 읽고 난 후에는 책 앞에 짧게 읽은 날짜와 한 줄 소감을 쓴다. p.43

 

 여행 사진들을 보면서 내가 여행갔던 곳을 떠올리기도 했고, 그녀와 남편이 여행지에서 겪었던 영화같은 일들과 그림을 그리러 여행온 할아버지의 대화에 감동받기도 했다.

 내가 바티칸 투어하고 마지막에 가이드님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교수님께서 여행의 시작과 끝이 언제인지 아느냐고, 여행의 시작은 내가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부터이며 여행의 끝은 내가 기억하는 한 영원하는 것이라고. 그 말이 떠오르면서 그날의 감동이 되살아났다.  

 

 모든 요일의 기록을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나의 일상을 떠올려보게 된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나의 일상을 잊고 살았는지, 나를 기록하는 일은 얼마나 소홀히 했는지를 깨닫게 되면서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는 무엇인지, 내가 좋아했던 영화는 무엇이었고 어떤 추억들이 있었는지. 이런 것들이 그녀의 말에 따르면 내 몸 어딘가에 '기록'이 되어있겠지만, 앞으로 잊지 않기 위해서 나도 하루하루 기록하는 습관을 가지기로 다짐했다.

 

 쓰는 것을 직업으로 가지게 된 그녀가 너무 부럽고 멋진 카피를 세상에 보여주는 그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여행이 도피가 되어서는 안 되며 지금 우리가 있는 이곳이 파라다이스일 수도 있다는것을, 나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겠다.

 

 마지막으로 내가 와닿았던 문장들을 적어보려고 한다.

 

1. 박웅현 팀장님이 그녀에게 적어 준 시

 

봄이 어디 있는지 짚신이 닳도록 돌아다녔건만

돌아와 보니 봄은 우리 집 매화 나무 가지에 걸려있었다.

 

2.
 그러니 중요한 것은 이것이었다. 일상에 매몰되지 않는 것, 의식의 끈을 놓지 않는 것, 항상 깨어 있는 것, 내가 나의 주인이 되는 것, 부단한 성실성으로 순간순간에 임하는 것, 내일을 기대하지 않는 것, 오직 지금만을 살아가는 것, 오직 이곳만을 살아가는 것, 쉬이 좌절하지 않는 것, 희망을 가지지 않는 것, 피할수 없다면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 일상에서 도피하지 않는 것, 일상을 살아나가는 것. p.169-170

 

3.

 일어날 객관적 사태는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은 단지 그 운명을 받아들이는 나의 주관적 태도일 뿐입니다.

김상봉 <그리스 비극에 대한 편지>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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