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으로 읽는 자본주의 - <유토피아>에서 <위대한 개츠비>까지
조준현 지음 / 다시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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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이 유달리 많은 나는 대학과 대학원을 여러 군데 다니느라고 공부만 했지, 수지가 맞는 스펙은 만들지 못한 것 같다. 

 경제학이 따분하고 어려운 학문일 수 있지만 많은 책을 어쩔수 없이 읽고 강의를 듣느라 지금 나로서는 전혀 부담감이 없는듯하다. 거기에다가 역사도 좋아하고 문학도 선호하는 편이라(오지랖이 넓은가보다) 이 책이 매우 재미가 있다. 




<고전으로 읽는 자본주의>가 책 제목처럼 자본주의와 고전의 만남이라 볼 수 있지만, 저자는 단지 고전을 해설하려는 것이 아니라 고전을 인용할 뿐이다. 즉 고전이나 고전의 저자가 중심이 아니라 '고전의 시대'에 관해  설명을 하고 있고 자본주의의 역사를 돌아보는 것이다.

저자인 조준현 교수는 경제학과 교수로서 전문가다운 학식과 고전을 보면서 군데군데 날카로운 현실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예를 들면 1장"자본주의는 어디에서 왔는가" 01편 "땅에서 쫓겨난 사람들"이야기에서는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를 토대로 이야기를 한다.

 

 

이 책 속의 소중한 글

주 40시간 노동제는 1936년 프랑스에서 처음 실시되었다. 미국도 1938년부터 주 40시간 노동제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53년 근로기준법의 제정과 함께 1일 8시간 노동의 규정이 만들어졌다. 2013년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44.6시간이다. 그나마 수십년 동안 지켜온 노동시간 세계1위의 자리를 내준 것만으로도 자랑스러워해야 할지 모르겠다. 

- 본문 194페이지에서-

 

<유토피아>가 출간된 당시는 영국이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자본주의 시대를 활짝 열었을 때로 인클로저(토지의 경계에 울타리를 친다는 뜻) 운동 출현으로 농민들이 토지에서 추방당하기 시작할 때이다. 모어가 <유토피아>에서 비판한 것은 양을 키우기 위해 울타리치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던 당시의 영국사회이다.양을 키우기 위해 농경지가 목초지로 전환되자 곡물생산이 급감하고 곡물가격이 오르기 시작했으며 토지에 묶여 있던 농민들이 자본가와 노동자라는 새로운 계급으로 나뉘기 시작하여 '자본주의의 본원적 축적의 시대'라고 카를 마크르스는 말한다. 그런데, 조준현 교수는 <유토피아>에서 양이 사람을 잡아먹는다라는 표현은 양을 키우기 위해 농민을 토지에서 내쫓고 그 농민들이 갈 곳이 없어 굶어 죽어야 한다는 것을 비유한 것이라 하며 이런 일이 16세기 영국에서만 일어난 것이 아니라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일어나고 있으며 그 예로써 용산 재개발 사업을 들고 있다.

"16세기 영국에서는 양이 사람을 잡아먹었지만, 21세기 대한민국에서는 쇼핑몰이 사람을 잡아먹는다."(24p)

<유토피아>를 지은 토머스 모어는 영국왕 헨리8세의 절친이었는데 헨리8세가 아들을 낳으려고 첫 부인과 이혼할려는데 교황이 반대하자 영국 국교회를 설립했고 모어가 이를 반대하자 죽게 되었다. 그런데 헨리8세이 두번째 부인도 아들을 못낳고 세번째 부인이 아들을 낳았지만 출산후유증으로 며칠만에 죽고 헨리8세가 이후에도 세명의 왕비와 더 결혼하지만 더 아들을 낳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아들마저 일찍 죽고 첫번째 부인의 딸이 왕위에 오르면서(메리여왕) 많은 사람들을 탄압했으나 또다시 일찍 죽고 둘째 부인의 딸이 왕위에 올라 그 유명한 엘리자베스 1세가 된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 고전에 대한 이야기, 고전의 시대적 배경(즉, 역사), 그리고 자본주의를 논하고 있다.

또한 많은 그림과 사진이 곁들여지면서 자본주의의 역사를 이야기한다.

이책에서는 아주 유명한 43개의 고전이 1장 자본주의는 어디에서 왔는가, 2장 자본주의는 무엇인가, 3장 자본주의는 어디로 가는가로 구분되어 설명되어 있으며 무엇보다도 경제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커다란 도움이 될 것 같고, 교양서로서도 훌륭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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