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져도 책망하기보다는 도와주고자 했다. 이따금씩 "나는 카인‘의 이단적 성향에 마음이 끌려. 형제가 자기 방식대로 악마에게 간다 해도 난 내버려둘 걸세"라는 묘한 말을하기도 했다. 성품이 이렇다 보니 그는 나락으로 치닫는 사람들에게 존경할 만한 마지막 지인[知人]으로 남거나, 마지막으로 선한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런 사람들이 사무실로 찾아온다 한들그의 태도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 P18


근거 없이 추측해보자면, 인류는 궁극적으로 다양하고 이질적이고 독립적인 개체의 집합체일 뿐이다.  - P103

 약은 선악을 구별하는 효능이없었다. 약은 악마적이지도 신성하지도 않았다. 약은 단지 내 본성을 가두어둔 감옥 문을 흔들었을 뿐인데, 내 안에 있던 것이 빌립보의죄수들처럼 뛰쳐나왔다.  - P108

여태껏 사람들은 청부업자를 고용해 범죄를 저지르면서 자신의 인격과 명예를 보호했다. 나는 쾌락을 위해 범죄를 저지른 최초의 사람이었다. 대중의 눈앞에서는 온화하고 점잖은 태도로 중후하게 거닐다가 한순간에 철없는 악동처럼 거추장스러운 겉치레를 벗어던지고 자유의 바다에 풍덩 뛰어들 수 있는 최초의 사람이었다. 그러면서뜨어 보 수 없는 외투를 걸치고 있기에 더없이 안전했다. - P109


때때로 헨리 지킬은 에드워드 하이드가 저지른 행위를 알고 경악했다. 그러나 일반적인 법이 적용되지 않는 상황이었으므로 지킬은 교활하게도 모르는 척 양심의 끈을 놓아버렸다. 어쨌든 죄를 지은사람은 하이드였다. 하이드가 단독으로 죄를 지은 것이다. 지킬이 악해진 건 아니지 않은가. 그는 자고 일어나면 손상되지 않은 선한 기질로 돌아왔다. 심지어 가능하다면 하이드가 저지른 악행을 되돌려놓으려고 애썼다. 결국 이렇게 양심은 잠들어버렸다.
- P110

 나는 도덕적인 측면에서. 즉 본래의 인간성 안에서 철저하고도 근본적인 이중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내 의식의 영역에서 다투는 두 가지 본성 중 어느 하나를 나라고 한들 틀리지 않는데, 이는 내가 근본적으로 그 둘 다이기 때문이다.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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