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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두고 읽는 장자 ㅣ 곁에 두고 읽는 시리즈 2
김태관 지음 / 홍익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서평] 곁에 두고 읽는 장자 [김태관 저 / 홍익출판사]
이번에는 2015년 7월 출간된 <곁에 두고 읽는 니체> 다음으로 <곁에 두고 읽는> 시리즈 장자 편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2012년에 출간된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의 개정 신판으로 제목이 바뀌어 우리에게 찾아왔다. 저자 김태관은 편집부장과 문화부장, 섹션 에디터, 논설위원, 스포츠지 편집국장 등 신문기자로 한 세월을 살고 지금은 책을 읽고 글을 쓰며 가끔은 산책을 하며 또 다른 세월을 보내고 있다. 그는 그가 어디에 있는지 열심히 찾고 있는 중인데 고전의 숲을 헤매며 앞서간 사람들의 발자취를 더듬고 있는 것도 그런 작업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진나라가 중국을 통일하기 전, 지금의 중국이 되기까지 전란과 정치적 소란이 끊임없었던 춘추전국시대에 춘추 시대에 공자가 대표적이었다면 전국 시대에는 장자가 대표적인 사상가로 노자를 계승한 인물이라 할 수 있다. 도가의 사상가로 장자의 특징을 이야기한다면 유유자적, 무위, 무위자연으로 정신적 자유를 추구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공자를 비판했던 장자의 사상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장자>는 원래 52편이었다고 하는데 오늘날에는 위진시대에 곽상이라는 사람이 정리한 33편만이 전해진다. 곽상본은 내편 7편, 외편 15편, 잡편 11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에서 내편은 장자가 직접 저술했으며 외편과 잡편은 그의 영향을 받은 후학들이 글을 보탰다는 것이 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장자는 죽었어도 그의 사상은 살아남아 꽃을 피웠다는 얘기가 된다. 살아서도 생사의 경계를 초탈했던 장자는 2500년의 세월 동안 무수한 제2, 제3의 장자를 낳았으며, <장자>는 그 모태였다고 할 수 있다.
그대는 마음을 통일하여 귀로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들어라.
그 다음에는 마음으로도 듣지 말고 기로 듣도록 하라.
귀는 소리를 들을 뿐이고, 마음은 사물을 느낄 뿐이다.
그러나 기는 텅 빈 채로 무엇이든지 받아들이는 것이다.
도란 텅 빈 곳에 모이게 마련이다.
텅 비우는 것을 마음의 재계라고 한다. (<장자> 인간세편)
천하에 지극한 즐거움이란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 인간의 몸을 참되게 살리는 길은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 우리는 무엇을 하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가? 무엇을 피하고, 무엇에 몸을 담아야 하는가? 무엇을 따르고 무엇을 멀리해야 하는가? 무엇을 즐거워하고, 무엇을 싫어해야 하는가?
세상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은 부귀와 장수와 명예다. 모든 사람이 즐기는 것은 몸의 안락과 맛있는 음식, 아름다운 옷과 보기 좋은 색깔, 그리고 듣기 좋은 음악이다. 세상이 업신여기는 것은 가난과 천대와 요절과 악평이다. 또 세상이 괴롭게 여기는 것은 몸이 불편한 것과 입이 맛있는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것, 생김새가 아름다운 옷을 입지 못하는 것, 눈이 좋은 것을 보지 못하는 것, 귀가 음악을 듣지 못하는 것 등이다. 사람들은 이런 것들을 얻지 못하면 걱정하고 불안해한다.
나는 무위야말로 진정한 즐거움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세상에서는 그것을 크게 괴로운 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므로 지극한 즐거움이란 즐거움을 초월하는 데 있고, 지극한 명예란 명예를 초월하는 데 있는 것이다. (P.208~209)
지난 번에는 독일의 철학자 니체를 만났다면 이번에는 중국을 대표하는 사상가 장자이다. 사실 니체를 읽은 후에 <곁에 두고 읽는> 시리즈로 아시아의 사상가들을 다룬다면 공자가 먼저 찾아올 줄 알았는데 예상을 깨고 이시대에 알맞고 어울리는 장자가 우리를 먼저 찾아왔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세상 밖에서 노니는 장자를 보여주기 위해 집필하였다고 하는데 존재론으로서의 도, 그 실천으로서의 무위, 그리고 가치관으로서의 지락으로 요약할 수 있는 장자를 깨어라, 놓아라, 즐겨라라는 세 개의 키워드로 나누어 장자를 논하기보다는 장자를 직접 들려주고 전하고자 했다.
장자가 단순히 근심과 고난으로부터 도피하며 외면하면서 여유로운 한량같은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장자는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춘추전국시대의 이데올로기에 저항한 철학자로 이 책은 장자의 사상을 잘 보여주고 깨달음을 주는 각각의 주제마다 재미있는 일화나 우화들이 곁들여 있고 장자의 사상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어서 재미있게 술술 읽었다. 장자라는 인물을 보다 친근하게 만나고 그의 사상을 잘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는데 장자를 통해 인생에 대해 자유롭고 넓게 생각하고 깊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