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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 내 삶의 주인이 되는 문화심리학
김정운 글.그림 / 21세기북스 / 2015년 12월
평점 :
[서평]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김정운 저 / 21세기북스]
인간이 가진 가장 아름다운 정서는 '그리움'이다. 글과 그림, 그리움의 어원은 같다. 종이에 그리면 그림이 되고, 마음에 그리면 그리움이 된다. 고마움과 감사함은 그리움의 방법론이다. 고맙고 감사한 기억이 있어야 그리움도 생기는 거다. 분노와 원망으로 황폐화되고 파편화된 한국인의 집단 기억에 결여되어 있는, 고마음의 기억을 찾아나가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 어떻게든 찾아내야 한다. 그래야만 생각 차이, 의견 충돌도 견뎌낼 수 있다. 그래야만 우리가 함께 살아야 할 이유가 생긴다. (P. 94~95)
문화심리학자이자 여러가지문제연구소장인 김정운은 방송에서 자주 보고 몇 권의 책을 통해 아주 친숙한 느낌의 인물 중 한 명이다. 김정운은 유쾌하면서도 냉철한 통찰력으로 사람들의 정곡을 콕콕 찔르고 우리들을 응원했는데 그런 그가 이번에 새로운 책을 출간하였다. 저자는 만으로 오십이 되던 2012년 새해 첫날, 하고 싶은 일만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무턱대고 교수직을 때려치고 일본으로 갔다니 역시 엉뚱하고 참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사실 김정운은 정교수가 되고 정년 보장을 받고서야 너무 늦게 겨우 깨달은 것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한 번도 누구에게 배울 마음을 가져본 적이 없는 자신이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것이 말도 안된다는 것이다. 교수라는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을 유지하기 위해 아이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느닷없는 가책에 어느 순간부터 괴로웠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전에 어떤 대학도 자신을 뽑아주지 않을 때, 유일하게 인정해준 분에게 서운함을 안겨드리면서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힘들게 내린 결정이었다.
일본으로 간 그는 오랜 꿈이었던 그림을 그리고 저작 활동에 몰두하였는데 일본에서 생활하는 4년 중에 생뚱맞게 학위를 하나 더 땄다고 한다. 김정운의 이미지가 떠오르면서 역시 김정운 답다는 생각이 들어 피식 웃음이 났다. 그리고 <에디톨로지>와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라는 두 권의 책과 지금 이 책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를 썼다. 그리고 미술과 심리학의 관계를 설명하는 일어 책 <보다의 심리학>을 번역하고, 내년에 출간할 예정인 <이어령 프로젝트>라는 책도 준비했다고 한다.
저자 김정운이 이번에는 또 어떤 즐거움을 선사해 줄런지 기대되었던 이 책은 김정운의 지난 4년의 결산이자 격한 외로움의 결실이다. 그래서인지 그림과 관련된 이야기들과 그림들, 일본 생활을 하는 김정운의 일상을 담은 사진들이 많았다. 인생 선배인 김정운이 직접 그린 그림들도 있고 사진들이 많아 더욱 친근하게 술술 읽히는데 거기에 재치있고 유쾌한 이야기들로 때로는 가볍게 웃으면서, 때로는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 인생에 대한 사색에 잠길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