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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있는 건축 - 양용기 교수의 알기 쉽게 풀어쓴 건축 이야기
양용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6년 4월
평점 :
[서평] 철학이 있는 건축 [양용기 저 / 평단]
이 책의 저자 양용기는 아르누보의 중심지인 독일 다름슈타트 대학과 대학원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설계 일을 하면서 독일에서 20대와 30대 초반을 보냈는데, 지금까지 설계한 건축물이 독일, 미국, 요르단 등 세계 80여 군데에 자리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건축물을 하나씩 설계하면서 "건축물에는 건축이 없다"는 루이스 칸의 말처럼 설계자에게 건축은 '건축, 그 이상의 더 많은 의미가 있음'을 공감하게 되었다.
이번 책은 저자의 대표작인 <건축물에는 건축이 없다>를 10년 만에 전면적으로 수정 및 보완해서 새롭게 발행한 것으로 건축을 알기 쉽게 풀어서 썼다. 나도 건축을 좋아하고 건축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었는데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분야의 책이라 그런지 유익했고 재미있게 술술 읽혔다.
유명한 건축가들이 남긴 인상적인 문구들을 인용한 글귀들이 많았는데 집이 왜 필요한가라는 시작 부분에서부터 건축가 기디온이 남긴 말인 "건축은 식물처럼 연약한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는 한마디로 정의 내린다. 집은 뜨거운 햇살이나 지독하게 추운 추위를 피하고 위험한 동물들로부터 몸을 보호하고자 필요하게 되었다. 그리고 인간에게 집이 더 중요하고 절실한 이유는 어린 시절이 동물들에 비해 길다는 데 있다. 아이들은 오랜 시간 부모의 보호를 받으면서 자라는데 이 기간 동안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집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피곤한 일상을 보내고 자신만의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아늑한 공간, 가족들과 함께 즐겁고 단란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집이다.
"겨울에 따듯하지 않고 여름에 시원하지 않으며 어느 계절에나 잘 적응하지 못하는 집은 집이 아니다." - 독일의 건축가 마이어 보헤
간단히 집의 발달 과정을 이야기하자면 최초의 집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공간은 큰 동물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장소인 동굴이었는데 처음으로 시작했던 동굴에서 나와 나무집을 짓고 살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무집은 세찬 바람이 불거나 힘센 동물이 공격하자 순식간에 무너지거나 지은지 얼마 되지 않아 나무가 썩어 버렸다. 그래서 사람들은 돌로 집을 짓기 시작했다. 나무보다 오래가고 바람이 불어도 끄떡이 없는 튼튼한 돌집에서 점점 다양하고 훌륭한 집을 짓기 시작한 것이다.
이외에 건축의 개념과 이론, 그리고 이집트 건축과 그리스 건축, 로마 건축을 통해 서양 건축의 변천사를 이야기하고 한국의 건축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들을 만나고 그들이 건물을 지을 때 어떤 철학과 사상으로 건축과 마주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전문적으로 건축 도면이나 설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함께하는 철학이 있는 건축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또한 벽돌을 나르는 이집트의 여인들, 나무 위의 새집, 뉴멕시코에 있는 컬즈 배드돔룸이라는 동굴, 기제 피라미드 단면 그림, 초가집, 건축가 김중업이 설계한 제주대 본관, 환경과 조화롭고 특색 있는 다양한 건물들 등 사진과 그림이 많아 보는 재미까지 더해져 흥미롭게 건축을 접할 수 있는 유익한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