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한없이 겸손하게 만들어주는 책..내 상식의 세계를 온전히 파괴한 후, 그 위에 보르헤스의 세계를 세워야 하는데 그게 역부족이니 더 어려웠던것 같다. 다만 책장을 넘길때마다 만화경을 들여다보며 색종이조각이 무한히 바뀌는걸 보는 것 같은 환상문학에 젖어볼 수 있었던 것 같다.포스트모더니즘과 탈구조주의, 다원화된 세계에대해 어렴풋이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나 할 수 있을까.하지만 붕새의 큰 뜻을 참새가 어찌 알리오?ㅋ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에 이어 읽은 책.왜 차별하고 따돌리는지 과학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짧지만 뒷부분에는 따돌림 당하지 않는 팁도 살짝 전수한다.집단화가 차별과 따돌림을 불러 오고..협업을 통한 성과주의가 차별을 불러 온다면..우리 사회는 이제 다양화, 개인화, 세분화가 지향해야할 바가 아닌지..
그 어떤 공포소설보다도 공포스럽다. 현실이라 그런가보다..책을 읽는 동안 잠깐 잠들었다가 꿈을 꿨는데 악몽을 꾼 적도 있었다..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대학에 가고 사회에 나가는 20대의 나이에도.. 여전히 사회는 바뀌지 않더라..는 악몽이다.알게 모르게 차별에 찬성했던 나 자신을 반성하고..자기계발서를 믿고 그 허상을 꿈꿨던 내 자신이 짠했고..잘 안된게 내 탓이라 생각하고 괴로워했던 지난날이 회한스럽다..사회는 앞으로 조금 더 나아지겠지만.. 그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우리 아이의 시민의식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고민을 나눠야 할 때다.
인생 살아가면서 좋은 작품을 읽고 좋은 작가를 알게 되었다는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터키 작가인 사바하틴 알리의 ‘모피 코트를 입은 마돈나‘도 나에게 딱 그런 느낌을 주게 한 작품이다. 너무나 성찰적이지만 재미있고, 어디서 들어본듯한 사랑 이야기의 전형적인 스토리지만 통속적이지 않다. 작품을 읽다 보면, 투르게네프의 첫사랑도 생각나고,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도 생각나고,김승옥의 무진기행도 생각난다.작가의 인생에 대한 성찰이나 철학적 담론은 알랭 드 보통의 어떤 에세이 구절 같기도 하다.요즘 내 개인적인 화두인..남을 함부로 재단하는 것..내 식대로 판단하고 치부해버리는 것..선입견, 편견, 오해..이런 것에대해 생각하게 해 보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