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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와 수잔 ㅣ 버티고 시리즈
오스틴 라이트 지음, 박산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6년 12월
평점 :
[서평] 토니와 수잔 [오스틴 라이트 저 / 박산호 역 / 오픈하우스]
이혼을 한 번 하고 지금은 유능한 의사 남편 아놀드와 토끼 같은 아이 셋, 그리고 개와 고양이를 키우며 안정된 삶을 살고 있는 수잔은 25년 만에 헤어진 에드워드의 연락을 받는다. 그것은 에드워드 자신이 쓴 글을 직접 읽어보고 판단해달라는 것이었다. 에드워드도 재혼한 상태였는데 뜬금없이 이제와서 수잔이 자신에게는 최고의 비평가였다며 편지를 보내왔으니 수잔은 당혹스럽기도 했고 불쾌하기도 했다. 하지만 에드워드를 의심하고 소설을 읽어봐 달라는 부탁을 거부하기도 민망해서 책을 보내라고 한다.
그렇게 읽게 된 에드워드의 <녹터널 애니멀스>은 시작부터 엄청 충격적이다. 녹터널 애니멀스의 주인공은 토니라는 대학 교수로 사랑하는 부인 로라와 딸 헬렌과 함께 여름휴가를 즐기기 위해 별장으로 가고 있었다. 별장까지는 거리가 많이 남아 하룻밤 묵을 곳을 찾지만 쉽지 않은 상태에서 헬렌은 그냥 계속해서 가자고 했고 그말에 항상 틀에 박혀 있던 토니는 한밤의 질주를 하는 카우보이가 되는 생각에 들떴다. 그렇게 한밤중 고속도로를 달리게 되었는데 충격적인 사건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주변에는 건물 하나 없고 차들도 없는 고속도로에서 앞을 막고 있는 차가 있었고 토니가 이 차를 앞서 가려 할 때 이들은 속도를 같이 늦추거나 빨리 따라오거나 앞을 가로 막는 등의 시비를 걸어왔다. 그러다 토니는 그 무법자들의 차옆을 긁게 되었고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토니는 차를 세우지 않고 가장 가까운 마을에 나오는 경찰서에서 사건을 신고하기로 생각하고 계속 달리지만 질 안좋은 이들은 토니를 쫓아온다. 결국 토니의 차는 잡혔는데 그들은 남자 셋으로 서로를 레이와 루, 터크라고 불렀다.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던 토니와 로라, 헬렌은 이들을 멀리하는데 이것에 불쾌함을 느끼던 레이는 자기들은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이 타이어를 갈아주고 경찰서에 함께 가자며 토니의 차는 자신이 끌고 갈테니 토니는 루와 함께 오라고 한다. 이것을 거절하는 토니를 두고 제일 거칠은 레이와 터크는 로라와 헬렌이 타고 있는 토니의 차를 타고 떠났다. 그리하여 토니는 루라는 사내를 태우고 그들의 차를 운전하고 따라가는데 그들은 이미 너무 멀리가 보이지 않은 상태였다.
이게 살아있는 아내와 딸의 마지막이라는 것은 꿈에도 모른채..
목적지도 모르는채 루의 말에만 의존하여 운전하던 토니는 깊은 숲 속에서 루의 손에 끌려 내려졌고 루는 토니를 숲에 두고 차를 끌고 떠난다. 그렇다. 토니는 깜깜한 밤에 인적이 드문 숲속에 홀로 남겨졌고 아내와 딸은 납치된 것이다. 걷고 걷고 또 걸어서 날이 밝을 즈음에 불이 켜진 집을 발견했고 도움을 청해 경찰과 연결이 된 토니는 경찰과 함께 어젯밤 벌어진 사태를 되새기고 토니의 가물가물한 기억에 의존해 사건이 벌어진 고속도로와 자신을 두고 간 장소로 되돌아가는데 거기서 결국 아내와 딸을 찾게 된다. 싸늘한 주검으로.. 토니는 가장으로서 저항 한번 하지 못하고 무능력하고 무기력하게 아내와 딸을 지키지 못한 것이다. 이제 홀로 남은 토니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수잔의 삶과 에드워드와의 관계, 그리고 주인공 수잔이 읽는 소설 '녹터널 애니멀스' 속에서 벌어지는 공포스럽고 충격적이며 비극적인 사건의 전개에 엄청 몰입되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푹 빠져 재미있게 보았다. 소설을 읽으면서 현실에서 이런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지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기도 하고 토니를 걱정하고 에드워드를 응원하기도 하는 수잔과 비슷한 심정을 느끼기도 했다. 흥미진진하고 긴박감과 스릴이 넘쳐 계속해서 다음 내용이 궁금해졌다. 25년이나 지난 지금 수잔에게 연락해 자신의 원고를 읽어주기를 청하는 에드워드의 의도는 무엇일지, 조금은 읽기 거북하거나 불편한 사건과 복수에 대한 충격적인 소설의 주인공 토니를 통해 수잔에게 무엇을 전달하려는 것인지, 에드워드의 소설은 수잔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런지 등과 같은 여러가지 많은 궁금증과 질문이 생기는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얼마 전 영화로도 개봉되었는데 이 액자식 구성의 원작 내용을 과연 어떻게 그려냈을런지 너무 기대된다. 부디 원작의 느낌을 잘 살려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