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공주 세라 - 어린 시절 읽던 소공녀의 현대적 이름 걸 클래식 컬렉션 1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지음, 오현아 옮김 / 윌북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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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라를 보면 나이들수록 어린 것이 독하다는 생각이 든다.19세기 서구사회란 모순되면서도 화려하고 다소 위선적이다. 우리가 기존에 알고있는 그 시대의 서구사회라면 화려해보이지만 결코 화려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여성교육의 한계는 산업화되기전에 분명 존재했다.부르조아나 귀족의 딸일지라도 수도원이나 기숙학교에 들어가서 몇년 지내다가  나이많은 부잣집신랑감이나 만나면 lady가 되어 결혼하고 손끝에 물한방울 안 묻히는 생활이지만 남성과 같은 권리는 거의 없었으면서 체면은 차려야하니 거 되게 피곤하게 사는 군하고 느꼈다..

   기숙학교에서도 사회적인 클래스가 존재해서 최고부자나  인텔리의 딸이 아니면 명함도 내놓기 힘들다.거기다 학생들이 가족과 떨어진 기숙학교이다보니 동기들과 어룰리지못하면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더구나 민틴같이 돈과 명예좋아하고 과시욕강한 여자에게는 사제간의 애틋한 정따윈 애초부터 없었다.오죽하면 자기보다 프랑스어를 잘한다고 세라라는 학생을 미워할까..

  교장도 교장이지만  기숙생들의 뒷바라지하는 하녀들도 보통 피곤한 직업이 아니다. 산업혁명와중에 노동자나 빈민층은 어릴절부터 생계전선에 내몰렸는데 베티의 처지를 보면 극빈층이나 노동자가 부자의 착취에 얼마나 시달렸는지  나타난다.

 세라는 엄마가 일찍 죽어서인지 철이 일찌감치 든것같다.철이 들기 전에 자신의 위치가 딸보다 안주인 아내의 역할을  해야한다는 걸 이미 알아버린 것인데. 이건 보통 스트레스가 아니다.그러나 부잣집 아가씨답지않게 아랫사람이나 약자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지니 걸 보면 가정교육이 중요하단 걸 깨닫는다.부잣집아가씨에서 하녀로 전락한  극과 극의 자리에서도 자신을 잃지않고 고아로서도 살아간다는 건 소설이지만 보통일이 아니다.
 한편으로 19세기서구사회가 얼마나 여성에게 억압적이고 빈자에게 생존권이 보장되지 않은 사회였는지 사회문제도 엿보인다.아직 어린 아이들을 그렇게 하녀로 부려먹는 학교라는 것만 보아도 교육의 이념이 없어보인다.

 하지만 세라는 노동으로 월급은 고사하고 겨우 밥얻어먹고 사는 그와중에도 저녁에 빈 교실에들어가 알고 있는 걸 잊지않으려 복습을 하는등 공부를 계속했다.공주같은 처지에서 바닥으로 떨어졌지만 바스티유에 투옥된 마리앙트와네트처럼 자신의 자존심을  스스로 지켜야한다는 생각에 다른 누구보다 더 고된 일생을 살지만 자신의 자긍심은 지킨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더니..어느날 인도의 하느님으로부터 선물이 왔다.

 그리고 주인공은 다름아닌 아빠의 친구였다.우연찮게 총명해보이는 옆학교의 하녀아이에게 동정을 느낀 옆집부자는 자주 선물을 보내고 그녀에대한 조사를 은밀히 했다.아빠의 친구는 하나남은 지기의 딸을  찾기위해 사방으로 헤매고 다녔고 그녀의 후견인이 되었다.

 다이아몬드광산의 상속녀가 된  세라는 다시 공주같은 신분이 되어 옛날 생활을 회복했고 그녀는 잊지않고 외롭고 고단한 생활에 의지가 된 베티를 데려간다.

 결말이 참 유쾌하다.끝까지 욕심을 버리지않는 교장이 세라를 다시 학교에 기숙생으로 잡아두려하자 아빠의 친구는  교장이라는 그녀를 내친다.그리고 어지간한 아이같으면 그학교에서 당한 일을 죄다 발설했을텐데 세라는 그렇게하지 않았다.교장의 동생이 결국 언니에게 비난한다.그녀는  작은 일에도 은혜를 알만한 아이였는데 당신잘못으로 일이 이렇게 되었다고...다른 아이같았으면 학교에대한 나쁜 소문이 나서 망했을것이다라고..

 소문난 몰락한 학교의 교장과 베티를 데리고 떠나는 세라...

현대에도 비슷한 일들이 있다.돈으로 도배한 황금만능주의의 교육이 모두 해답은 아니다.소설에서처럼 부잣집딸들을 위한 기숙학교의  교육이 인간성과 지성에 얼마나 의미있는지 미지수다.결국 교육은 우선적으로 가정에서 부모의 인격으로부터 이뤄져야하는 게 아닐까? 근래 조국법무장관후보의 딸이 부모의 금수저를 이용한 편법부정입학으로 사회적물의를 빚고있다.본인은 특목고를 없앤다고 하면서 자식은 외고를 나와 의학전문대학원에 편법으로 입학시킨 것이라고 사회적 공분을 사고있다.돈으로 자식의 인격을 살수없다는 걸 보여주는 단편이다.한편으로 현대에도 가정이 몰락한가운데 자신의  자존심과 자아를 지켜낼 수 있는 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 생각이든다.세라는 악조건에서 나이가 어린데도 자신에게 최면에 가까운 주문을 걸어가며 자신의 자존심을 지켰다.앞으로 그런 악조건에서도  내딸이 자신의 긍지를 지켜갈 수있는 여성이 되길 바라면 욕심이 너무 과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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