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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 하버드 박사 이만열 교수의 大한국 표류기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이만열)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서평]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저 / 21세기북스]
이 책은 2011년 출간된 이만열 교수의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의 개정보증판이다. 이만열이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2013년에 출간된 <한국인만 모르는 대한민국>이 떠오르는데 그 이유는 외국인의 눈에 비친 대한민국을 만날 수 있어 상당히 신선했고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은 2015년 대통령 추천도서로 뽑히며 큰 화제가 되었기에 기억에 남는데 그의 도서라 꼭 읽어보고 싶었다. 2011년에 출간된 이 책의 초판은 읽어보지 못했는데 처음 초판을 낸지 5년의 세월이 흐른만큼 이번 개정보증판은 지난 5년간 새로 만난 인연과 놀라운 경험들을 모았기에 제목은 같지만 내용은 완전히 다른 새로운 책이나 다름없다고 이야기한다.
헝가리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유대인 출신으로 유럽 고전음악을 전공한 아버지와 독일 룩셈부르크 출신으로 프랑스어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저자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어려서부터 주변에 동양 친구들이 많아 동양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한번은 중국 음식점을 운영하는 중국인 이웃이 있었는데 그 집에는 이만열 또래의 아이가 둘 있어 자주 어울리며 음식을 나눠 먹곤 했다. 그런데 어린 이만열 눈에는 중국인 가족들이 두 개의 나무꼬챙이(젓가락)을 손가락 사이에 끼워 음식들을 교묘하게 집어 올리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고 한다. 따라해봤지만 마음같이 잘 되지 않았는데 이를 보고 아이들이 놀렸다고 한다. 그래서 집에 오자마자 한참동안 연필 두 개를 잡고 지우개를 들어올리며 연습했고 다음번 중국인 가족들과의 모임에서 준비된 포크와 젓가락 둘 중 젓가락을 들어 통쾌하게 성공한 재미있는 추억을 이야기한다.
그는 부모님과 주변 분위기를 볼 때 당연한 프랑스 문학을 예일대에서 전공했는데 어느 날부터 프랑스 문학에 대한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참을 고민하는 그때 문득 중국 문학 강의 시간표가 눈에 들어왔고 곧장 담당 교수 연구실로 달려갔다. 그렇게 시작된 중국 문학과 인문 고전의 매력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그 후에는 일본어를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일본 문학과 비교문학을 전공했는데 이때까지도 한국에 흥미를 가진 것은 아니었다. 단지 한국어를 배워 문학을 이해하면 중국과 일본 문학에 대한 귀중한 통찰력을 얻고 동아시아를 연구하는 비교문학의 진정한 대가로 자리 매김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관심을 가진 중국과 일본이 아니라 인상이 좋았던 것도 아니고 매력도 전혀 느끼지도 못했던 한국에서 20년 가까이 살게 된 이유와 그 과정 그리고 점차 한국의 매력에 빠져 한국에서 결혼까지 하고 아이 둘을 낳고 장인어른이 지어준 이만열이라는 한국이름을 쓰고 불리며 한국의 전통 문화를 사랑하는 외국인인 그가 걸어온 이야기가 담긴 자전 에세이라 분명 흥미롭고 재미있게 술술 잘 읽히지만 그렇다고 한국인으로써 그저 단순히 가볍게 읽기만 할 내용은 아니었다. 그가 사랑한 한국이 지닌 여러가지 문제점들에 서슴없이 아낌없는 충고와 대안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니 한국을 참 많이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으며 동시에 내심 반성도 잇달아 하게 된다. 한국인보다 한국을 잘 알고 사랑하는 외국인 이만열의 솔직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