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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한 과부들을 위한 발칙한 야설 클럽
발리 카우르 자스월 지음, 작은미미 외 옮김 / 들녘 / 2022년 6월
평점 :
소설의 시작은 언니의 중매 사이트 프로필을 다듬으며 칭얼거리는 방황하는 '취준생' 니키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야기는 글을 쓰고 싶은 그녀가 선택한 또 다른 직업 "글쓰기교실"을 시작하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튀어나가지 시작한다. 각자의 아픔을 가지고 삶을 살아내고 있는 인도계 영국 여성들이 그녀의 수업에 들어오면서 읽고 쓰는 것도 잘 하지 못하는 그녀들이 자신들의 삶과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그 이야기들은 그들이 이루고 살아가는 '사회' 내에서 엄창난 파란을 일으킨다.
영구이라는 어찌 보면 가깝고 어찌 보면 또 엄청나게 먼 나라안에
더 멀게 느껴지는 인도문화를 지켜가며 살아가는 그녀들의 이야기가 정말 새롭다.
진짜다
이 이야기 안의 그들만의 문화는 새롭고 낯선 점이 많다.
물론 인도라는 나라의 제도나 그 안 에서 여성의 위치, 아니 사실 사람의 위치가 나뉘어 지고 그에 따라 발생하는 많은 사회적 문제들을 우리가 하나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신문이 있고 뉴스가 있고 떠도는 카더라 통신이 있으니
하지만 그 안에서 그것을 문화, 전통으로 섬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속내를 들여다 본 적은 없었던 나에게 이 소설은 그런 면에서 충분히 새롭고 신선했다.
그리고 또 놀랍도록 우리랑 닮아있다는 것에서 다시 한번 인간사회라는 것의 , 인간 본성이라는 것에 대한 복잡함과 단순함을 깨닫는다.
자신들의 힘들고 슬픈 이야기를 너무나 담담하게 펼쳐내는 장면이나
그렇게 부당하고 참담한 상황을 만들어내는 , 외부인이 보기에는 부당하기 짝이 없는 사회제도를 옳고 지켜야 할 전통으로 은연중에 믿어버리고 살아가는 모습들이 우리와 참 닮았다는 부분에서 어찌보면 인간이라는 존재가 이렇게 비슷하니 정말 제대로 된 방법만 있으면 우리 인류가 좀 더 나은 삶으로 나갈 수 있는 '하나'의 보편적인 방안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이야기와는 좀 멀지만 근원적인 희망을 잠깐 가져보았다.
이야기가 정말 재밌는데 그리 훅훅 넘어가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내가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낯설음 때문이 아닐까 한다.
짜임새 있고 생각할 거리를 많이 안겨주는 재밌는 이야기였다.
여름 휴가 때 들고 가서 읽기 좋은 소설이 아닐까한다.
사족으로
이번에 새로 나온 책의 표지보다 내가 받은 가제본 표지가 너무 이뻐서 이렇게 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좀 있었다. ㅎㅎㅎ
책소개
이 나이 먹고 뭐가 부끄러워?
하얀 과부 옷 속에 감춰져 있던 세상에서 가장 새빨간 이야기가 펼쳐진다!
여성들의 욕망과 연대에 대한 매혹적인 이야기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여성 작가 발리 카우르 자스월의 소설이다. 스물두 살 인도계 영국인 여성 니키가 우연히 수상한 스토리텔링 수업의 강사직을 맡으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그녀의 학생은 영국 내 인도 교민 여성들로, 대부분 사별한 여성 노인이다. 글을 읽고 쓸 줄 모르는 이들은 대신 평생 마음속 깊이 간직해두었던 성적 판타지들을 풀어놓는다. 그리고 삶은 놀라운 방식으로 변화한다. 처음엔 너무나 보수적인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거리감을 느꼈던 니키 역시 함께하는 시간이 쌓여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들과 공감을 나누며 친구가 된다. 이후 닥쳐오는 위기를 함께 헤쳐나가는 이들의 모습은 가슴 벅차도록 감동적이다.
영국 내 인도 교민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지만, 가슴 뛰는 일을 찾아 헤매는 청춘, 여성으로서 겪게 되는 혐오와 위협, 페미니즘을 둘러싼 입장 차이, 전통 문화와 현대 문화의 간극에서 오는 세대 갈등 등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다. 특히 교민 1, 2세대의 삶을 다루는 디아스포라 소설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만큼, 우리에게도 뜻깊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보수적인 환경에서 욕망을 억눌러왔던 이라면 누구에게나 보편적인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