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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할머니와 함께 요리를 - 토스카나에서 시칠리아까지, 슬로푸드 레시피와 인생 이야기
제시카 서루 지음, 정지호 옮김 / 푸른숲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서평] 이탈리아 할머니와 함께 요리를 [제시카 서루 저 / 정지호 역 / 푸른숲]
저자 제시카 서루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활동하는 셰프이자 전문 요리 강사이자 힐링 요리 전문가이다. 그녀는 몬탈보 아트센터의 요리 큐레이터로, 불레츠 라더에서는 셰프로, 에설런 인스티튜트와 공립학교 연합에서는 요리 영양 강사로 활동했다. 현재는 영양학 및 심리학과 생체역학적 부교감 신경 요법을 바탕으로 한 건강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2003년, 브라운 대학에서 연구기금을 지원받아 1년간 이탈리아 전역을 돌며 전통 음식의 역사와 현재를 취재했다.이 책 <이탈리아 할머니와 함께 요리를>은 그 결과물로서, 이탈리아의 9개 지역에서 만난 할머니들의 부엌을 찾아가 함께 요리하고 음식을 나눈 경험의 세세한 기록이다.
이 책에는 이탈리아의 12명의 할머니를 만나 그녀들의 인생 이야기를 듣고 이탈리아 요리를 함께 만든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총 80여 개의 이탈리아 전통 슬로푸드 레시피와 함께 여성으로써 인생 선배인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즐거운 책이다. 저자는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것이 바로 네 살 때 이탈리아에서 마마 마리아 할머니를 만났는데 시간이 지나 이번에 이탈리아를 취재하기로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린 인물도 마마 마리아 할머니였다. 여자 혼자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할머니들을 만나는 과정들과 이탈리아의 다양한 가정식 음식들이 사진과 함께 레시피가 상세히 잘 기록되어 있어 다소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 이탈리아 음식을 따라 요리하는데 부담이 없다.
요즘은 유통이 잘 되어 있어 거의 모든 재료들을 구할 수 있지만 그래도 친숙하지 않은 재료들이 많았다. 예를 들어 맛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송아지 정강이 찜이라던지, 토끼 고기, 양고기 등은 쉽게 따라할 수 없겠다는 새악이 들었다. 반면 우리도 쉽게 얻을 수 있는 친숙한 재료인 감자로 만드는 레몬과 쪽파를 넣은 으깬 꼬마 감자라던지, 딸기를 와인에 절여 휘핑크림이나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함께 먹는 프라골레 알 비노 등은 간편하고 손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어 수시로 즐겨 먹을 것 같다. 이외에도 라자냐, 파나코타, 스파케티, 샐러드, 타르트, 케이크, 튀김요리, 아이스크림, 빵과 수프 등 다양한 이탈리아 슬로푸드를 접할 수 있었는데 머고 싶은 요리들과 직접 만들어 보고 싶은 요리들은 레시피에 체크해 두었다.
어느 나라나 문화와 생활 방식에 따라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음식 문화가 존재한다. 크게는 국가별로, 그 안에서도 지역별로, 더 작게는 가족마다 조금씩은 차이가 있지만, 어쨌든 그 나라의 역사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 중 하나가 바로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나라는 아마 비빔밥, 수제비, 국수, 보리밥 등이 그럴 것이라고 생가하는데 전쟁통에서 그나마도 쉽게 얻을 수 있는 재료들로 배를 든든하게 채우려는 나름의 방식이었을 것이다. 이탈리아 역시 전쟁을 겪었고 여기서 등장하는 할머니들은 그 전쟁들을 몸소 경험했기에 그 시절의 이야기와 함께 웃어른에서부터 전해오는 따뜻하고 행복해지는 음식들을 만날 수 있었다.
여기서 만나는 음식들은 현재 음식문화에서 손 꼽히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특별한 요리들이 아니라 할머니네 댁에 놀러가면 조곤조곤 이야기를 나누면서 할머니가 해주는 맛있는 요리들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 책은 딱딱하게 음식 레시피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라, 이탈리아의 한적한 마을과 열두 명의 할머니들을 만나고 그녀들이 알려주는 맛있는 음식들과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탈리아 가정식 음식을 전수받는 느낌이랄까.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해지는 느낌의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