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인데요, 집수리 기사입니다
안형선 지음, 조원지 그림 / 크래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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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오늘의 한 걸음이 만들어내는 변화>


실패든 성공이든 '해봤다'는 사실만으로 누군가의 삶은 분명 바뀔 거라 믿는다.

p.176


 여성이라면, 특히 혼자 사는 여성이라면 주거침입이나 여성을 위협하는 불미스러운 사건 등의 이유로 낯선 이와의 접촉이나 방문이 불안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도 자취하며 소름 돋는 경험을 했던 적이 있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앞 집에 사건이 생겨 과학 수사대가 출동했던 것과, 내가 집에 없을 때 집주인 아저씨가 말도 없이 집을 들락날락했었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던 것은 지금도 가끔 떠오를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다양한 일을 겪으며 혼자 사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더 커져서, 인터넷 기사님의 방문이나 무거운 가구 배달 등 주로 남성들의 방문이 많은 일들이 생기면 친구들을 집으로 부르기도 했었다. 남성들을 잠정적 범죄자로 생각해서가 아니라 여성이라면 대부분 공감할 근원적인 불안감이 있고, 그것이 경험에 의해 좀 더 큰 두려움이 되어있었다. (남성분들이 이 부분에 대해 오해가 없으시길 바란다.)



 «여자인데요, 집수리 기사입니다»는 이러한 여성들을 위해 여성 집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디자이너인 친구가 만화로 그려낸 책이다. 저자는 여성으로서 느끼는 두려움과 불편함에서 시작된 아이디어를 현재의 사업으로 발전시켰다. 여성의 입장에 국한되기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민하며 일을 꾸려 나가는 저자의 모습은 사업가로서도, 한 명의 작업자로서도 훌륭하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저자는 작업 후에 듣는 감사 인사와 응원을 통해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하지만 여성 인력이 거의 없는 직종이다 보니 편견 가득한 시선이 자주 따라붙는다. '여자라서~', '여자인데~', '여자가~' 등으로 시작하는 말을 듣거나 같은 상황에서 남자와 비교되는 등의 일들을 자주 겪는다고 하니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이 얼마나 뿌리 깊은지 알 수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여자'라는 시선에서 벗어나 그저 한 사람으로 봐주길, 여성 수리기사나 기술자 등이 누구의 눈에도 이상할 게 없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저자의 간절한 마음이 전해진다. 집수리 서비스 이외에도 인터뷰, 강연, 워크숍 등을 통해 여성 인력을 길러내고 여성의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과 인식을 바꿔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What's in my bag?' 코너에서 여성들의 흔한 소품들 대신 공구를 소개해 주는 구성도 재미있다. 그간 쓰임을 잘 알지 못했던 것들도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어 기회가 되면 사용해 보려고 한다.



 누군가의 작은 시도가 또 다른 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그런 일들이 반복되다 보면 큰 흐름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저자의 이야기와 삶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는 누군가에게 희망과 용기가 되고, 그런 도전과 의지들이 모여 사회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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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에게 필요한 11가지 약 이야기
정승규 지음 / 큰숲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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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최신 의약학 지식을 더하고 스토리를 보강해

전면 개정증보판으로 돌아온

생기부 필독서 선정 베스트셀러


«인류를 구한 12가지 약 이야기»

«인류에게 필요한 11가지 약 이야기»





<역사를 만들고 미래를 연 인류 최고의 발명>


병상에 갇혀 있던 소년이 활기를 되찾는 그 순간, 벅찬 환희와 눈물이 흘렀다. 죽음의 병이라 불리던 당뇨가, 인슐린 주사로 최초로 제압된 순간이었다.

p.317


 «인류를 구한 12가지 약 이야기»와 «인류에게 필요한 11가지 약 이야기»는 역사를 따라 약이 발전해 온 과정과 그 이면에 가려진 이야기를 흥미롭고 친근하게 풀어낸 과학교양서다. 약학이라고 하면 조금 딱딱하고 어려운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역사적 사건과 인물 뒤에 숨은 이야기들이 그저 재미있게만 느껴지는 책이다. 그렇게 얇지 않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과학 교양서임에도 불구하고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며 다음 내용이 궁금해지는 그런 책.


 «인류에게 필요한 11가지 약 이야기»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관심이 높아진 항바이러스제, 스트레스와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사용이 늘어난 정신과 약, 그리고 당뇨약에서 발전해 새로운 치료 흐름을 만든 비만치료제까지 다루고 있다.





 약에 관한 내용뿐 아니라 관련된 역사적, 사회적, 문학적인 내용을 추가해 이해하기 쉽게 구성하고, 인류의 삶에 큰 영향을 준 혁신적이고 획기적인 약을 개발된 순서대로 배치했다. 약에 관한 과학적인 설명과 더불어 당시 시대적 상황과 약이 개발됨으로써 일어난 변화에 중점을 두었다. 각 챕터 말미에는 최신 의약 동향이 소개되어 있어 약의 현실과 쓰임에 대한 이해를 한층 높일 수 있다.





 코코아가 유럽 귀족들의 속을 편안하게 하는 약, 즉 일종의 소화제로 이용되었던 사실을 아는가? 카카오의 쓴맛과 떫은맛을 내는 폴리페놀 성분이 기름진 음식을 먹고 난 뒤 위와 장의 움직임을 도와 소화를 원활하게 하고, 체내에서 불필요한 산화를 막아 위장을 보호한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약재로 여겨지던 카카오는 카카오버터를 분리하는 기술이 발명되면서 코코아 분말이 탄생하고, 스위스에서는 여기에 우유를 더해 밀크초콜릿을 만들었다고 한다. 초콜릿이 대량생산되면서, 귀족의 약은 대중의 간식으로 변모했다.





 역사의 흐름을 따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잘 알지 못했던, 그러나 알면 알수록 흥미롭고 궁금해지는 약의 세계에 빠져들게 된다. 재미있게 읽어가며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과정에서 새로운 통찰이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 책은 단순한 지식의 전달을 넘어 약을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주는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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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구한 12가지 약 이야기
정승규 지음 / 큰숲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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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의약학 지식을 더하고 스토리를 보강해

전면 개정증보판으로 돌아온

생기부 필독서 선정 베스트셀러


«인류를 구한 12가지 약 이야기»

«인류에게 필요한 11가지 약 이야기»


<질병과 맞서 생명을 지켜낸 약의 역사>


살상 무기로 시작된 항암제가 생명을 지키는 희망이 되었다.

과학이 죽음을 넘어 생명을 향해 나아간 기념비적 여정이다.

p.384


«인류를 구한 12가지 약 이야기»와 «인류에게 필요한 11가지 약 이야기»는 역사를 따라 약이 발전해 온 과정과 그 이면에 가려진 이야기를 흥미롭고 친근하게 풀어낸 과학교양서다. 약학이라고 하면 조금 딱딱하고 어려운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역사적 사건과 인물 뒤에 숨은 이야기들이 그저 재미있게만 느껴지는 책이다. 그렇게 얇지 않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과학 교양서임에도 불구하고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며 다음 내용이 궁금해지는 그런 책.


«인류를 구한 12가지 약 이야기»에서는 미신으로 병을 다스리던 시절부터 인간 게놈 프로젝트와 첨단 바이오 테크까지, 역사를 희극과 비극으로 가른 치료 약의 역사에 대해 알아본다. 각 챕터는 항생제, 말라리아, 환각제, 진통제, 마취제, 근육 이완제, 프로바이오틱스, 비타민 B, 스타틴, 고혈압약, 비아그라, 항암제까지 12가지 약에 대해 소개한다. 각 챕터 말미에는 최신 의약 동향이 소개되어 있어, 과거와 현재의 흐름을 함께 이해할 수 있다.





약은 용법과 용량이 중요하며, 모든 약에는 부작용이 있다. 그래서 약은 처음 세상에 나온 뒤에도 계속 개량되며 효능을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약의 개발이라는 과학적 성과 자체를 중심으로 다뤘기 때문에 부작용에 관한 내용을 많이 담지는 못했지만, 모든 약에는 부작용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다.





코카콜라가 모르핀 중독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알코올음료이자 약에서 유래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이 음료에는 코카나무 잎 추출물이 들어가는데,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코카 잎은 환각제인 코카인의 원료이다. 그런데 코카인이 알려진 초창기에 이것이 획기적인 신경 정신 자극제로 여겨져 우울증이나 무기력증 환자들에게 투여하기도 했었다는 사실을 아는가?!





역사의 흐름을 따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잘 알지 못했던, 그러나 알면 알수록 흥미롭고 궁금해지는 약의 세계에 빠져들게 된다. 재미있게 읽어가며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과정에서 새로운 통찰이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 책은 단순한 지식의 전달을 넘어 약을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주는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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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걷는 사람들
김희영.류정희 지음 / 담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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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속도로 살아낼 용기>

행복은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느끼는 것이다.

p.5



이 책은 김희영의 «언터치 육아» 일부를

그래픽노블로 완성한 책이다.


각자의 이유로 삶에 지친 부부가

모든 걸 잠시 내려놓고 떠난 제주에서

다시 행복을 느끼고 일상을 되찾는 이야기.


나에게도 어린아이를 육아하며, 남편의 번아웃으로,

몸도 마음도 힘들었던 지난날이 있었기에

더욱 공감하며 읽었다.


따뜻한 그림으로 상황과 감정이 더 생생하게 느껴져서 좋았고,

읽는 내내 치유받는 느낌이 들어

책을 덮을 때에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우리 이렇게 사느니 여행이나 가자.

p.30



한국 사회는 유독 비교와 획일화가 심하다는 생각을 한다.


인생의 어느 시기마다 성취해야 한다고 여겨지는 목표가 있고,

그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인생을 제대로 살아내지 못한 것처럼 느낀다.


남들과 달라 눈에 띄는 것보다는 다수의 선택을 따라갈 때가 많고

그렇기에 더욱 남들과 비교하며 어떤 '기준'이라는 것에 맞추려 한다.






행복... 참 별거 아니네...

p.39





하지만 행복은 그런 '기준'을 충족할 때 오는 것이 아니다.


자신만의 속도로 내면의 소리를 들으며 살아갈 때,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있을 때,


그제야 우리는 늘 곁에 있었지만 지나쳤던

진짜 행복을 알아차리게 된다.







돈 많이 벌어 좋은 집으로 이사 가고

유명한 곳에 여행하는 게 행복인 줄 알았어.

근데... 그건 진짜 행복이 아니었어...

p.41



행복은 정답이 아니라 속도의 문제일지도 모른다고 저자는 말한다.


지금 너무 힘들다면

잠시 멈춰서 자신을 바라보자.


조금 천천히 가도 인생은 생각보다 잘 굴러간다.

어쩌면 훨씬 더 나아진다.


걱정하는 만큼 큰일은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천천히 걷는 사람들»을 통해

바쁜 일상 속에서도 나 자신을 잃지 않도록,

매일의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천천히 걸어볼 용기를 내어 보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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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누이, 다경
서미애 지음 / 한끼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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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뒤에 숨은 얼굴들>


사람이 얼마나 쉽게 자신을 감추고 거짓말을 하는지. 아무리 가족이라도 그 가면 뒤의 모습까지는 알 수 없는 법이다.

p.203


 «여우누이, 다경»은 설화 ‘여우누이’를 현대적으로 변주한 심리 스릴러이다. 여우누이 설화는 여우가 누이동생으로 태어나 집안을 망하게 하는 이야기다. 딸을 간절히 원하던 부부가 딸을 얻고 나서부터 집안에 자꾸 이상한 일이 생긴다. 막내아들이 누이의 끔찍한 행동을 보고 아버지에게 전하지만 믿을 수 없던 아버지는 아들을 집에서 쫓아낸다. 그 후로 집안은 풍비박산이 나고, 여우누이는 돌아온 막내아들마저 죽이려 하지만 실패한다. 이 설화는 남성의 영웅서사를 담고 있다. 집을 떠나 성장한 막내아들이 돌아와 초월적 능력으로 위기를 극복하며 결국 여우누이를 죽이고 살아남는 이야기. 저자는 이 설화에 변주를 주어 ‘연약한 피해자’로 규정되어 온 소녀 서사를 정면으로 전복시켜 끔찍한 사건에 무너지기 보다 자신이 직접 복수자로 나서게 한다.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다경은 아빠의 동업자이자 친한 친구였던 정환의 집에서 잠시 머물게 된다. 정환의 부인 세라는 평소에도 딸이 가지고 싶었던 터라 다경을 딸처럼 여기며 반긴다. 여행지에서 다경과 어색한 일이 있었던 첫째 아들 민규, 티격태격하지만 서로에 대해 잘 아는 동갑내기인 둘재 아들 선규까지, 네 식구와 다경의 생활이 시작된다. 하지만 다경이 집에 온 뒤부터 집안엔 묘한 기류가 흐른다. 다경의 행동이나 말에서 어떤 위화감이 느껴지지만, 하루아침에 부모님을 모두 잃은 사춘기 청소년인 다경이기에 가족들은 그녀를 대하는 것이 조심스럽다.


 여우누이 설화의 누이처럼, 다경은 평온한 가정의 일상에 파고들어 한 집안을 파멸로 이끈다. 이야기의 시작부터 다경은 상대에 따라 다중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매우 의뭉스럽고 의문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후반부로 가며 사건의 내막이 드러남에 따라 우리는 다경의 말과 행동의 이유나 근거를 알게 된다. "아무리 가족이어도 그 가면 뒤의 모습까지는 알 수 없다"라는 문장은 다경을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변모하게 하는 서사의 핵심이다.


 등장인물들의 시점이 번갈아 등장하며 각자의 사정과 심리를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구성은, 독자가 이 기묘한 분위기의 근원을 파악하는 데 집중하게 한다. 직선적인 묘사와 명확한 서술은 이 책을 청소년 소설처럼 느끼게도 하지만, 곳곳에 복선을 깔고 회수하는 방식을 반복하며 사건의 진상이 드러날 때까지 계속해서 긴장감을 유지한다.


 이 작품을 읽는 동안 독자는 끊임없이 누군가의 표정 뒤에 숨어 있는 또 다른 얼굴을 상상하게 된다. 가까운 가족에게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정말 서로를 알고 있는가, 그리고 그 믿음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다경의 부모님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고, 다경 또한 예전의 삶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 그러나 다경에게 고통을 준 사람과 그 가족들은 여전히 삶을 이어나간다. 다만 그 삶은 추악한 현실 앞에서 각자의 마음에 드리운 어둠과 다경이 만든 균열이 더해져 결국 모두에게 더 깊은 상흔으로 남게 될 것이다. 다경의 복수가 마냥 통쾌하지만은 않은 까닭이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도 불편함이 잔향처럼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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