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늘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했고 가난이 문으로 들어오면 사랑이 창문으로 나간다고 이야기하곤 했는데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열다섯 살이 되어서야 깨달았다. 돈이라는 것이 숨 쉴 공기 같은 거라는 것도, 남은 공기를 계산하면서 숨 쉬는 불안이 마음의 평온을 깨뜨릴 수밖에 없다는 것도.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느니 돈이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라느니 같은 말을 하는 사람들은 숨을 쉴 공기가 얼마나 남았는지 헤아리는 공포를 알지 못한다는 걸 나는 그제야 이해했다.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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