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 아저씨
김은주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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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청소년소설인 '구구 아저씨'를 읽어보았다. 책소개만 얼핏 보고, '구구 아저씨'는 노숙자이거나 그냥 지나가는 평범한 아저씨겠거니 싶었다. 그런데 아뿔싸! 진짜 비둘기일 줄이야...

 

 

비둘기와 대화가 통하는 17살의 주연은 전국에서 두번째로 빠르고 세계신기록을 목전에 둔 여고생이다. 중요한 대회에서 발목부상을 당한 뒤, 깨끗히 완치가 되었음에도 부상 후유증으로 달리기를 하지 못한다. 열심히 재활치료도 하고, 정신적인 문제인가 싶어서 상담도 받아보고, 여러 노력을 해보았지만 쉽게 나아지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한강 편의점 앞에서 핫바를 먹고싶다고 말을 거는 비둘기 '구구'를 만나게 된다. 구구는 참 특이하다. 일단 굉장히 잡학다식하고 일반 어른들보다 아는 것이 훨씬 많다. 조용필의 노래가사를 다 외우고 있고, 외제차를 구별할 줄 안다. 심지어 한강공원 어디에서 무료 와이파이가 터지는지까지 알고 있다. 이 이상한 비둘기 아저씨와 친구가 된 주연은 아저씨의 목표인 <첩혈쌍웅 3>에 출현하기 위해, 그리고 주연의 잃어버린 핸드폰을 찾기 위해 무작정 홍콩으로 떠난다.

 

 

청소년소설치고 꽤 두꺼운 두께에 내용은 아저씨와 소녀의 우정이야기라니... 과연 재밌을까? 좀 뻔한 내용이겠지? 반신반의 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다르게 굉장히 독특했고 무척 재미있었다. 일단 그냥 아저씨가 아니라 무려 진짜 새! '비둘기'. 그것도 놀라운데 말도 재밌게 잘하고 무척 똑똑하다. 주인공 소녀 주변의 어른들도 다 좋았다. 육상을 그만둘까 고민하는 딸에게 하고싶은거 맘껏 하고 놀라고 용돈을 올려주는 엄마, 지구를 구하는 일도 아닌데 너무 심각해질 필요 없다고 하는 아빠, 갑자기 홍콩으로 떠나겠다는 주인공에게 자신의 옷가지를 챙겨주고 신용카들을 쥐어주는 언니, 그리고 늘 옆에 있어주는 든든한 구구 아저씨까지. 이렇게 주변에 든든한 사람들이 함께였기 때문에 주인공은 힘든 위기를 이겨내고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나도 주변에 저렇게 마음 따듯한 사람들이 있었으면, 그리고 나의 아이게 저렇게 멋진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꾸 곱씹게 되는 좋은 문구들도 많았고, 희망찬 결말까지 마음에 쏙 들었다. 오랜만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은 청소년소설이었다. 진로 때문에 고민하는 주변의 청소년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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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손탁 호텔에서
듀나 지음 / 퍼플레인(갈매나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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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나 작가의 책을 처음으로 읽어보았다. sf와 미스터리 분야에서 워낙 유명한 작가라 한번 꼭 읽어보고 싶었는데, 미스터리소설, 거기다 내가 좋아하는 단편, 그리고 표지까지 너무 예쁜 이번 신작소설은 단번에 바로 집어들어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이번 책은 듀나 작가의 미스터리 단편만을 묶은 단편집으로 총 8편이 수록되어 있다. 팬도 많고 워낙 유명한 작가라 무척 기대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나, 첫편부터 굉장히 흡입력있고 마지막 결말부분 또한 머리를 꽝! 한대 맞은 것 같은 충격이었다. 다소 클래식하고 올드하다고 치부될 수 있는 밀실살인트릭을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그럴싸하게 잘 풀어내었다. 그 뒤에 이어지는 단편들 또한 추리소설의 공식을 반듯하게 따르면서도 듀나만의 스타일로 재창조해내었다.

 

최근에 나온 추리소설들은 기존의 소설 방식에서 탈피하여 범인을 미리 드러낸다거나, 또는 범인의 입장에서 서술하기도 한다. 또는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만한 주제에만 몰입해서 오히려 추리소설의 본질에 집중하지 못하고 뭔가 찝찝하고 다소 허무한 결말로 끝내버리기도 한다. 사회적 주제를 담는 것도 좋고, 다른 접근방식도 좋지만 나는 철저하게 추리소설의 공식에 다르는 소설들이 좋다. 범인이 누굴까? 결국 밝혀질까? 어떤 비밀이 숨겨져있을까? 상상해보면서 읽는 재미가 있다. 특히나 마지막 결말에 반전이 있으면 더 대박! 그러한 점에서 이번 듀나의 추리소설 단편집은 딱 내가 좋아할만한 스타일의 클래식한 추리소설이었다. 그래, 이거지, 이게 추리소설이지! 하면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정말 즐겁게 읽었다. 글의 구성이나 흡입력 또한 뛰어나서 듀나 작가의 또 다른 작품들도 연이어 보고싶어졌다. 오랜만에 재밌게 읽은 추리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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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찻집 소원우리숲그림책 8
박종진 지음, 설찌 그림 / 소원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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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에는 특히나 자주 나오는 등장인물이 있다. 의인화된 동물, 그리고 어린이. 최근에는 여기에 더해 노인(할아버지와 할머니)도 많이 등장한다. 아무래도 인구노령화도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무엇보다 바쁜 엄마아빠를 대신해 조부모와 함께 생활하는 어린이들이 많기에 자연스럽게 나오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책 또한 의인화된 동물과, 노인이 나온다.

 

 

아직 무거운 짐을 척척 나를 수 있지만, 나이가 들어 자연스럽게 퇴직하게 된 할아버지는 좀 서글프다. 할머니에게 차를 타주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던 그는 용기를 내어 찻집을 차리게 된다. 하지만 노인이 운영하는 찻집에는 쓸쓸하게도 아무도 오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점잖은 고양이 손님이 한명 방문한다. 첫손님을 위해 할아버지는 정성껏 차를 내리는데, 하지만 차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고양이는 냄새를 한번 맡아본 뒤 휙 가버리고 만다. 할아버지는 실망하지 않고, 다음날부터 고양이의 입맛에 맞는 차를 타기 위해 매일 노력한다. 그리고 드디어 고양이 입맛에 쏙 맞는 고등어 수프를 내놓는데...! 과연 고양이는 흡족해했을까? 그리고 할아버지는 찻집 운영을 계속 할 수 있었을까?

 

 

책을 보는 내내 귀여운 고양이와 할아버지 덕에 저절로 미소가 피어올랐다. 다른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차를 대접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할아버지의 모습도 좋았고, 정장을 입고 차를 홀짝거리는 고양이의 모습도 너무 사랑스러웠다. 특히나 퇴직하고 무기력하게 지내던 할아버지가 찻집을 차리고 고양이를 만나 다양한 동물, 사람들과 어울리며 소통하는 모습에 왠지 모를 찡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사회는 노인들을 그저 챙겨줘야할 대상으로 밖에 보지 않는다. 귀가 어둡고 느리다고, 그래서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억지로 보살펴주어야할 존재로 여긴다. 하지만 노인들은 그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지혜롭고, 따듯한 마음을 가진 우리사회의 한 구성원이다. 어른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있고, 또 아이들이 안전한 사회에서 잘 살아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 한명의 손님을 위해 차()를 개발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할아버지를 보면서 나도 저런 어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멋진 어른이 나오는, 그리고 귀여운 고양이가 나오는 참 따듯하고 소중한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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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말린 공주 풀빛 그림 아이
다비드 칼리 지음, 파티냐 라모스 그림, 박선주 옮김 / 풀빛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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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그림책 작가 '다비드 칼리'의 신작을 읽어보았다. 제목은 '투르말린 공주'. 다비드 칼리가 글을 쓰고 파티냐 라모스가 그림을 그렸다. 제목에 '공주'가 들어간 책 답게 이 책의 시작은 '옛날 옛날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주가 살았어요.'로 시작한다. 이 어여쁜 공주는 (당연하게도) 성 안에 갇혀 있고, 공주를 구하기 위해 수 많은 기사들이 모험을 떠난다.



선홍빛 루비 기사, 초록색 에메랄드 기사, 파란색 청금색 기사 등 자신만의 고유한 빛깔을 가진 기사들이 길을 떠난다. 하지만 말에서 떨어지고, 길을 잃고, 칡넝쿨에 엉키는 사고로 인해 결국엔 실패하고 만다. 그렇다면 맨 마지막에 공주를 구한 기사는 누구일까? 바로 아무 색 없는 투명한 크리스털 기사였다.



이렇게 줄거리만 보면 뻔하디 뻔한 내용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맨 마지막의 그림을 보고 나서는 모두들 '아...'하는 탄식을 내뱉게 될 것이다. 스포가 되서 말할 순 없지만 나 또한 마지막 장면을 보고 묘한 충격을 얻었다. 그 장면을 보고 내가 얼마나 틀에 박힌 사고를 가진 사람이었는지, 편협한 생각을 했는지 그제서야 깨달았다.



나는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앞으로 다시 넘어가 처음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자 수 많은 색깔의 보석기사들이 왜 공주 구하기에 실패할 수 밖에 없었는지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단 한가지의 빛깔 밖에 품지 못하는 기사들은 자신만의 고정관념, 편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시야가 좁을 수 밖에 없고, 그래서 계속해서 실패했다. 하지만 모든 색깔을 품고 상대방의 모습을 그대로 투명하게 비춰줄 수 있는 크리스탈 기사는 열려있는 마음으로 모든 난관을 해치고 비로소 공주를 구할 수 있었다.



아이들은 이 책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생각보다 꽤 덤덤하게 받아들일 것 같다. 투명하고, 편견이 없으니까. '아 그렇구나'하고 아무렇지 않게 생각할 것 같다. 어른들은 나처럼 놀라면서 읽고, 아이들은 예쁜 그림을 보며 그냥 재미있게 읽을 것 같다. 다른 여러 사람들과 이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고 싶다. 그림도 예쁘고 담고 있는 메세지도 좋은 참 좋은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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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사용 설명서
전건우 지음, 더미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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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싹오싹한 표지에 다양한 괴물들이 나오는 어린이소설이다. 청소년소설이라고 하기엔 글도 짧고 내용도 단순한? 초등학생 고학년 정도가 딱 보면 좋을 소설이다.



평범한 학생인 현우는 어느날 갑자기 '괴물 사용 설명서' 앱을 갖게 된다. 이 앱이 왜 나타났는지, 어디서 나타났는지는 모르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이 앱으로 나쁜사람들을 맘껏 혼내줄 수 있다는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반 친구를 괴롭히는 형들에게 사용했다. 앱은 현우가 쓴 대로 실행이 되고 나쁜 형들을 대신 응징해준다. 그 다음엔 친구를 친 뺑소니범을 잡는데 사용한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실제로 나쁜 놈들이었고, 그 강도도 세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이후에 현우는 앱에 점차 중독되게 되고, 나쁜 놈들을 잡는데 쓰는 것이 아니라 자기 맘에 들지 않는 사람들을 응징하기 위해 쓰게 된다.



괴물 사용 설명서 앱에 중독되어가는 현우를 보면서 컴퓨터와 핸드폰에 중독된 아이들이 떠올랐다. 자극적이고 위험한 컨텐츠들에 노출된 아이들은 그만큼 도박이나 음란물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아이들이 이 소설을 읽으면서 무언가에 중독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나와 내 주변을 얼마나 망가트리는지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위험성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책에는 아이들이 그나이 때 관심있어하고 좋아하는(?) 괴물들이 많이 나온다. 흡혈귀, 늑대인간, 슬렌더맨, 좀비와 같은 오싹오싹한 귀신들이 나오는데 이 괴물들이 모두 총 출동하는 클라이막스 부분이 특히나 더 무섭다. 속도감있는 전개와 생동감 있는 묘사에 아이들도 무척 빠져 읽을 것 같다.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하면서도 중독에 대한 교훈까지 놓치지 않는, 좋은 어린이소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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