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여류 한시선 - 한시로 읽어 보는 동아시아 옛 여인들의 마음
송준호 지음 / 태학사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개인적으로 시를 좋아한다. 한시는 특히 운율을 맞추어야하니 상당한 천재가 아니면 쓰기 힘들다. 사랑시는 그 중에서도 한시의 정수라 할 수 있다.서양의 능동적인 표현들이 직선적이고 노골적이라면 동양의 정적 표현들은 보다 은유적이고 함축적이어서 생기있는 여운이 남겨져서 좋다. 중국뿐 아니라 한국이나 일본등 한자문화권의 옛시의 표현도 이와 비슷한 것 같다. 내가 특히 좋아하는 여류시들은 이별이나 규원시 궁사같이 인간성이 진솔하게 드러난 글이다. 유교에 절은 사대부나 양반들의 시문이 생기를 잃어는 데 비해 여인들의 시는 시의 황금시대답게 아름다울 뿐 아니라 비유와 함축이 정절이다.
툭히 허난설헌과 기녀들의 글은 당대에도 세련될 뿐만 아니라 가장 진솔한 것 같다. 유사하게 중국의 시들을 보면 자야오가등 악부시의영향을 받은 시들에서 소박한 남녀의 정, 황제를 남편에 비유하여 읊고 그리는 아내의 노래 등은 애절하다. 또한 이청조와같이 전란중 과부가 된 민간생활상을 빌려 자신의 시상을 덧입힌 작품이 다수 있는데 귀족적이기만 한 줄 알았던 한시의 다른 면모가 풍겨진다.사랑을 노래한 시나 기타 이별가,자연을 노래한 시들을 보면 남자들의 시를 모방한 당시가 수백이듯이 당시에서도 처음부터 독창적인 작품은 없는 듯하다. 고대인들도 이런 감정의 표현을 할 줄 알았다니... 수천 년들의 사람들도 기본적인 감정은 우리와 비슷했나보다...그런 인간적인 감정이 이별시나 규원시에는 무척 잘 드러난다고 생각된다.

한시는 특히 당시는 오언절구 칠언율시등 엄격한 제한을 많이받는데 그 까다로운 운율에 맞춰 신기하도록 감정을 잘 표현한 것을 보면 그 시대의 시인들의 천재라 아니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여류들의 시는 함축적인 서술만으로도 어쩌면 이리도 섬세한지 감탄하게만든다. 여류시의 장점은 ㅡ마른 손가락의 가락지 차가운 비단이불..ㅡ님을 기다리는 세세한 정겨움과 조화되어 토해내는 감성의 자유로움 때문이 아닌지..

사랑시의 효시는 기녀들이라고 여겨진다. 설도와 같이 여인의 한을 반복되는 비슷한 주제와 구절을 통해 시상을 화려하고 섬세하게 다듬은 것 같다. 여인들의 섬세함 뒤에 그녀들의 눈물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몇이나 될까..동양문학에서 어쩌면 가장 에로틱한 시인들이 기녀들이었다. 그들의 시는황진이의 시들같이 노골적인 감정표현의 시가 많고 사랑이 주제인데 이것은 당시에서 드문일이다.소세양을 보내며 쓴 그녀의 시는 자신감에 차있다.그들의 사랑시는 진솔하면서도 강렬한 호소력이 있다. 천인으로 태어나 여성에게 교육도 시키지않는 고대에 그녀들의 천재성은 타고날 수 밖에 없었고 한편으론 기생란 직업때문인지 훨씬 인간적이고 진솔한 감정의 표현이 많다.

한편으로그들의 시들에서 보면 그 시대의 민중의 삶이 얼마나 비참했을지 시 속에 단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아마 설도는 최초의 사회고발시인이 아닌가 싶다. 그 시대에도 붓으로 사회불평등과 민중의 고단함을 호소하는 문인들이 있었다.

한시는 그 시대적 배경을 알아야 이해가 쉬운데 직선적인 표현을 자제하면서 고대의 고사성어와 역사가 배인 은유와 함축으로 인간의 감정을 표현한 것이 절묘하다 . 나는 그 점이 마음에 든다.한시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등 동양의 고전시들이 이와 같은 요소들을 갖는다. 평화와 이상향을 갈구한 시들,은근한 그리움과 애절한 연애시들, 기다림,호소,부조리와 불평등에 저항한 시들 ..그 밑에 내재된 인간의 감정이 한시의 매력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