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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후테후장에 어서 오세요
이누이 루카 지음, 김은모 옮김 / 콤마 / 2016년 10월
평점 :
절판
[서평] 테후테후장에 어서 오세요 [이누이 루카 저 / 김은모 역 / 콤마]
이 책은 2012년 10월 일본 NHK BS에서 방영된 인기 주말 드라마 <나비장에 어서오세요>의 원작 소설이다. 요즘은 아니지만 예전에 일본 드라마를 자주 보았던 터라 인기 드라마였고 힐링 판타지 드라마로 큰 호평을 받았다는 드라마의 원작이라기에 재미있을 것 같아 읽어보기로 마음 먹었는데 역시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고 감동적이었다.
여기 테후테후장은 총 6개의 방이 있고 각 방마다 한 명 혹은 두 명(?)씩 살고 있고 여기를 관리하는 집주인 한 명이 살고 있었다. 우선 간단히 들여다 보면 이야기의 시작은 다카하시 신이치라는 젊은 청년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한다. 다카하시는 열심히 구직활동을 하지만 매번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들은 좋지 않은 사고나 병으로 인해 죽었다. 그것이 우연인지 정말 다카하시 때문인지 몰라도 어쨌든 다카하시는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는 죽는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박혀서 아무도 만나지 않고 조용히 살고 싶어서 방을 구하는 중이었다.
이 때 뚜렷한 직업이 없던 다카하시의 눈에 가격도 저렴한 월세에 방 두개와 부엌, 게다가 보증금과 관리비도 없는 최적의 조건인 집 테후테후장을 소개하는 문구가 들어왔다. 화장실과 욕실, 현관이 공동이라는 것이 신경 쓰였지만, 방세가 파격적이고 시내에서 적당히 떨어져 있어 다카하시가 원하는 틀어박히기 안성맞춤인 집이었다. 그리하여 다카하시는 테후테후장을 방문한다.
테후테후장은 녹이 슬고 낡은 목조 건물이라 오래된 유물같은 느낌이었다. 여기는 부드롭고 온화한 목소리를 지닌 집주인이 관리하고 있었는데 내부는 나무랄 데 없이 완벽했고 청결했다. 1층은 1호실부터 3호실, 2층은 4호실부터 6호실까지 그리고 공동으로 사용하는 거실과 당구대가 있었다. 집을 둘러보고 주인의 사무실 겸 방에 들어간 다카하시에게 집주인은 방을 먼저 결정하라며 여섯 장의 사진을 테이블 위에 꺼내 놓는다. 방의 내무 사진인가 싶었는데 사진을 보니 남녀, 노인과 아이를 찍은 사진이 아닌가? 집주인은 그중 세 장을 빼고 나머지 세 장 중에서 누가 좋으냐고 물었고 다카하시는 대학생 정도 되 보이는 여자 사진을 가리켰다. 집주인은 활짝 웃으며 방을 보여드리겠다고 가자고 하는데 그 방은 1호실이었다. 방 안 실내도 나쁘지 않았고 집주인이 깜빡했다며 첫 달 방세는 안받는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조건이라 다카하시는 바로 계약하고 주말에 이사했다. 그렇게 다카하시는 1호실의 주인이 되었다.
이사하고 첫날을 지내고 자고 일어난 아침 시끄럽고 못하는 노랫소리가 다카하시를 깨우는 것이 아닌가. 방을 둘러보니 왠 여자가 자신의 발치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이었다. 자세히 보니 어제 사진에서 본 여자였고 다카하시는 깜짝 놀라 집주인에게 뛰쳐 간다. 집주인은 무덤덤하면서 환하게 미소지으며 그 여자는 1호실에 사는 유령이라고 말하면서 계약서를 보여주는데, 다시 보니 계약서 첫 번째 줄에 "방에 유령이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뚜렷이 적혀 있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다카하시는 다른 방을 구할 보증금이나 비싼 월세를 감당할 상황이 아니었다. 그렇게 해서 여자를 끊겠다고 마음 먹은 다카하시는 어쩔 수 없이 여자 유령과 같이 지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테후테후장 6개의 방에는 각각의 사연을 지닌 유령들이 살고 있었다. 술에 취해 집에 가다 넘어져 죽은 아저씨 유령, 부모가 죽기로 결심해 아이들과 함께 바다에 뛰어들어 억울하게 죽은 미소년 유령, 어렸을 때 수영장에서 사고로 죽은 어린 아이 유령, 오토바이를 타다 죽은 간호사 남자 유령, 유명하지는 않았지만 예쁜 외모로 연예인 활동을 했던 여자 유령 등이었는데 이 유령들을 성불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유령을 만지는 것이었다. 그러나 살아있는 사람이 유령을 만진다는 것은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것은 사랑이든 미움이든 질투이든 존경이든 어떤 감정이던 간에 진심이 담겨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아무나 가능한 것이 아니라 그 유령과 함께 지내면서 사연을 공유한 방주인인 사람들만이 각 방의 유령을 성불할 수 있었다. 과연 이들은 유령들을 성불시킬 수 있을까?
이 소설은 가독성도 높고 술술 읽히는데 여섯 명 각각의 유령 캐릭터들도 특징이 뚜렸하고 매력적이었고 현대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각각의 방주인들의 삶 이야기에 푹 빠져들어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읽으면서 가장 궁금했던 인물은 바로 부드럽고 매너있으며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듯한 분위기로 베일에 쌓인 집주인이었다. 집주인의 비밀이 궁금해서 손을 놓을 수가 없었는데, 다소 가볍고 황당한 귀신 이야기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이야기마다 전하는 메시지를 통해 느끼는 점도 많고 감동을 받기도 했다. 일본 드라마 <나비장에 어서오세요>는 이 이야기를 어떻게 그려냈을지 너무 궁금해져서 시간을 내서 꼭 보고 싶어지는 흥미로운 내용의 감동적이고 기분 좋은 소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