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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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프레드릭 배크만 저 / 이은선 역 / 다산책방]


이 책의 저자 프레드릭 배크만은 <오베라는 남자>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작년 여름 베스트셀러 소설 분야에서 오랫동안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책 <오베라는 남자>는 2015년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이고 영화로도 제작될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아 영화는 이번 5월 중순에 개봉될 예정이다. 꼬장꼬장하면서 까칠하지만 자신의 원칙과 소신을 지키며 사는 괴짜 중년 남성 오베라는 캐릭터는 참 인상적이며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출간된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에서는 과연 어떤 할머니를 그려낼지 너무 궁금하면서 기대가 되었다.


주인공은 또래 친구들보다 너무 똑똑해서 튀는 소녀 엘사이다. 엘사는 어린아이답지 않게 나이보다 성숙하고 당돌하기까지 해서 어른들을 당황하게 만들고 학교에서는 왕따이다. 틀린 철자를 보면 지적하거나 고치지 않고는 못배기는 독특한 아이 엘사가 학교에서 매일같이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항상 당당하고 자신감있게 지낼 수 있었던 것은 자신만의 슈퍼 히어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엘사에게는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해 우울한 날로 기억될 날을, 할머니가 병원에서 도망쳐 무면허로 운전을 하고 동물원에 무단 침입하여 경찰에게 똥을 던져 경찰서에 간 날로 기억되게 만드는 엘사만의 슈퍼 히어로 할머니가 있었는데..


엄마와 아빠는 이혼을 하고 현재 예오리와 재혼한 엄마의 뱃속에는 반쪽이가 자리잡고 있다. 엘사는 앞으로 태어날 반쪽이에게 엄마를 뺏길꺼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나름 성숙했던 엘사는 아무에게도 내색하지 않는다. 하지만 할머니는 엘사의 마음을 다 알고는 무조건적으로 엘사의 편이 되어주었다. 할머니는 엘사의 앞집에 살고 있는데 아빠와 엄마가 이혼했을 때부터 할머니는 잠 못드는 엘사에게 흥미진진하면서 동화같은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해주기 시작했다. 그 이후부터는 악몽을 꾸지 않고 잠을 잘 잤던 엘사에게 할머니라는 존재는 유일한 친구이자 버팀목이고 히어로였다.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도 엘사를 위해서라면 탈출도 감행하고 면허도 없으면서 엘사를 태우고 운전하기도 하는 엘사의 든든한 유일한 친구. 엄청나게 독특할 정도로 개성 넘치고 자유분방한 할머니는 엘사에게 아주 중요하고 어려운 임무를 맡기고는 내일부터 동화처럼 신기한 일들과 엄청난 모험이 펼쳐질거고, 그리고 할머니의 가장 못난 모습을 알아도 미워하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눈을 감는다. 친구 하나 없던 어린 엘사는 갑자기 떠나버린 할머니를 너무도 그리워하면서도, 그 와중에 임무를 맡기고 자신을 남기고 떠나버린 할머니를 원망하기도 하는데..

 

엘사는 할머니가 맡긴 편지 배달을 하면서 아파트에 사는 이웃들을 알아가고 점점 그들을 이해하는 친구가 된다. 그리고 그들이 바로 할머니가 늘 이야기해주던 동화 깰락말락나라의 주인공들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할머니의 편지를 배달하면서 엘사는 서로를 위하고 지켜주는 친구들이 하나둘씩 생긴다. 그 과정에서 엘사는 할머니의 감추고픈 치부를 발견하면서 잠시나마 할머니를 미워하지만, 그래도 엘사에게는 가장 소중하고 그리운 최고의 할머니였다. 엘사는 "주글 수밖에 없어서 미안해"라는 첫 문장으로 쓰여진, 자신에게 남긴 할머니의 마지막 편지를 보면서 할머니의 크나큰 사랑을 느끼고 할머니를 용서하기로 한다. 그리고 반쪽이에게도 할머니가 해준 깰락말락나라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로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인 독특한 할머니와 특이한 엘사는 참 매력적리고 유쾌한 캐릭터였다. 그래서 시작부터 참 재미있게 보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빨리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셔서 순간 너무 당황했었다. 전혀 생각지 못했기에 눈물이 핑 돌 정도로 놀랐었다. 엄마보다 할머니와 비밀을 공유하고 둘이서만 쓰는 언어가 있을 정도로 유일했던 단 한사람이 너무 갑자기 떠나버려서 남겨진 엘사가 너무 안쓰러웠다. 일곱 살짜리에겐 슈퍼 히어로가 있어야 한다며 너무나 사랑하는 손녀딸의 히어로가 되기로 마음 먹은 할머니, 남들은 피하는 곳에만 찾아가 사람들을 돕는 생활을 했던 여의사, 겉으로는 괴팍하고 고집불통 할머니 같지만 모두를 보듬고 보살폈던 인정 많은 할머니 등 엘사의 할머니를 설명할 수 있는 수식어는 참 많다. 홀딱 벗고 가운만 입고 발코니에서 사람들에게 페인트 총을 쏘고 병실에서 거침없이 담배를 피며 술을 먹는 등 모든 시끄러운 소동들 중심에 있는 이 자유롭고 매력적인 할머니를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이런 할머니가 엘사에게 맡긴 임무들은 남겨진 엘사와 친구들을 위한 것들이라 참 의미있었고 너무 유쾌하며 재미있었고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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