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진 말들에 꽃이 핀다 창비시선 415
박신규 지음 / 창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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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읽어보는 시집이다.그런데도 여자처럼 언어의 쓰임과 표현이 섬세하다.

시인은 언어로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표현하는 직업인가보다.문학중 시가 가장 어려운 분야라고한다.절제된 언어의 수로 제한된 공간과 규칙에서감정을 토로하기때문이다.

그중 하나를 보자.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죽음을 선언한 뒤/중력을 벗어던지고 뛰어내린다/운석들이 충돌한다//머릿속에선 끊이지 않는 빗소리/아플 때마다 하염없이/폭설은 밤바다에 투신한다//돌은 진다 닿을 데 없이 떨어진다/죽음의 인파, 더러운 소음 속에/놓치고 헤어진 혈육 같은//벗어났다는 안도는 금세 이탈했다는 불안에 녹는다//돌고 도는 것은 당신이 아니다/멈추면 비로소 우주가 공전한다..「이석」중..-

 

육신의 고통과 감정의 소용돌이를 이토록 섬세하게 표현한 시도 없을 것이다.그런데도 때론 시속에  폭력에 대한 원망이나 저항적인 의지가 엿보인다.

 

-그늘진 말들이 와서/가만히 안아주었네/빨리 늙고 싶은 마음들이 함께/차가운 맹지에 숨어들었네/끝내 묻지 않고 묻어둘 수도 없는/침묵은 다 벗은 상처의 끝물이었네/서로를 베어물면 햇볕마저 시고 떫었네/누구라도 먼저 져버리길/애타게 기다리지 않고/이미 전생에서 버림받은 말들로/사랑을 나누며 잠이 들었네/바람꽃 앞에 내던진 시간,/늘어진 속옷처럼 놓아버린 마음들이/꽃자리에 머물렀네, 저만치/떠올릴 때마다 새벽 가등이 꺼지네/어스름 속으로 푸르게 돌아보면/짓다 말고 버리고 온 집이 한 채,/그 자리에 선 채로 늙고 있네..삼십세 중-

 

 직접적인 표현을 않으면서도 무언가 고발하는 듯하다.사회정의를 갈구하는 것인지..시인의 시중간중간에서는 무엇가  부르짖음이 있다. 감정은 한 사람에게 종속되는 것이지 다른  타인에게 억압되거나 추종할 수 없다.그것은 인간본연의 타고난 것이기때문이다..
 자신이 내면이 어떤 상태인지부터 아는 게 중요한 것같다.때론 시인의 글은 억눌린 감정은 없는지,분노와 원망은 없는지..의문이 든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받은 듯하기도하고 ...
 가족이든 친구든 연인이든  인간인이상 항상 너그럽고 원만하게  살수는 없는게  당연한데도 내면의  울림이 유난히 크다.

 시에 등장하는 나무수국이나 바다의 파도 별 나비  빗방울등등 흔한 소재와 서경의 묘사가 아름답다.흔히 보는 그러나 미처 개닫지못하는 꽃과 나무 자연의  묘사가 유난히 아름답고 서정적인 시들이 많아 좋다.
 그런데 때론 시인이  그토록 고뇌하며 글을 쓰는 원인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자신의 슬픔이 자연에게 투영된 것은 아닌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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