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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노래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월
평점 :
충무란 이순신이 노량에서 전사하고 선조가 내린시호다.글자그대로 충성스런 무장이란 뜻이다.
임금입장에서는 이보다 더한 충신이 없을 것이다.죽으라면 죽고 몸바치라면 바치니..
이 소설은 이순신이 백의종군이 풀릴 무렵부터 시작한다.
소설을 보면 그시대의 신하들은 바보아닌가 싶을 정도로 충성스럽다.유교의 정신적인 세뇌때문인것같지만 군주라면 그만한 요구에 책임져야하는 거 아닌가?자기만 함경도국경까지 살겠다고 도망간 주제에 신하에게 그리 요구할 염치가 있는건가?지금 시점에서는 뻔뻔한 것도 정도껏하십시요가 딱 맞는 말이다.
이런 군주를 받늘어야하다니 이순신은 내심으로 내팔자야고 탄식했을 법하다.
소설에보면 그런 군주에 충성해야하는 자신의 처지에대한 비애가 곧잘 드러난다.미래에대한 불안감,군주에대한 배신감,못미더움,불신..
오죽하면 자신은 의금부의 형틀에서 죽었어야한다는 탄식이 나올까?
˝나의 사지(死地)는 내 앞에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다. 잘 죽을 수 있는 자리였다. 그러나 죽음에 이르는 길은 너무 멀어서 끝은 보이지 않았다. 물결은 우우우 울며 내달았고, 이물은 솟고 또 곤두박질쳤다.˝ (p. 104)
˝저 칼이 나의 칼인가 임금의 칼인가. 면사철 위 시렁에서 내 환도 두 자루는 나를 베는 임금의 칼처럼 보였다.˝ (p. 141)
불속에서 어른거리는 군주의 두얼굴..위선과 이중의 가면이 보인다는 뜻일게다.어쩌면 이순신이 불우했던 건 조정대신들처럼 이중적이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아부도 이중인격노릇도 하지못햇으니 출세못한게 당연했을지도 모른다.허울뿐인 삼도수군통제사..강직한 군인이라 그런가?
내려준건 명함한장에 고기댓근과 술세병..
그도 인간인지라 명장의 내면이 소설에 예리하게 묘사된다.현재에 이런 선조같은 대통령이나 사장아래 이순신같은 부하는 없을 것이다.
유교가 대단하긴 한가보다.그시대 정신으로 그럴 수 밖에 없었을지 모르지만 그런 난세에 이런 충신을 만들어내는 걸보면..선조란 군주도 어지간히 한심한 임금이다.선조의 재위기간내 임난이 터진 것 뿐 아니라 당쟁이 격화했다.오죽하면 조정대신들 중 파직당하고 귀양살이 한번 안한 자가 없다고 했을까? 군주란 자가 정치를 어떻게 하는지 유성룔같은 인물도 어찌할 수 없는 군주라고 탄식했었다. 빈궁한 조정은 해준 것도 보태준 것도 없었다.
이 와중에 빈손으로 조국을 수호해야하다니..나약한 군졸의 불만, 피난민들의 애환,장수들의 절망섞인 보고..군주는 그와중에 손놓고 해준 게 없는데 권력층의 사대부들은 서로 헐뜯기에 정신없고 그와중에 신에게는 12척이 있사옵니다하는 말이 나올까?
임난중에 살았어도 제명에 살아 목숨보전하지는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본인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당쟁과 어리석은 군주의 와중에서 자신은 파리목숨이었다.절대군주에게 하늘에 두 태양이 있을 수 없으니..여러 의병장들이 옥사하기도 한 일을 자신이 듣고 보았으니 조선이란 나라의 조정이 어떠한 작태인지 개탄스러웠을 것이다.
그런데도 조국을 버리지않고 수호하다니..그때문에 충무공이 성인으로 추앙받는 이유일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이러한 맹목적인 충신은 원하지 않는다. 비리를 척결하는 용감한 민주시민이 필요한 시대이다.그의 정신은 높이 살만하지만 시대를 잘못 만난 불운한 명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