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사람을 얻는 기술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정영훈 엮음, 김세나 옮김 / 원앤원북스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사람을 얻는 기술 [발타자르 그라시안 저 / 정영훈 엮 / 김세나 역 / 원앤원북스]


이 책의 저자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스페인을 대표하는 대철학자로 작가이자 신부다. 1601년 스페인 아라곤 지방에서 의사의 아들로 태어나 15세에 발렌시아 사라고사 대학에서 철학 공부를 시작했고, 18세에 예수회 신부가 된다. 이때 풍부한 식견과 지혜를 바탕으로 한 강의가 큰 명성을 얻었다. 예수회 대학에서 교수로 일하며 글을 썼지만 현실 비판적인 내용 때문에 여러 번 예수회로부터 제명당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군종신부로서 탁월한 재능을 발휘해 '승리의 대부'라는 칭호를 받고, 스페인 국왕의 고문으로 마드리드 궁정에서 강론하고 철학을 강의했다. 예수회 사제로서 교육, 설교, 고해 업무를 담당하면서 저술 작업을 계속했다. 그의 저서 <오라클: 신중함의 기예에 대한 핸드북>은 서구의 근대 철학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 <비판자>의 발표 이후 내려진 교단의 징계로 건강이 악화되어 1658년에 사망했다.
 

스페인의 대철학자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날카로운 현실 감각과 그에 대한 직설적인 조언으로 전 세계의 수많은 사상가들한테서 칭송을 받았다. 독일의 저명한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그를 '유럽 최고의 지혜의 대가'라고 평가했다. 그라시안이 살았던 17세기의 스페인은 빈곤과 타락, 위선으로 가득한 세계였는데 그러한 사회에서 자신의 모습을 잃지 않으면서 대중들한테서 높이 평가받고, 행복을 지켜나가기 위해 알아야 할 지혜로운 조언들을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고자 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이 책에는 철학적이고 미려하며 형이상학적인 말보다는, 철저하게 현실적이고 직설적이며 날카로운 말들로 가득하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 관계를 맺고 교류하라>> (P.36~37)

어리석은 자는 언제나 문으로 곧장 돌진한다. 원래 어리석은 자는 무모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단순하기 때문에 예방책을 마련하는 신중함을 보이지 못하고, 실패했다는 비난에도 점점 무감각해진다. 간혹 행운이 따를 때도 있지만 무모한 자들은 모두 제 꾀에 제가 넘어간다. 반대로 현명한 자들은 매우 신중하게 일에 접근하고, 신중에 신중을 기해 상황을 정찰한다. 깊은 수렁이 있으리라고 우려되는 곳에서는 신중하게 나아가야 한다. 지혜로운 자는 신중함이 그 근거를 획득할 때까지 탐색하며 전진한다. 그래서 이들은 아무런 위험 없이 등장할 수가 있다. 오늘날 사람들과의 교류에서도 거대한 함정들이 존재한다. 그러니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미리 그 깊이를 측정해야 한다.


<<온전히 나에게도, 남에게도 속하지 말라>> (P.57~58)

온전히 자신에게도 속하지 말고 온전히 남에게도 속하지 말라. 이 2가지 모두가 비루한 독재이기 때문이다. 오직 자신만을 위하는 자는 모든 것을 자기 자신만을 위해 얻으려고 한다. 그런 이들은 사소한 것에서도 양보하지 않고, 자신에게 편한 것은 한 치도 희생하지 않는다. 그들은 남에게 절대 상냥하지 않으며, 매사를 그저 행운에 의존할 뿐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행운을 가져다주는 받침대는 곧 무너져 내리려 할 것이다. 그러므로 당신은 때때로 남에게 속하고, 그들도 그대에게 속하게 하라.


반대로 언제나 남에게 속해 있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어리석음이 늘 과도한 경지에 올라 있다. 이것 역시 불행하다. 이들은 단 하루, 단 한 시간도 자신을 생각하지 않고 지나치게 타인만을 생각하므로 모든 사람의 노예라고 불릴 만하다. 남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알면서도,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면 이는 분별력에도 영향을 끼친다. 신중한 사람은 남들이 그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를 이용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찾는 것임을 알고 있다.


<<쉬운 일은 어렵게, 어려운 일은 쉽게 하라>> (P.66)

쉬운 일을 할 때는 자신감이 우리에게 부주의를 낳지 않게 하고, 어려운 일을 할 때는 소심함이 용기를 꺾지 않게 하라. 어떤 일이 행해지지 않는 이유는 그 일이 너무 쉬워 이미 행해진 것처럼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대의 경우에는 땀과 노력으로 불가능이 가능으로 바뀐다. 커다란 의무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어려운 일을 슬쩍 보기만 해도 우리의 행동력이 마비되기 때문이다.


인간관계는 참 복잡하고 어려운데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한지 400여 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인간관계에 도움이 될 조언들이 가득했다. 짧은 글들로 이루어져 있어 술술 읽을 수 있었는데 직장은 물론 일상에서까지 도움이 많이 되는 조언들이었다. 지나친 친절과 선량함, 우유부단함보다는 과단성이 필요하다는 것, 분위기를 망치지 않고 상대의 기분을 망치지 않고 거절을 하는 방법, 관계에서 조심하고 피해야 할 것들, 상대에게 호감을 얻고 사람들을 지혜롭게 대하는 방법 등 원만하고 유연한 인간관계를 위해 꼭 필요한 지혜를 담고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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