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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하우스 France - 프랑스의 작은 중세마을에서 한 달쯤 살 수 있다면… ㅣ 세상어디에도 2
민혜련 지음, 대한항공 기획.사진 / 홍익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게스트하우스 프랑스 [민혜련 저 / 홍익출판사]
작가 민혜련은 성신여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캉 대학에서 불문학 박사를 수료하면서 10여 년간 파리지엔의 삶을 살았다. 와인과 프랑스 요리에 매료되어 귀국 후에 국내 최초의 프랑스 요리 전문점 '작은 프랑스'를 창업하여 프랑스의 맛을 널리 알렸다. 이 시절 와인의 매력에 심취하여 생물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와인의 발효공정"에 관한 논문을 썼다. 대학과 기업체에서 와인 및 유럽문화뿐 아니라 과학사를 강의하면서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르네상스의 의미였다. 그리고는 지금까지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몇 바퀴나 돌면서 유럽의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려고 노력하였고, '르네상스적인 인간'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다. 현재 마케팅 페어, 컨퍼런스 전문 MD Planet 대표로 있다.
개인적으로 프랑스를 좋아하는지라 너무 재미있게 본 책이다. 프랑스에서 유학 생활을 하면서 10여 년간 프랑스에서 살았던 저자는 프랑스를 즐기는 7가지 방법에 대해 소개해준다. 파리를 시작으로 노르망디, 브르타뉴, 투르, 부르고뉴, 비아리츠, 일드레, 무스티에생트마리, 그라스, 아비뇽, 프로방스, 코트다쥐르, 샤모니몽블랑, 론알프, 콜마르, 알자스로렌까지 그 지역의 특성과 얽히고 설킨 이야기들을 해주면서 프랑스를 소개한다.
이 책을 보면서 마치 프랑스를 여행하는 것 같이 너무 즐거웠다. 생생한 사진과 재미있는 이야기들이라서 직접 돌아다니며 보고 느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소개하는 곳들 중에 꼭 가보고 싶은 곳을 몇 군데 꼽으라면 지금은 세계적으로 너무도 유명한 화가들이지만 과거 가난한 화가들이었던 젊은 세잔과 고흐, 피카소 등 예술가들이 둥지를 틀었던 몽마르트 언덕은 19세기에 인상파 화가들의 산실이었다. 당시 파리에서 집세가 가장 싼 달동네였다는데 마네, 세잔, 르누아르, 드가, 에밀, 고흐 등 화가들은 매주 금요일마다 카페 게르부아에서 모임을 열었다니 시공을 초월해 그들을 만나고 싶다. 그리고 새 중에 가장 크고 가장 높이 날아서 창공의 왕자라 불리지만 육지에만 내려오면 뒤뚱거리고 어리벙벙하며 순해져서 바보 기러기라고 불리기도 했다는 앨버트로스도 직접 보고 싶다.
프랑스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역시 와인이다. 와인의 매력에 푹 빠져 와인 발효로 박사학위를 딴 저자이니 만큼 와인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는데 양조장들이 많은 칼바도스를 이야기하며 이곳에 왔다면 한번쯤은 양조장을 견학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치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카망베르 치즈라고 많이들 들어보았을 것이다. 여기서 치즈 마을인 카망베르 마을도 소개하는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름과는 달리 작고 조용한 마을이란다. 이 마을에는 작은 치즈 박물관이 있는데 전통 방식으로 카망베르 치즈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구경하고 맛도 볼 수 있다니 치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방문하면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꼭 가보고 싶은 성이 생겼는데 그것은 바로 슈농소 성이다. 이 성에 관한 이야기가 흥미롭고 재미있다. 간략히 말하면 앙리2세에게는 이탈리아에서 시집온 못생긴 왕비 카트린과 희대의 팜파탈이라 불리던 디안 드 푸아티에가 있었다. 앙리 2세는 어린 시절부터 19살 연상의 여인 디안 드 푸아티에에게 푹 빠져 거의 마마보이처럼 묻혀 사느라 카트린은 매일같이 독수공방을 했다고 한다. 같은 여자로서 너무 안타까운 이야기이다. 어쨌든 카트린은 왕비답게 온갖 모욕과 조롱을 그대로 받아넘기며 어떤 치욕적인 상황에서도 우아한 미소와 고귀한 자태를 잃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리고 앙리 2세가 국왕으로 취임하던 날, 프랑스 왕실의 새 문장은 앙리와 디안의 머리글자인 H와 D로 만든 문장으로 장식됐다. 게다가 카트린은 엄연한 정실 왕비임에도 불구하고 대관식 행진에서 앙리 2세의 옆자리가 아니라 앙리 2세와 그의 애첩 디안의 뒤를 따라갔다고 한다. 그리고 앙리 2세는 루아르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슈농소 성을 디안에게 하사했다니 정말 이들을 주변에서 보는 사람이나 뒤에 따라가는 당사자나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갔을 것이다. 그런 세월을 지내던 카트린에게 복수하게 될 때가 찾아왔으니!
그것은 바로 앙리 2세가 승하하고 수렴청정을 하게 된 것이다. 카트린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슈농소 성에서 디안을 내쫓고 다른 성들에 비해 작고 보잘것 없는 쇼몽 성으로 보낸 것이다. 그 후 궁전의 곳곳에 자신의 이니셜인 C와 앙리의 이니셜인 H를 새겨 넣어 지금도 성의 서쪽에는 카트린의 정원, 조금 더 큰 동쪽 정원에는 디안의 정원이란 이름이 붙어 있다고 한다. 카트린은 생각보다 잔혹한 여자는 아니었다. 역사를 보면 엄청 잔인한 여성들이 많았는데 카트린은 왜 이렇게 착하고 우아한지.. 쇼몽 성이라도 디안에게 성이 왠말인가. 나였으면 디안의 D는 꼴도 보기 싫어 당장 다 떼어냈을 텐데 같은 여자로서 인상적이라 호수 위에 우아하게 서 있는 카트린의 영혼이 깃들어 있을 슈농소 성에 방문해 보고싶다.
이외에도 너무 흥미롭고 인상적이며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제목이 게스트하우스라고 해서 프랑스를 여행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여행 관련 정보들을 제공하는 내용들은 아니다. 보다 편리하게 갈 수 있는 이동수단이나 걸리는 시간 정도만 간략히 알려주고 나머지는 감성적이고 생생한 문장과 맛깔스럽고 흥미로운 이야기들, 프랑스의 이곳저곳을 멋지게 담은 사진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프랑스의 매력에 빠져 여행하는 즐거움을 느끼며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