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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한 공감 - 정신건강을 돌보는 이의 속 깊은 사람 탐구
김병수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4월
평점 :
신경정신과라는 이름 자체는 참 쉽지않다.
일단 정서적 거리가 너무 멀다.
보통 사람들이 제일 가기 싫어하는 병원이 치과라는데
치과는 정말 가기 싫은 곳이지만 그래도 정신의학과 만큼 멀게 느껴지는 병원이 아닌 걸 보면
'정신과' 라는 곳은 확실히 쉽지는 않은 곳이다.
나도 이 곳을 가볼까 생각 한 적이 몇 번 있다.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느끼는 집착
친하고 좋은 사람들이라고 느껴지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가끔씩 느껴지는 외로움과 공허함
나만 노력에 비해 항상 손해를 보는 듯한 자격지심, 열등감.
이들을 좀 해결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여러번 찾아가려고 했지만 용기를 내지 못하고
항상 최후의 보루로만 남겨두었던 곳
그런데 사실
내가 최후의 보루로 남겨둔 정신의학과는
실제의 병원이 아니었다.
TV드라마나 영화에서 간간히 보는 모습이 다였다.
시간당 돈을 받으며 그 사람의 말을 들어주고 상담 해 주는 곳.
그러다가..
예전에 알고 지낸 지인이 몇년간 극심한 공황장애와 우울증이 겹쳐 정신과치료를 받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알게 된 우리 주변 정신과의 실체?는 내가 그나마 멀게나마 최후의 보루로 둘 곳이 전혀 못 되었다.
우리가 내과, 소아과에 가서 하듯 짧은 진료시간 동안 증상을 말하고 그에 대해 기계적인 답변과 약물처방이 다라는 것...
물론 어쩌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였을 수도 있지만
나에게 알려준 이의 증상이 극심했다는 것과 10여군데의 지역의 유명한 정신과를 수소문 해 다녔다는 것으로 보아 이런 곳이 적지는 않은 듯 하다.
그런면에서
이 책 속의 병원은 내가 진짜 한 번 가보고 싶은 정신의학과이다.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 해 주는 의사가 기다리는 곳.
그 병원에 가볼 수는 없지만 치유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대신 이 책이 아쉬운 대로? 많은 위로와 희망이 되지 않을까한다.
한사람 한사람 다 다르지만 또 약속이나 한 듯이 나의 고민과 같은 부분을 공유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읽고 그것을 풀어내는 저자의 시선에서 느껴지는 어떤 사명감 같은 것이 느껴져서 그 부분이 울컥하게 된 적도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정신과는 의사의 지식이나 경험만큼이나 그의 성정도 어쩔 수 없이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의심을 계속 하게 됐다. 아무리 기본 대응 규칙과 프로토콜이 있다고 하더라도 내 앞에 있는 환자의 말을 듣고 그에 공감하거나, 최소한 공감하려고 노력하는 자세는 의사의 성정에서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의미에서 꼭 가고 싶은 병원을 미리보기하는 느낌으로 잘 읽었다.
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집어서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