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플피플 2.0 -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김영세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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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퍼플피플 2.0 [김영세 저 / 스타리치북스]


이 책의 저자 김영세 디자이너를 처음 접한 것은 2012년 말에 출간된 <퍼플 피플>이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디자인 지도자 또는 디자인 구루로 불리는 김영세 디자이너는 국내외 디자인 경영의 기초로 자리잡은 CIPD 개념을 창시 및 정립, 디자인 우선주의를 주창하였다. 그는 1984년 한국인 최초로 실리콘밸리에 이노디자인을 설립한 것을 필두로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중국과 일본으로까지 사세를 확장하였다.


여기서 저자가 말하는 퍼플피플이란 열정을 가지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도전할 줄 아는 사람을 말하는데 대표적으로 스티브 잡스, 마크 주커버그, 래리 페이지 등을 퍼플피플로 꼽고 있다. 많은 색들 중에 퍼플을 선택한 이유는 고귀함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보라색이고, 신의 예지와 자애를 상징하는 파랑과 빨강을 합친 색이라 인간의 고취한 창의적 생산활동을 규정할 컬러로 퍼플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에는 퍼플카우의 리마커블함이나 퍼플오션의 독창성을 가미한 차벼롸 개념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디자이너라서 창의성과 독창성에 대해 주로 이야기하고 마음이 담긴 디자인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자신이 디자이너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도 해주고 자녀의 개성을 존중해주고 믿었던 경험도 이야기한다. 그중에서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저자가 홍콩에서 열린 이노베이션 디자인 콘퍼런스에 참석하여 영국의 알로이의 구스 데스바라츠 회장과 이야기했던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던 것이다. 간략히 말하면 디자인이라는 공동 관심사를 사이에 두고 끝없는 이야기를 했던 이 두 사람은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우리들만의 디자인을 해보자는 것에까지 다다랐고, 저자는 데스바라츠 회장에서 1년 뒤 시드니에서 열리는 월드 디자인 콘퍼런스에서 그걸 목표로 두 기업이 준비해보자고 제안했다. 이것만으로도 참 과감하다고 생각했는데 저자는 그 자리에서 즉시 이 전시회 제목을 A to Z로 짓고 처음에는 A부터 Z까지 속하는 기업을 선정해 그 기업에 제안할 만한 디자인을 만들어 보자는 것을 제안한다. 


예를 들면 A는 애플, B는 뱅앤올룹슨, M은 마이크오소프트 이런 형식인데 결국 저자가 A, 데스바라츠 회장이 B 순으로 하기로 하고 서로 만족한 얼굴로 헤어졌는데 다음날 만난 데스바라츠 회장의 표정은 전날과 달랐다고 한다. 얘기를 들어보니 저자가 애플에 디자인 제품을 제안한다는 것부터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킬 터였고, 남의 떡어 커보이듯이 저자가 맡은 알파벳 이니셜이 커보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데스바라츠 회장은 알파벳 이니셜을 클라이언트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A는 오디오 이렇게 아이템으로 나누자는 의견을 제시했고 저자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세간의 이목이나 해당 브랜드에 어필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저자의 회사 이노의 디자이너들 역시 클라이언트가 의뢰한 디자인이 아닌 우리가 하고 싶은 디자인을 하고자 하는 이 프로젝트를 듣고 환호성을 질렀다. 월급도 받으면서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을 한다니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1년간 업무와 상관없는 디자인을 업무와 병행하며 13개나 만들어 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결국 해냈고 콘퍼런스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은 이 프로젝트에 크게 감탄하고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고민거리였던 Z의 아이템으로 선정해 디자인한 지퍼는 미국 산업디자인의 아카데미상이라고 불리는 국제디자인 최우수상에 출품해 은상을 받았고, 실제로 상품화되기도 했다고 한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고 거침없이 시도한 저자가 참 대단해 보였다.


그리고 또 다른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는 저자가 2000년 첫 게스트로 <성공시대>에 출연했는데 성공시대가 방송되던 날 밤에 하루 6,000여 통의 메일을 받았다고 한다. 그중에서 '저는 나중에 김영세 디자이너를 능가하는 디자이너가 될 것입니다!'라는 자신에게 도전하는 듯한 흥미로운 제목의 메일이 눈에 띄어 읽었는데 24시간 뒤에 자신이 디자인한 것을 보낼 테니 봐달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그리고 24시간 뒤 정말 이메일을 보내왔는데 파일을 열어본 저자는 깜짝 놀랐다고 한다. 아마추어의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실력이 만만치 않았는데 더 놀라운 것은 이 사람이 고등학교 2학년의 남학생이라는 것이었다.


그의 열정과 재능에 감동받아 저자는 이노디자인의 인턴십을 제안했고 그렇게 인연이 되어 짬짬히 인턴십을 이어갔는데 그동안 이 학생은 대학도 가고 유학도 가고 대학원까지 다녀왔고 그렇게 10년이 흘러 그가 저자를 찾아와서 이제 준비가 끝났으니 이노에서 제대로 일하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이때 저자가 받았을 감동을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아무튼 저자는 감격스러운 마음에 그를 받아들였고 그는 현제 이노디자인의 제품디자인팀에서 일하고 있다고 한다. 그 많은 메일들 속에서 만난 학생을 눈여겨 본 저자나 의리를 지킨 학생이나 굉장히 멋진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였다.


디자이너 김영세가 생각하는 디자인에 대한 철학과 인생관에 대해 접하고, 그의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는 책이었다. 그리고 산업 디자이너로서 그가 남긴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들 이미지들이 가득해서 보는 재미와 감동을 받을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이 책은 오늘을 살아가는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해주는 응원의 메시지와 마음에 와닿는 따뜻한 조언들이 가득하기 때문에 꼭 저자와 같이 디자인과 관련된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꿈과 목표, 열정과 용기, 창의성 등에 대한 유익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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