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이런 이야기는 처음이지? - 옛날, 옛날에 동양 여성들은 이렇게 살았다네
E. B. 폴라드 지음, 이미경 옮김 / 책읽는귀족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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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어서와, 이런 이야기는 처음이지? [E. B. 폴라드 저 / 이미경 역 / 책읽는귀족]


이 책은 제목부터 호기심이 팍팍 샘솟는 책이었다. 거기에 '옛날, 옛날에 동양 여성들은 이렇게 살았다네'라니 과연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굉장히 신선한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신화나 역사와 관련된 많은 책들은 대부분 남자들 위주로 쓰여 있는데 이 책은 여성들의 이야기, 그것도 내가 살고 있는 동양 여성들의 옛 이야기가 담겨 있다니 그 내용이 너무 궁금했고 동양 여성들의 모습이 미국 사람, 서양 남자의 시선에는 과연 어떻게 비춰졌을지 궁금했다.


600여 페이지가 넘는 꽤 두꺼운 이 책은 14개의 파트로 나뉘어 있는데 각 파트별로 일곱 가지의 이야기씩 총 98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다.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최초의 여성이자 우리에게도 친숙한 아담의 아내인 이브의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히브리인 최초의 어머니 사라 이야기와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와 같이 태초의 여성들 이야기, 히브리 여성과 이스라엘의 여성 이야기, 유대 여성들, 하렘의 여인들, 이집트 여성들, 인도의 여성들, 페르시아, 아라비아, 터키의 여인들, 무어족 여성들, 일본의 소녀들 그리고 중국과 우리 조선의 여성들 이야기까지 만날 수 있다.


조선 여성들의 이야기는 분량이 적었지만 아무래도 한국인인지라 가장 열심히, 자세히 보았는데 우리 조선의 여성들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당시 우리 조선을 두고 서로 갖겠다고 청나라와 일본이 전쟁을 하던 때라 일본의 지배를 받는 시기였다. 이때 저자의 말에 따르면 조선의 여성들에게는 이름이 없었다며 여성이 결혼하기 전에는 임시로 성만 붙여 부르고 결혼하면 친정 부모는 시집간 지역의 이름을 따서 딸을 부르고 시부모는 며리르 출신지에 따라 이름을 붙여 불렀다고 한다. 그리고 남녀 아이들도 함께 어울리지 않고 남자들과 여자들이 서로 성별로 구분된 별도의 구역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서구의 관점에서 보면 가족생활이란 게 없다고 말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박씨, 조씨 뭐 이렇게 부르는 것을 봤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이름이 없이 대충 성만 붙여 불렀다니 꽤나 충격이었다.


또한 저자는 조선 여성들은 남편의 권한 속에서 살아간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저자와는 다른 관점으로 조선의 여성들을 직접 보고 경험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영국의 외교관 캠벨이다. <조선 여정>이라는 책을 쓴 캠벨은 "내가 원하였던 인부들을 고용하려는데,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도움을 기대하였던 책임자가 자리에 없었다. 그러나 그의 아내가 부재한 남편을 대신해 훌륭하게 일 처리를 해주는 것 같았다. 그녀는 협박도 하고, 달래도 가며, 주저하는 남자 스무 명을 순식간에 일을 하도록 만들었다. 동양의 확고한 이념이라고 할 수도 있는 여성의 종속적 신분과는 다른 이 모습에, 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실제로 이 나라 여성들은 자신들에게 부여되는 것보다 훨씬 더 높은 위상을 누리며, 더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조선 여성들이 간혹 막강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보는 관점과 사람과 상황이 달랐겠지만 그래도 조선의 여성에 대한 생각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계속해서 저자는 조선의 여성은 결혼하기 전까지 아이로 취급되며, 때로는 결혼 후에도 오랫동안 아이로 여겨지기도 한다고 보았다. 그렇지만 조선의 여성들이 전혀 존중받지 못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사회적 신분에 따라 다르겠지만 남자들도 여성이 지나가면 비켜주고 정중한 어조로 말하며 아이들에게 아버지를 공경하라고 가르치며 어머니도 공경하라고 가르치기 때문이다. 우리 역사를 다룬 사극 드라마나 영화들을 보면 예외도 있지만 거의 대다수 여성들이 모진 핍박과 냉대를 당하며 살았던 것으로 보였기에 조선 시대에는 전쟁통에 그랬을 것이고 그 이전으로 돌아가면 더 심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는데 이 글을 보면 생각했던것 만큼 심하지 않았던 것 같아 씁쓸하기는 했지만 그나마 안심이었다. 책을 보면 엄청 부당한 차별이 너무도 당연스럽게 받아들여져 자연스레 문화와 풍습이 되어 힘들고 모진 삶을 살았던 여성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쨌거나 조선의 여성들도 남성과 같은 대접을 받지는 않았다. 그것이 이어져 우리 나라는 아직도 남아선호사상이 강한 편이다. 요즘은 아들보다 딸이 좋아~라고 많이들 말하지만 그것도 아들이 있는 집에서나 하는 말이라고 하는걸 보면 말이다. 이 책은 과거 동양의 여성들이 각자의 나라마다 가진 풍습과 문화에 의해 어떤 삶을 살았는지, 미국 남자가 본 동양 여성들의 모습을 접할 수 있는 책이었다. 처음에는 신화나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구성된 책인줄 알았는데 생각과는 다르게 진지한 내용들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동양의 여성으로써 우리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느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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