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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산다
샤를 바그네르 지음, 강주헌 옮김 / 더좋은책 / 2016년 9월
평점 :
[서평] 단순하게, 산다 [샤를 바그네르 저 / 강주헌 역 / 더좋은책]
저자 샤를 바그네르는 소르본 대학교와 스트라스부르 대학교에서 공부하였고, 1882년 파리로 돌아와, 1885년부터 아르크뷔지에 가에서 목회 활동을 시작했다. 실천적인 인도주의자인 그는 젊은이들의 모임을 만들어 시대의 문제를 함께 토론했으며,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도덕에 기반을 둔 미래, 나아가 조국의 미래와 관련된 문제를 주로 강연했다. 또한 성직자로서의 의무도 충실히 수행했으며, 노동자들의 모임도 꾸준히 개최해 왕성하게 활동했다. 이런 강연과 모임 및 삶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의>, <젊음>, <용기>, <길을 따라>, <벽난로 옆에서>, <사물의 영혼>, <당당한 사람이 되라> 등의 책을 썼다.
다소 우스울 수도 있겠지만 우선 이 책은 저자보다 역자가 강주헌이라 읽어보고 싶었고 그 다음에 루스펠트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추천한 책이라 궁금했고 단순하게 사는 삶에 대해서도 접하고 싶었다. 요즘같이 무엇이든 넘치는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정말 정신이 없다. 선택지가 너무 많은 만큼 시간도 오래 걸리고 판단력도 흐려지는 것이 느껴진다. 그리고 불필요한 것에도 눈길이 가고 신경이 쓰이고 정신이 산만해지니 단순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지금 읽기에 딱인 책이었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인간에게는 몇몇 기본적인 것만 있으면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는데, 첫째로 인간의 삶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신뢰이다. 우리는 자신에게 허용된 사고의 범위 내에서, 모든 존재물의 기저에 존재하는 것을 믿고 신뢰한다. 그리고 둘째로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인간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자신의 존재에 대한 충분한 이유를 확보한 것이며, 그것이 자신감의 근거가 된다. 자신감을 유지하고, 어떤 경우에도 자신감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조금씩 키워가며, 더욱더 자신의 것으로 확실하게 만들어가려고 노력해야 한다.
우리가 직면한 현대인의 삶은 너무도 복잡해 엄청난 에너지 소비를 요구한다. 그래서 우리는 안달복달하며 숨을 헐떡이고, 끝없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지낸다. 말과 글도 이런 우리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자본은 신뢰이다. 주변 사람들의 신뢰만큼 중요한 자본은 없다. 상대에게 신뢰를 주는 말은 마음을 드러내는 중요한 수단이며, 마음이 가장 구체적으로 표현되는 형태이다. 따라서 생각이 곧 말이라 할 수 있다. 삶을 단순한 방향으로 개선하려면 말과 글에 신경을 써야 한다. 단순하게 생각하듯이 단순하게 말해야 한다. 물론 정식하고 꾸밈없이 말해야 한다. 올바르게 생각하고 솔직하게 말하라!
단순한 의무는 우리가 개개인의 능력과 자원, 여유로운 시간을 활용하여 혜택을 받지 못한 불우한 사람들과 이런저런 관계를 맺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온갖 일에 관여하면서도 정작 그들에게 요구되는 의무에는 무관심하다. 모두가 자신과는 무관한 일에 푹 빠져 자신의 직분과 역할을 잊어버리기 때문에 삶이 복잡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자신과 관계된 의무에 충실한다면 삶 자체가 단순해질 수 있다.
돈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돈에 힘이 있는 건 분명하지만, 전능한 힘은 아니다. 장사꾼 근성의 확산만큼 인간의 삶을 복잡하게 만들고, 인간의 도덕심을 타락시키며, 사회의 정상적인 기능을 왜곡시키는 것은 없다. 장사꾼 근성이 팽배한 곳에서는 모두가 서로를 속이려 할 뿐이다. 누구도 믿을 수 없고, 어떤 것에도 믿음을 줄 수 없으며, 누구도 가치 있는 것을 얻을 수 없다. 성실하고 헌신적인 사람들이 그럴 수 있는 이유는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이 아니라, 마음속에 단순함이란 보물을 간직하고 있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며 헌신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것을 가지려는 소유는 자랑해야 할 특권이 아니라, 그 무게를 느껴야 할 책임이다. 사회적 기능을 완벽하게 해내기 위해 까다로운 수련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경우가 있듯이, 이른바 '부'라고 칭해지는 사회적 기능에도 수련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요즘 유행하는 미니멀리즘, 심플 라이프에서 자주 다루는 것처럼 단지 물건들을 정리하거나 무엇인가를 선택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 다루는 줄 알았는데, 그런 내용이 아니라 단순함의 진정한 정의와 단순하게 생각하고 말하는 것, 돈과 권력에 대한 욕망 등 진정으로 단순한 우리의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 책은 미국의 대통령 루스벨트가 읽고 감동을 받아 대중연설에서 두 번이나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한 단 한 권의 책이라니 그런 의미에서도 충분히 읽어볼만 하고, 마음에 새길 교훈들이 많은 좋은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