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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과 데이트하러 떠난 길 위에서
김연정 지음 / 매직하우스 / 2018년 6월
평점 :
안중근..
사실 이름만 들어도 가슴 한 쪽이 묵직하게 아파오는 사람이 나뿐은 아닐것이다.
책방에 빌려온 책이 쌓여있고 여러가지로 일도 많은 요즘 웬만하면 새 책은 시작하지 말자고 결심한게 엊그제인데... 제목을 보자 마자 또 책 욕심을 부리게 되었다.
소설은 작년 겨울, 대통령의 탄핵을 염원하는 시민들의 촛불시위의 시점에서 시작한다. 탄핵시위가 벌어지고 나라가 어수선한 그 시점에도 밥은 먹어야 하고 자식들을 키워야 하기에 우리 소시민의 삶은 계속 되어진다. 그 시민들의 삶이 안중근의 삶과 오버랩되는 형태로 소설은 일제치하의 조선과 촛불시위와 대통령 탄핵이라는 소용돌이에 휘말린 대한민국을 왔다갔다 하면서 우리의 삶에 안중근의 삶을 녹여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소설 자체는 제목부터 그렇지만 새로운 시도가 굉장히 많고 거의 대부분 실패하지 않는다.
일단, 우리가 아니 내가 알고 있는 독립투사들의 삶 자체게 그리 많이 않았다. 이 소설은 그들의 독립투쟁을 영화에서 보듯이, 소설에서 읽을 수 있듯이 세심하고 위트있는 이야기들로 전한다. 마치 내 옆집 아저씨의 삶처럼.. 그들의 삶에 우리네 삶이 투영되는 느낌이 들도록 써내는 작가의 필력에 감탄을 많이 하면서 읽었다. 또한 각각의 에피소드가 궁금해서 그리 작지 않은 양임에도 불구하고 술술 익힌다.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고 있는 글이라도 읽혀지지 않으면 그 책의 내용일 잘 알려지지 않게 되고 결국 원래의 그 가치가 바래게 되는 일이 꽤 생기는 요즘, 안중근이라는 훌륭한 존재에 대해 재미있는 글로 우리가 그의 삶을 좀 더 자세하게, 진중하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는 소설이었다.
하지만...
독립열사의 삶은 그 자체가 숭고한 것이 맞고, 개인적으로 난 그분들에게 일정 이상의 빚을 지고 살고 있다고 생가한다. 하지만 그래도 안중근이라는 위인의 일상적인 삶 뿐 아니라 그의 인간적인 면도 보여지기를 기대했던 내가 읽기에는 너무 위인전기 같은 느낌이 강했다. 아주 좋은 글솜씨로 지어진 소설같은 위인전기를 읽은 느낌을 끝까지 지울 수 없어서 그것이 좀 아쉬웠다. 돌아가신 분이고, 독립투사인.. 정말 위인은 맞지만.. 당신 주변에 항상 바르기만 한 사람이 있는가? 난 아직 그런 사람을 만나지 못했기에 책을 읽으면서 드는 거리감과 약간의 반감은 어쩔 수가 없었던 듯 하다.
위인전기와 소설을 경계 그 경계를 살짝 전자쪽으로 넘긴듯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 텔링이 훌륭한 소설 한권, 좋은 작가를 만나게 된 것 같아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