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처럼 - 도청의 마지막 날, 그 새벽의 이야기
정도상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철 없는 어른이로서 청소년 소설을 정말 좋아하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분인 정도상 작가.

이 작가의 책이라 기대하고 읽었는데 처음 20페이지 가량을 읽고 책 날개를 다시 읽었다. 내가 아는 그 작가가 맞나 싶어서...

어감이나 글의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이게 낫다 덜 하다 그런 것이 아니고 한 작가가 자신의 글체를 이렇게 바꾸면서 글을 쓴다는게 그리 쉽지 않을 듯 하여 많이 놀라면서 읽었던 소설이다. 먼저 그 부분에서 작가의 노력?에 큰 존경을 표하고 싶다.

소설 속 이야기 전개는 사실 그다지 새롭지는 않다.

그리 많은 글을 읽지 않은 나의 책력 중에는

공선옥의 내가 가장 예뻤을 때, 한강의 소년이 온다 가 계속 생각났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가 더 가까운 듯 하다.

나는 사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상처가 되는 사건들에 대해서 입 밖에 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을 기억하고 바로 잡아야 된다는 근간 보다는 그 이슈 자체를 이용하려는 경우를 더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감히 욕을 먹을 걸 감수하고 하는 말이지만.. 산 사람은 살아야 하기에...

하지만 그렇다고 다 잊고 살아야 된다는 것은 아니다.

모두가 나름의 아픔을 안고 살아갈 것이다.

그 아픔에 무게의 경중을 매기는 몰지각한 일은 절대 반대한다.

경중이라기 보다는... 내가 평생 아파하고 짊어지고 가야 할 상실이 너무나 얼척없고 공권력이라는, 나를 보호하고 도와주기 위해 존재하는 기관의 책임이라면... 그 아픔을 어떻게 해야할지 나는 사실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이 글은 그런 사건 중 대표적인 하나인 518에 대한 이야기이다.

내가 영화로, 소설로, 누군가의 경험담을 담은 카더라 통신으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야기..

이 소설이 그런 사실들을 뒤집어 놓지는 않는다. 단지 한 번 더 기억하게끔,

그렇지.. 이런 이야기도 있었겠구나.

이 일에 피해자가 다 사람이고, 누군가의 아들이고, 아버지이고, 어머니이고..

사랑이었구나 라는

너무나 자명한 사실을 한 번 더 알려준다. 그것도 아주 아주 실감나고 감히 죄송한 표현으로 흥미진진하고 절절하게.

5월이 되면서 관련 행사도 많고 해당 관계자들에 대한 재조명 및 사과 촉구도 많아 마음 한켠이 어수선 해 지는 시간이다. 그래도 어떻게든 한국인이라면 알아야 하고 기억해야 일이니 이 참에 가독력 좋은 소설로 접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걸리버 여행기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7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1살 때

매번 과학책만 들여다보는 딸냄이가 걱정되신 엄마가 동화책 좀 보라고 도서관에서 나에게 내맡기신 책이 걸리버 여행기였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제목만 보고 고르신 책이 아이들을 위해 편집된 아동판이 아니라 그 당시에는 아주 귀했던 완역판이었다.

페이지 400페이지에 달하는 그 책을 읽을 때 당시 내가 느꼈던 느낌은 허생전과 같은 고전을 읽는 그것과 같았다. 낯선 말투, 지나치게 긴 묘사로 뚝뚝 끊어지는 듯한 스토리... 너무나 답답한 사람들의 행동..

동화버전을 읽었다면 차라리 사건의 전후나 결말이라도 똑똑하게 판단했을텐데 그마저도 어려울 정도로 작가의 서술(번역의 문제일지도)은 어린 나에게는 너무나 지루했다.

그런 걸리버여행기를 내가 서른도 훌쩍 지난 올해, 새로운 번역으로 만났다.

예전에 빌렸던 책의 출판사가 기억이 안 나 구할 수가 없어서 비교나 확인은 힘들지만, 그 책도 완벽본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이번에 최초의 완역본이라고 하니 아마 그 긴 페이지 중에도 빠진 내용이 있었나보다

책 내용이 방대하다. 그건 같다.

이해가 훨씬 잔 된다. 이게 다른점

나의 이해력이 향상 된 듯한 느낌적인 느낌도 있지만 아무래도 최근에 나온 번역서다 보니 요즘 우리가 쓰는 구어체에 가까운 말투로 내용을 전달하려고 한 번역가의 노력이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걸리버 여행기는 말 그대로 걸리버의 여행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기록이다.

그런데 그 여행에서 만나는 사회의 형태가 말도 안 되게 불합리하고 기득권, 지배층의 이익에만 편등되어 있지만 주인공 걸리버를 제외하고는 그에 대해 누구도 문제상황을 느끼지 못 할 만큼 모두가 이상하게 '멍청'하다.

그도 그럴것이, 원래 작가가 원작에서 이렇게 이상한 사회구조를 통해 영국사회를 비판하고자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풍자와 비판이 당연히 그 당시에 책을 읽을 수 있는 능력과 재력을 갖춘 사람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고 그 때문에 이 책의 내용 중 많은 부분이 삭제되어 동화로 바뀌게 되었단다.

걸리버 여행기는 새로운 번역본도 그렇게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장면이나 상황의 묘사가 장황하고 신랄하다.

그래서 마음이 불편한 부분도 꽤 있다.

하지만 단언컨대, 동화버전보다는 훨씬 낫다.

그리고 사견으로는, 영화보다도 ㅎㅎ

영화도 재밌었지만, 작가가 이야기하려는 본질을 이해하려면 이 완역본이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원서를 다 적은 없지만 번역 중에 그 의미 전달이 바껴버린 부분도 있는 듯 한데 그건 원서를 잘 이해못한 나의 능력부족이었으리라 본다.

상상의 나라는 아니지만 어딘가를 여행하고 이런 여행기를 낼 수 있는 필력이 있으면 하는 상상을 해 봤다. 그럼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아니라 작가를 하고 있겠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함부로 사랑하고 수시로 떠나다 - 낯선 길에서 당신에게 부치는 72통의 엽서
변종모 지음 / 꼼지락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행작가, 여행전문가...

나는 이 단어가 아직도 좀...

저 뒷말을 매우기가 쉽지 않을만큼 여러가지 감정이 생기는 단어이다.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 저변에는

자신이 하고 싶은 여행을 일로 삼아 하면서 먹고 산다는 것에 대한 부러움과 질투가 깔려있을것이다.

그리고 사실 요즘 흔할 정도로 많은 여행에세이

이렇게 많이 생겨나는건 아마 수요가 많아서지 않을까?

떠나고 싶은데 당장 실행에 옮기기는 어려운 사람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듯한 책들 중 하나가 되고 있는 장르이다.

근데 너무 많이 생기다 보니 사실 종이가 아까운 책들도 많다.

'작가'라는 직책과 '여행책'이라는 인정을 해 주기에는 좀 부족하다 싶은 내용과 겉멋이 대부분인 문장과 사진들로 채운 '여행사진집'들..

이 책도 그런 책은 아닐까 걱정을 좀 하면서 펼쳤다.

책 두께도 얇고.. 중간 중간 행선지가 어디인지도 모르겠는 사진들...

근데..

이 작가 진짜 '작가'인듯하다.

그냥 글솜씨만으로는 건드릴 수 없는 마음의 한 부분을 건드린다.

뜸금없이 시작하고 여운 가득하게 끝내는 데, 그래서 얘는 도대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뭐인거야 하다가 어느새 읽었던 글과 옆의 사진을 계속 보고 읽고 하게 되는 책이다.

이게 필력인지.. 아니면 작가의 전략인지.. 그걸 알려면 이 작가의 다른 책을 또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그냥 흔한 여행에세이가 아니라서 너무나 다행... 이런 작가를 알게 되고 그의 글을 읽을 수 있게 되어 더욱더 다행..

요즘 같이.

조심은 해야 하고,

그런데 너도 나도 떠나는 걸 보니 나도 그러고 싶은데.

사실 돈도 없고 체력도 없는 요즘..

그의 글을 읽으면서 예전에 이곳저곳을 여행하던 내 모습과 지금 갇혀있는듯한 내 모습이 모두... 위로가 됐다.

그런 위로를 주는 책... 당신은 만나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처음이라..

완전 추천한다. 친구에게 사주고 싶은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가 봄이었어요
나태주 지음, 더여린 그림 / 문학세계사 / 202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코로나라는 귀에 딱지가 나도록 우리를 괴롭혔던 단어덕분에 모든것이 다 정지되어 있는 느낌의 요즘이다.

그 덕분에 기분이 그런건지 아니면 진짜 날씨가 이상한건지

올해는 봄이 늦어지는 느낌이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오늘도 4월말인데 아직도 너무너무 춥다.

어제는 패딩을 꺼내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이건 아니지 싶어 입고 나가고 싶은걸 참느라고 혼났다.

이렇게 날씨까지 거꾸고 가는 듯한 요즘

글이 봄을 가져다줄 수 있는 것을 알게 해 주는 책을 만났다.

나에게는 제일 어려운 장르.

하지만 언제나처럼

나태주 시인은 포근하고 은근하게 다가온다.

이번에는 대놓고 따뜻하고 몽글몽글한 동시로

엄마의 시선, 아이의 시선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신기한 시선들...

책의 표지부터 모든 것이 다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책상 위에 꽂아두고 마음이 추울 때도

날씨가 진짜 좋을 때도

날씨가 진짜 나쁠 때도

일 때문에 짜증이 치솟을 때도

꺼내어 페이지를 펼치면 마음을 가라앉히는 책이 되었다.

다른 사람들도 해 보기 바란다. 진짜 효과가 있더라 ㅎㅎ

시라는 것은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다는 말

그 말은 나에게는 아직 변함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어렵고 말장난들의 나열같은 시 들 중에도

다 이해하지는 못해도 마음에 울림과 떨림을 주는 한 줄, 한 구가 있는 작품들이 있다.

그 짧은 글 속에 위로와 울림을 전하려면 작가의 노력과 필력이 훨씬 더 필요할 거라는 논평을 읽은 적이 있다. 사실 그 말에 완전히 공감을 할 수는 없겠다

내가 그 노력들을 셈 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에...

하지만 '엄마가 봄이었어요'에는 확실한 울림이 있다.

그게 시인의 노력이든 천성적 재능이든.. 이 갑갑하고 어두운 터널을 건너고 있는 나에게는 가뭄의 단비같이 큰 위로가 되는 시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캔두! 김칠두! - 시니어 모델 김칠두의 마이웨이 스토리
김칠두.이헌건 지음 / 은빛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본적으로 나는 정적이고, 느리고, 게으른 사람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렇게 활력 넘치고 삶이 에피소드로 가득 찬 사람들을 알게 되면 나이성별을 막론하고 샘부터 낸다.

이 책의 주인공 할아버지도 그랬다.

어린시절부터 인생의 전성기를 지나 지금 현재진형의 스펙터클한 삶이 너무나 부러워 계속 샘을 내며 비판거리를 찾아내며 읽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나는 트집잡을 부분을 잘 찾아낸다.

김칠두 할아버지는

뭔가를 진득하게 하시는 법이 '잘' 없고

노력보다는 운이나 타고난 성격과 멋진 외모로 얻어내는 것이 많았고

겸손함이라는 우리나라 최고의 미덕이 별로 없으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분 너무 매력적이다.

계속 뭔가에 도전하고

그 도전이 실패하면,

남 탓을 하며 주저앉아 한탄하는 거 대신 다시 또 일어나고

다른 길을 찾아낸다.

그리고 그의 삶 한구석 한구석 그것이 결과적으로 실패든 성공이든 반짝반짝 빛나는 '경험'으로 만들어낸다.

그래서 더 짜증났다ㅠㅜ

근데 정말 이 분처럼 살고 싶지는 않지만 내 삶도 좀 더 재밌어질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희망을 문장 하나 하나마다 심어놓은 책이었다.

아무리 타고난 강심장과 털털한 성격이라도

모든 사람은 자기 살 아픈게 먼저기 마련인데

그 모든 굴곡과 사고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버텨내고

그리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이 분께 진정어린 박수와 존경을 보낸다.

직접 알았으면 좋았겠지만 이렇게 책으로라도, 글로라도 그의 이야기를 알게 되어 진짜 기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