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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썰전 - 세계사를 움직인 사상가들의 격투
모기 마코토 지음, 정은지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서평] 철학썰전 [모기 마코토 저 / 정은지 역 / 21세기북스]
저자 모기 마코토는 일본 최대 학원그룹인 순다이학원 세계사 강사로 수도권 학원에서 국공립계 명문대 입시 수험생을 대상으로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경제는 세계사로부터 배워라>, <세계사로 배우자! 지정학> 등이 있고 이 외에도 다수의 세계사 참고서 및 문제집을 집필했다.
이 책은 사상과 철학이 세계사 속에서 어떻게 싹텄고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만들었으며, 질의응답이 이어지는 강좌 형식으로 구성하였다. 매 장마다 주제를 정하고 그와 관련된 사상들이 어떤 논쟁을 벌였는지 살펴보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총 네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선 첫 번째 주제는 법과 정의로 법이란 무엇이고 정의란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살면서 법과 정의가 모순되는 경우를 마주하기도 하는데 이럴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인간은 권력을 어떻게 이용하고 조종해왔는지에 대해 다루는데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몽테스키외, 루소를 만난다.
두 번째 주제는 전쟁과 평화로 마키아벨리와 칸트가 등장하는데 전쟁의 원인을 둘러싼 두가지 큰 대립 축을 제시하고 전쟁 발발을 억제할 수 있는 자구책으로서의 국제법과 집단 안전 보장 체제가 성립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살펴본다. 그리고 세 번째 주제는 이성과 감정으로 서양 철학의 대가 플라톤과 데카르트의 사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마지막 네 번째 주제는 나와 세계로 본래 인간의 의식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궁극적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기서는 철학과 종교, 심리학의 교차 영역으로 칸트와 키르케고르, 니체를 만나본다.
우선 제일 먼저 나치 독일의 아이히만은 유죄인가, 무죄인가를 시작으로 법과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히틀러 직속 무장단체인 친위대 산하에 있던 국가보안본부의 유대인 담당 과장으로 유대인 총살 현장이나 가스 살인 집행 현장을 지휘하기도 한 그는 "너의 아버지는 배신자다"라는 말을 들었다는 자신은 친아버지라도 죽였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그는 세계적으로 악행을 저지른 인물이었지만 그도 유대인을 처형하는 현장에서 구토가 나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고 한다. 극도로 비인간적인 행위임을 알면서도 명령에 따라 악행을 저질렀다. 만약 명령을 거부했다면 목이 날라가거나 본인이 수용소로 끌려갔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살기 위해서 잘못됐음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명령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여 수많은 살생을 한 그는 과연 유죄일까? 무죄일까?
또 다른 주제인 인권은 미국이나 프랑스, 일본의 인권 사상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라파예트가 선언한 프랑스 인권선언의 내용을 살펴보면 인간은 죽임을 당하지 않을 권리(생존권), 노예가 되지 않을 권리(자유권), 차별을 받지 않을 권리(평등권), 재산을 빼앗기지 않을 권리(소유권), 행복을 추구할 권리(행복추구권)를 가져야 한다. 이들 권리를 위협하는 국가의 법은 무효이며, 무효로 만들기 위해 인민이 봉기한 사건인 미국 독립혁명과 프랑스 혁명은 정당한 일로, 국가에 대한 저항권도 인권의 하나라고 여기는 사상이다.
책의 제목이 철학썰전이라 그런지 썰전이라는 TV 프로그램이 먼저 떠올랐다. 세 명이 앉아서 정치이야기를 비롯하여 세상의 큰 사건, 사고들에 대해 토론하여 쉽게 뉴스를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데, 이 책 역시 무겁고 어려운 철학이라는 분야 속 심오한 주제들을 고대부터 현대까지 세계의 큰 사례들과 인물들을 들여다보고 질문과 답으로 이루어져 철학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결코 어렵거나 부담스럽지 않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우리가 살면서 끊임없이 마주하고 고민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며 자신의 철학과 사상을 갖는데 도움이 될 질문들과 답을 만날 수 있는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