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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 발칙한 혁명 - 비틀스, 보브컷, 미니스커트 - 거리를 바꾸고 세상을 뒤집다
로빈 모건.아리엘 리브 지음, 김경주 옮김 / 예문사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서평] 1963 발칙한 혁명 [로빈모건, 아리엘리브 저 / 김경주 역 / 예문사]
저자 로빈 모건은 런던에서 주로 활동하는 저널리스트이자 해외특파원으로 40년간 중동, 이란 게이트, 테러리즘, 공산주의의 몰락과 같은 다양한 분야의 글을 써왔다. 그는 1982년과 1983년에 영국인이 뽑은 올해의 탐사보도 기자로 연이어 선정되었다. <런던 선데이 타임스>의 탐사보도팀 '인사이트'의 팀장을 맡았고, 이후 <선데이 타임스>의 최장기간 근무한 편집장이 되었다. 책임자로 근무한 20여 년간 <선데이 타임스>는 국내외의 저술, 사진, 편집 부문에서 업적을 쌓았다. 그는 <GQ>, <에스콰이어>, <디파쳐 매거진> 등에 기고하였으며, 12권 이상의 책을 공동 집필 및 편집하였다.
저자 아리엘 리브는 <가디언>, <파이낸셜 타임스>, <텔레그래프>, <옵저버>, <선데이 타임스> 등에 활발히 기고해온 저널리스트다. 그녀의 첫 책 <더 나빠질 수도 있지만, 적어도 넌 내가 아니잖아>는 그녀가 5년 동안 <선데이 타임스>에 매주 연재한 칼럼 '카산드라' 중 인기를 끌었던 글을 모아서 엮은 책이다. 그녀는 영국언론시상식에서 '올해의 인터뷰' 부문(2005년, 2010년)과 '올해의 특별기사전문기고가' 부문(2008)에 후보로 선정되었다.
1960년대의 발칙한 혁명을 견인한 주체는 다름 아닌 대중문화였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축축한 습기 속에서 십대를 보낸 이른바 '베이비 붐 세대'는 자신의 다른 꿈과 새로운 욕망을 실현하고자 대중문화 진영에 몸을 던졌다. 그 시작이 바로 이 책의 타이틀인 1963년이다. 여성 해방 운동과 시민 평등권 운동이 정치적인 위력을 과시했으며 영국 정부는 섹스와 간첩 스캔들로 휘청거렸고, 존 F.케넫디 미국 대통령의 암살 등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사라진 특종이 바로 젊은이들의 반란이었다.
1963년 비틀스와 밥 딜런의 등장과 메리 퀀트의 미니스커트 그리고 가장 놀라웠던 것은 피임약이었다. 비달 사순의 건축학적 원리를 적용한 머리와 당시에는 파격적이었던 메리 퀀트의 미니스커트를 입은 모델을 무대에 세워 또 하나의 문화가 생겼고 미니스커트로 인해 팬티 스타킹 시장이 형성되었다. 그리고 피임약이 나오면서 여성들은 임신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고 한다.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너무나 많았는데 지금도 계속해서 영화로 제작되어 전세계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마블 코믹스의 만화 시리즈 엑스맨이 발간된 해도 이 때이고, 또 개인적으로 내가 중고등학교 때 자주 보던 <보그>지의 사진작가 데이비드 베일리와 그의 뮤즈이자 당시 가장 높은 몸값을 받은 슈퍼모델 진 쉬림튼은 1963년 런던을 세계의 패션 중심지로 만든 커플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 역사상 가장 젊은 대통령이 나오고, 영국의 강제 징병 제도가 폐지되고, 흑인과 백인의 차별을 금지하는 시민평등권이 미국 법전에 기록되었고,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가 출판되었던 것도 이 시기였다.
대부분의 가정에 텔레비전이 보급되면서 변화가 시작됐고 그 변화는 빠르게 확산되었는데 음악이 가진 파급력이 막강해진 것도 이 때이다. 그러면서 20세기 절반까지 이어져 오던 융통성 없는 문화와 사회, 정치를 젊은이들 스스로가 거부하며 게임의 룰이 바뀌었는데 음악 뿐만이 아니라 영화, 연극, 미술, 사진, 패션 등 모든 분야가 전혀 다른 패턴으로 젊음과 함께 융기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당시는 모든 아이들이 열여덟살이 되면 군대에 끌려가 군대에서 죽을 거라는 이야기와 징병이 당연한 것이라고 끔찍하고 지겹도록 듣고 자랐는데 1960년에 징병제가 끝나면서 이 아이들이 징병의 위험에서 풀려나 새로운 자유와 마주했고 그로 인해 기존의 관습을 과감하게 버리고 체제 전복적인 혁명을 통해 자신들을 표현하기 시작한 것이다. 덕분에 기존의 계급, 돈, 권력의 기반이 흔들리고 사회, 종교학적 규범들이 무너지고 개인의 권리와 자유가 존중받는 시대가 되었다.
여기에 소개된 모든 사건들은 1963년에 일어났다고 하는데 이렇게만 많은 변화가 생겨났는지 굉장히 놀랐고 감탄했다. 이 책은 1963년 베이비 붐 세대들의 혁명의 양상을 당시를 암약했거나 능동적으로 관여하며 스윙잉 런던과 미국 케네디 대통령 시대를 목격한 1960년대 대중 문화계의 유명인사들 중 생존한 여러 관계자들과의 풍부한 인터뷰를 통해 당시의 상황을 구체적이고 리얼하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자신들의 부모님은 불경기를 겪으며 어려운 시대를 살아온 세대였고 1960년대는 그래도 꽤 풍족했다고 말하는 부분에서, 현재 1960년대보다 훨씬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 젊은이들은 1960년대를 살던 이들보다 더 스스로를 드러내며 자유를 누리고 세상을 바꾸려고 노력은 하고 있는지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48인의 인터뷰를 통해서 내가 태어나기도 한참 전인 1960년대의 이야기. 지금은 당연스레 삶의 일부가 되어 있지만 당시에는 없었던 새로운 문화와 혁명을 일으킨 1960년대의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참 흥미로웠는데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에릭 클랩튼과 키스 리처드의 인터뷰를 접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혁명의 중심에 있던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와 링고 스타의 인터뷰는 없다는 것이 좀 아쉬웠지만 1963년 기타를 메고 있는 풋풋한 모습의 비틀스 멤버들의 흑백 사진들을 비롯하여 당시 1963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희귀 사진 58점이 수록되어 있어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상당히 재미있게 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