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경험이나 일화로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이 서른만 넘으면 주제와 관련한 기억이 뭐라도 한두 가지는 떠오른다. 가장 좋은 소재는 누구에게도 밝히고 싶지 않은 이야기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 도둑질한 일을 고백하는 것이다. 다만 ‘나‘로부터 시작하되, 나에 그쳐서는 안 된다. ‘우리‘로 확장해야 한다. 그래야 독자는 자기 이야기로 받아들인다. - P216

나는 글을 마무리한 때가 되면 다섯 가지를 생각한다. 첫째 내가 글에서 전하고자 하는 내용은 무엇인가 주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고 이를 마무리에서 어떻게 강조할까 고민한다. 둘째, 금의시작과 얼마나 일관성이 있는지 따져본다. 시작과 일맥상통하면 장쓴 글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셋째, 길게 쓰려는 충동을 억제한다. 마지막이 되면 글줄이 터지기도 하고, 독자가 이해하지 못했을 것 같은 노파심에서 장황해지기 십상이다. 주례사처럼 끝날 듯 끝나지 않는 글은 최악이다. 넷째, 기발하게 끝내고 싶은 욕심을 자제한다. 독자의 박수를 받고, 심금을 울리겠다는 강박에서 자유로워지려고 노력한다. 다섯째 에너지 고갈을 핑계로 흐지부지 끝내고 싶은 유혹을 물리친다. 축구는 선수들이 지쳐 있는 마지막 인저리타임(injurytime)에서 승부가 많이 갈린다. 글쓰기 승부처도 마지막 끝맺음이다. 용두사미야말로 가장 피해야 할 경계 대상이다. - P220

눈에 보이듯이, 그림같이 쓰려면 먼저 내용을 머릿속에 그릴 수있어야 한다. 글을 쓰는 궁극적인 목적은 전달이다. 이러한 목적을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게 시각적 방법이다. 시각적 방법은 독자의 머릿속에 이미지를 그려주는 것이다.  - P224

일단 써야 하는 결정적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쓸거리는 써야 나온다. 머리로 쓰는 것은 보이지 않는다. 손으로 써야 보인다. 그리고보이는 것은 새로운 생각을 만든다. 쓸거리가 있어서 쓰는 게 아니고 쓰면 쓸거리가 생각난다. 처음 쓴 몇 줄이 실마리가 되어, 그것을단서로 엉킨 실타래가 풀려나간다. 생각이 생각을 물고 오고, 글이 글을 써나간다. -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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