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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심장 여행 - 생명의 엔진, 심장에 관한 놀라운 지식 프로젝트 ㅣ 매력적인 여행
요하네스 폰 보르스텔 지음, 배명자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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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매력적인 심장 여행 [요하네스 폰 보르스텔 저 / 배명자 역 / 와이즈베리]
저자 요하네스 폰 보르스텔은 마르부르크대학에서 심장의학을 전공한 독일의 촉망받는 신예 의학도로 현재 분자심장학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 중이며, 응급상황 현장에 출동해 환자를 돌보고 긴급치료하는 응급구조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2013년부터 정기적으로 사이언스 슬램(과학자들이 자신의 연구 주제를 대중 앞에서 10분간 자유롭게 발표하는 과학대회)에 참가해 독일 지역대회에서 35차례 우승한 바 있다. 2015년에는 사이언스 슬램 독일 대표로 선발되어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며 명실공히 독일 최고의 과학강연자로 인정받았다.
저자는 심근경색으로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으로 호소하다 그대로 돌아가신 얼굴 한 번 뵙지 못한 할아버지 때문에 심장과 심장병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어려서부터 인체에 관해 관심을 가졌고 과학자나 의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리고 열다섯 살 방학 동안 병원에서 경험을 쌓으려 여러 병원에 도전했는데 계속 거절 당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계속 시도했고 이틀 뒤 응급실에서 수락하는 편지가 왔다. 응급실에서 어린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커피 타는 일, 과장님 따라다니기, 붕대 감는 법 배우기, 동료와 연습하기 등과 같은 일들이었는데 얼마 후 상처 봉합법을 배웠고 과장님에게서 피부에서 내장기관에 이르기까지 인체의 구조를 배웠다.
평균 80년 정도 뛰는 심장의 일생을 5막으로 구성된 정통 연극에 비유하는데 제 1막은 도임에 해당하고 제 2막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연극은 중반부인 제 3막에 절정에 이른다. 3막이 끝나면 그때부터 비극적이게도 계속 내리막을 걷는 내용이 펼쳐진다. 모든 것이 점점 더 나빠지는 제 4막이 끝나면, 제 5막에서는 피할 수 없는 재앙과 함께 연극이 끝난다.
제 1막인 이제 막 태어난 아이의 심장은 그저 작은 세포 덩어리에 불과하다고 한다. 난자가 수정된 직후 아주 복잡한 세포 분열이 시작되는데 이 때 심장의 초석이 놓인다. 이로부터 3주까지는 전형적인 모습의 심장과는 거리가 멀고 눈에 잘 띄지도 않는 세포 덩어리에 불과한데 이때 있는 심장발생판에서 두 개의 끈이 생기고 이것이 관으로 발달한다. 동시에 심낭이 생기고 그 안에서 심장의 기초 토대가 발달한다.
제 2막은 신생아의 심장인데 어른의 심장과 많이 다르다. 호두만한 크기에 1분에 150회까지 뛸 정도로 빠르게 뛴다. 이는 어른보다 두 배가량 빠른 속도인데 운동을 하지 않아도 그냥 그렇게 빨리 뛴다. 아기는 이제부터 자립해서 스스로 숨을 쉬기 때문에 출생 후 며칠이면 격막에 나 있던 새알 모양의 구명이 완전히 막혀 우심실은 피를 폐로 보내고 좌심실은 피를 온몸으로 보낸다. 심장 발달 과정에서 문제가 있으면 아무리 늦어도 이 시기에는 발견되는데 가장 빈번한 사례가 우심실과 좌심실 사이의 격막에 구멍이 있는 병인 심실중격결손이다. 이 구멍이 작으면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막히기도 하고 심장 수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제 3막은 20대의 건강한 심장으로 1분에 60~80회 정도 뛴다. 근육이 잘 단련된 20대의 심장은 어렸을 때보다 확실히 느긋하게 뛰며 기운이 넘치는데 이 무렵 심장 드라마의 절정에 도달한다. 모든 것이 제 기능을 하고 심장과 혈관은 영원히 병들지 않고 건강할 것만 같다. 그러나 곧 비극적 반전이 다가온다.
제 4막은 25세가 지나면 관상동맥 내벽에 잔여물이 쌓이며 굳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이때는 그다지 극적인 사건이 벌어지지는 않지만 극적인 겨롸를 초래하는 질병인 동맥경화증의 초석이 놓인 셈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사망 원인 두 가지가 심근경색과 뇌졸중인데 이 두 질환을 일으키는 첫 번째 원인이 바로 동맥경화다. 혈관 내벽에 쌓이는 침전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두꺼워져서 처음에는 혈관을 좁히는 정도이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혈관을 완전히 막아버린다.
제 5막은 가슴 통증을 느끼고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지는 시기이다. 청진기를 가슴에 대면 규칙적인 소리가 아니라 불규칙 적인 소리가 들린다. 거의 1세기 동안 쉼 없이 뛰며 산전수전 다 겪은 심장은 눈에 띄게 쇠약해져 심장의 펌프질이 점점 약해진다. 이때 저자가 말하는 가장 좋은 심장질환 예방의 첫걸음은 바로 웃음이다. 많이 웃고 기분 좋은 미소를 많이 지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가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쉬지 않고 운동하며 우리와 함께 하고 우리를 이끄는 심장에 대해서 접할 수 있는 상당히 신선한 책이었다. 심장이라는 의학적인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어렵거나 부담스럽지 않고 귀여운 그림들과 이해하기 쉬운 내용으로 풀어내어 재미있고 흥미로운 심장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었다. 심장은 어떻게 구성되고 어떻게 활동하는지, 갑자기 심장이 멈추는 심정지와 같은 응급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런지, 심장질환의 종류와 심폐소생술을 하는 방법 등과 같은 내용들을 쉽게 접할 수 있었는데, 우리 건강에서 가장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평소에 별 관심도 없었고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던 심장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유익하고 좋은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