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릴 때마다 나는 도스토옙스키를 읽었다 - 희망이 사치일 때 우리는 무엇으로 버티는가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 닻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인생이란 늘 거대한 바다 위에 떠있는 작은 조각배에 내던져져 있기에 누구나 흔들리는 순간을 맞이한다. 그렇게 힘들에 올라온 삶의 자리가 어느 순간 무너질 때가 있다.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 인간이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삶이 호락호락하지 않기에 늘 마음을 다잡고는 ‘괜찮다, 괜찮다.’ 되뇌지만, 사실 괜찮지 않을 때가 훨씬 더 많다. 이럴 때 이 책 《흔들릴 때마다 나는 도스토옙스키를 읽었다》가 필요하다. 책의 표지에 이렇게 쓰여 있다. “희망이 사라질 때 우리는 무엇으로 버티는가?”

 

이 책은 인생의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는 이들에게 위로는커녕 자신의 삶에 대한 본질을 정면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그래서 도스토옙스키가 전하는 말들은 긍정적이거나, 위로하거나, 희망의 달콤한 언어는 찾기 힘들다. 오히려 독자들을 향해 묻는다. 그가 1849년 12월 22일, 페테르부르크의 세묘놉스키 광장, 페트라셰프스키 서클이라는 지식인 모임에 가담했다는 이유 하나로, 사형대에 올랐고, 그에게 남은 시간은 다 5분, 그는 훗날 자신의 소설 『백치』에서 미시킨 공작의 입을 빌려 그 5분의 시간을 어떻게 나누었는지 고백한다. 죽음의 공포에 압도당하는 대신, 그는 자신에 남은 마지막 시간을 치열하게 쪼개어, 2분은 동료들과의 마지막 작별에, 2분은 자신의 지난 삶을 돌아보는 데에, 그리고 남은 1분은 마지막으로 세상의 풍경을 눈에 담는 데 썼다고 한다.



 

이 책에서 저자 도스토옙스키가 가장 경계한 것이 인간이 자신의 운명을 외부 변수에 맡겨버리는 일이었다. 사회가 더 나아지고, 제도가 더 정의로워지면, 누군가가 나를 알아봐 주면, 그러면 나는 행복해질 것이다. 이런 식의 사고는 언뜻 희망적으로 보이지만,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것은 자기 삶의 주도권을 통째로 외부에 넘겨버리는 항복선언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래서 저자는 노늘 누군가 당신에게 “다 잘될 거야”라고 말한다면, 고맙다고 인사는 하지만, 그 말을 너무 깊이 새기지는 말라고 한다. 대신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라고 한다. 잘되지 않더라도 나는 이 길을 갈 것인가, 결과가 약속되지 않아도 나는 이 자리에 설 것인가,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사람만이, 비로소 어떤 희망에도 의지하지 않고 자기 두 발로 서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것이 도스토옙스키가, 그리고 그를 따라 읽어온 모든 사람이 마지막에 도달한 자리라고 한다.

 

결국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언제나 희망이 없이도 살아갈 용기와 삶의 확고한 자리가 있느냐는 것이다. 인간의 삶은 늘 복잡다단하다. 미묘한 차이로 기쁨이 극대화되기도 하고, 어느 순간 걷잡을 수 없는 깊은 감정의 수렁 속으로 빠지기도 한다. 이 책은 도스토옙스키의 저작을 조금 편집한 책이다. 명확한 방향을 세우고 의도적으로 편집한 책이다. 그래서 구성이나 메시지가 독자들에게 어필한다. 성급한 긍정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 더 깊이 이야기한다. 삶이 무너진 자리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을 가르쳐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