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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6년 2월
평점 :
[서평] 말벌 [기시 유스케 저 / 이선희 역 / 창해]
이 책의 저자 기시 유스케는 인간의 욕망과 광기를 섬세하게 그려내는 모던 호러 대표 작가로 우리나라에서도 2007년 개봉된 영화 <검은 집>을 통해 유명한 작가이다. 이번에는 산장에서 주인공과 말벌들이 벌이는 사투를 보여주는데 그 긴박감이 엄청나다. 과거 말벌에 물린적이 있어 벌에 또 한번만 물려도 사망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주인공이 산장에서 갇혀서 말벌과 사투를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주인공 안자이 도모야는 미스터리 소설 작가인데 부인 유메코와 함께 방문한 산장에서 일어났는데 옷에 묻은 붉은 와인과 뭐가 급했는지 평소라면 절대 그러지 않았을 유메코의 성격상 바닥에 널브러진 유메코의 목욕 가운. 그리고 눈이 소복히 쌓인 이 추운 겨울 산장 창문에서 날개짓을 하는 말벌까지. 안자이 도모야는 상황을 파악하기 바쁘다. 방에서 나가니 산장 안은 따뜻한 온도였고 말벌들과 마주치는데 옷에 묻은 와인의 달콤함이 말벌을 유혹하여 말벌의 공격을 받는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추운 겨울, 눈 덮인 산장에 말벌이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아내 유메코가 사라졌다는 것에 이상한 기운을 느낀 안자이 도모야는 어제 기억을 떠올린다. 분명 어제 산장에 도착하여 아내 유메코와 함께 신작 <어둠의 여인>의 성공을 축하하며 와인을 마시고 잠이 들었는데 어째서 이런 상황에 놓인 것일까?
말벌을 피해야 하는 안자이 도모야는 휴대폰을 찾지만 보이지 않고, 산장 전화기는 불통이고 차열쇠는 물론, 신발이고 입을만한 겨울 파카 하나 없었다. 그리고 자신을 죽일 수 있는 말벌이 여기 있다는 것만으로도,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자신을 이 상황에 몰아넣은 가장 유력한 범인은 유메코였다. 과연 유메코는 남편 안자이를 죽이려는 것일까?
안자이는 유메코가 바람이 나서 자신을 죽이려고 계획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득 떠오르는 것이 3,4년 전쯤 대형 출판사에서 주최하는 신인 문하상 시상식 파티에서 자신에게 접근한 남자 미와사 마사히로였다. 그는 신세기 대학교에서 곤충의 광주성과 계절 적응에 관한 연구를 한다며 자신과 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유메코와는 고등학교 친구사이라고 했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이 떠오르며 안자이는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에 말벌들과 사투를 벌인다.
이 책은 안자이가 산장에서 공포에 떨며 말벌 무리와 장수말벌까지, 벌들과의 사투를 벌이는 과정이 너무 생생하고 빠르게 진행되서 가독성이 좋은 작품이었다. 너무 잔혹하거나 소름이 끼치도록 심장이 미친듯이 뛰는 공포는 아니지만, 윙윙거리며 머리위를 날아다니며 자신을 죽음으로 이끌려는 벌이라는 소재가 신선했다. 살기 위해 벌들과 싸우는 주인공에 감정이입이 되서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읽으면서 약간의 이상한 미묘함과 괴리감이 느껴지기도 했는데 역시 미스터리 소설에 절대 빠져서는 않되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반전이 존재했다. 짧은 시간에 몰입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스릴있고 긴박감 넘치는 소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