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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바 외 - 최신 원전 완역본 ㅣ 아르센 뤼팽 전집 16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6년 1월
평점 :
[서평] 아르센 뤼팽 전집 16권, 바리바 외 [모리스 르블랑 저 / 바른 역 / 코너스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르센 뤼팽 전집이 이번에 15권에서부터 20권까지 동시에 출간되어 완결되었다. 1905년 첫선을 보이며 출간된 지 100년이 넘는 오늘 날까지 꾸준히 사랑받는 책들 중 하나가 바로 이 책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르센 뤼팽 전집은 모리스 르블랑의 작품으로 추리 문학의 고전의 대표적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열렬한 사랑을 받으며 추리 소설 마니아를 보유하고 있어 여러 출판사에서 꾸준히 나오며 영화를 비롯하여 드라마, 만화로까지 소재로 이용되고 있다. 그런 아르센 뤼팽 전집이 이번에 출판사 코너스톤에서 현대적으로 재탄생하여 다시 돌아왔다. 총 20권의 책이 출간될 예정이었는데 이번에 15권에서 20권까지 출간되면서 1년 정도 걸려 아르센 뤼팽 세트가 완성된 것이다. 완성된 것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운 느낌이다.
이번 16권 <바리바 외>에는 두 개의 단편 <바리바>와 <에메랄드 반지>를 만날 수 있다. 여기서는 뤼팽이 라울 다브낙이라는 남자가 되어 사건을 해결한다. 라울은 늦은 시간에 집에 도착했는데 현관의 샹들리에게 켜져 있는 것을 보고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는데 웬 젊은 여자가 서있는 것을 발견한다. 자신의 집에 몰래 들어와 있는 이 여자는 늘씬한 몸매에 예쁜 얼굴이었지만 불안하고 걱정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이 여자는 불가사의하고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그 일들이 자신을 두렵게 한다며 도와달라고 했다. 마침 라울의 집 전화벨이 울리는데..
라울에게 전화를 한 사람은 바로 베슈였다. 베슈는 현재 지방 르아브르에 있는데 거기에 어떤 여성이 실종되었다고, 그리고 그 여성의 형부가 처제를 찾으러 개천을 따라 정원에 갔다가 권총으로 살해됐다며 아침에 특급열차를 타고 와달라고 도움을 청한다. 이 전화 통화 내용을 함께 듣고 있던 여자는 형부가 살해되었다는 이야기에 쓰러진다. 라울은 이 여자가 바로 베슈가 찾는 그 실종된 여자이고, 이 여자도 베슈를 알고 있다는 것을 파악한다. 여자를 차에 태우고 르아브르에 도착한 라울은 여자를 집에 내려주며 자신을 찾아 파리에 왔고 자신을 만났던 것을 비밀로 하자고 하고 여자와 헤어진다.
베슈를 만난 라울은 여자의 이름이 카트린이고 바리바 영지의 소유주인 선주의 둘째 손녀라는 것을 알게 된다. 카트린에게는 베르트랑드라는 언니가 하나 있었는데 파리의 사업가와 일찌감치 결혼해서 떠났기에 카트린은 할아버지와 함께 살았다. 괴팍하고 과묵한 할아버지도 손녀딸 카트린을 너무나 사랑했는데 지금으로부터 20개월 전 파리로 돌아온 날 저녁 할아버지가 자택에서 돌연사한 것이다. 할아버지는 생각보다 적은 유산을 물려주었고 유언장은 없었다. 그리고 올해가 되어서야 자매가 함께 여름을 보내기로 했는데 형부가 바로 살해된 것이다.
그리고 카트린은 현재 약혼한 상태였는데 상대는 바로 예전에 바리바 영지의 성의 주인이었던 바슴 가문의 피에르 드 바슴 백작이다. 그는 홀어머니와 함께 바슴 성에 살고 있는데 문제는 홀어머니의 반대였다. 돈도 없고 귀족도 아닌 아가씨와 결혼하는 것을 반대하는 어머니는 아들에게 6개월간 여행을 떠나라고 했다. 그렇게 떠나게 된 백작은 카트린에게 자신을 잊지 말고 기다려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상태였다.
라울은 늦은 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자신을 찾아온 카트린을 공포와 두려움에 떨게 한 일들이 무엇인지 카트린에게 듣게 된다. 카트린이 느끼는 기묘한 버드나무의 위치와 그에 관련된 인물들의 사고사를 조사하고 누가 카트린의 형부를 살해한 것인지 조사하는 과정에서 할아버지가 살아생전 몰두했던 연금술에 대해 알게 되고 영지 어딘가에 숨겨져 있는 황금을 찾는다.
그리고 <바리바> 뒤에 아주 짧게 수록된 <에메랄드 반지>는 미망인 올가 공작부인이 아르센 뤼팽을 만나게 된 사연을 회상하며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는 내용인데 여러 이름으로 살아가는 뤼팽이 친구 바르네트를 대신한다면서 사교계 바람둥이 데느리스 남작으로 등장해 올가 공작부인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이 단편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이번에는 형사 베슈가 먼저 뤼팽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는 것이 시작부터 참 흥미로웠다. 매번 뤼팽에게 당하면서도 사건 해결을 위해 뤼팽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는 베슈. 그래도 이야기가 16권까지 흘러가니 점점 뤼팽과 베슈 이 둘은 오래된 친구같은 느낌이다. 이번에도 역시나 뤼팽에게 빠질 수 없는 여자들. 매번 등장하는 여자와의 스캔들이 벌어지는데 이번에는 카트린과 베르트랑드 자매에게 갈팡질팡하는 아르센 뤼팽을 볼 수 있었다. 뛰어난 두뇌와 통찰력을 지닌 뤼팽이 매번 다른 여자들에게 빠지는 것을 보면 바람둥이 같기도 하다. 어쨌든 소설의 내용에서 중간중간 큰 재미를 선사해주는 부분이기는 하다.
이 책을 통해 뤼팽을 만날 때마다 이 작품이 100년 전 작가가 집필한 작품이라는 것에 또 한 번 놀라고 감탄하게 된다. 당시에는 추리 소설이라고 하면 탐정이나 경찰을 중심으로 범죄자들을 쫓는 구도였는데 정통 심리 추리 소설을 쓰고자 했던 르블랑은 반대로 도둑을 중심으로 소설을 썼다. 르블랑은 자신의 의도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면 어렵고 쉽다면 쉬운 사람들의 가볍고 간사한 심리를 꿰뚫어 보는 듯 굉장히 잘 풀어 보여주었고, 그 내용이 너무 재미있어서 추리 소설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어 순식간에 빠른 호흡으로 읽어 나가게 된다. 아르센 뤼팽이라는 캐릭터가 왜 오랫동안 사랑받고 다양하고 많은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지 다시금 느낄 수 있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