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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이해하는 군주론 ㅣ 클래식 브라운 시리즈 1
김경준 지음 / 생각정거장 / 2015년 11월
평점 :
단숨에 이해하는 군주론 [김경준 저 / 생각정거장]
이 책의 저자 김경준은 경영컨설팅 회사 딜로이트의 대표이사로 재직중이다. 서울대학교 농경제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쌍용투자증권(현 신한금융투자), 쌍용경제연구소, 쌍용정보통신에서 근무했다. 중앙일보 발간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경영코칭', '엄홍길의 정상경영학'을 연재했고, MBC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의 '글로벌 프리즘', 울산MBC <이광현의 시사매거진>의 '재미있는 글로벌 컨설팅', SBS CNBC <인사이트 경영>, KBS1라디오 <성공예감> '미니 MBA'의 고정패널로 활동했다. 기타 여러 신문과 잡지에서 필자로 활동중이다.
<군주론>은 500여 년 전 르네상스 후기, 정치적 혼란에 빠져 있던 이탈리아 도시국가 피렌체의 실무 외교관이 쓴 자기소개용 팸플릿이다. 르네상스 시기 이탈리아의 문필가이자 정치 사상가였던 마키아벨리가 44세에 현직에서 밀려난 후 복귀를 염두에 두고 정치부심하면서 집필한 일종의 제안서로 향후 군주의 위치에 오를 젊은 귀족에게 자신의 경험을 집약한 일종의 군주 가이드북인 셈이다.
현명한 군주는 눈앞에 보이는 일만이 아니라 먼 장래에 있을 분쟁까지도 배려해야 하며, 모든 노력을 기울여 이에 대처해야 합니다. 위험이란 미리 알면 쉽게 대책을 세울 수 있지만, 코앞에 닥쳐올 때까지 그냥 보고만 있으면 그 병은 악화되어 불치병이 됩니다.
"다정하게 안아주거나 아니면 아주 짓밟아 뭉개버려야 합니다. 인간이란 사소한 피해에 대해서는 보복하려 들지만 엄청난 피해에 대해서는 감히 복수할 엄두를 못 내기 때문"이라는 부분은 이상적 인간의 당위론을 주장하기보다 실제로 존재하는 인간의 본성을 꿰뚫는 마키아벨리의 특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군주가 부와 명성을 누리고 있을 때, 사람들은 절대 충성을 맹세합니다. 마치 그들의 자식과 재산, 생명, 피 한 방울까지 모두 바치려고 하는 것 같지만, 이는 그럴 필요가 없을 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상황이 바뀌어 정말 그러한 것들이 필요할 때, 그들은 군주에게서 등을 돌립니다. 그만 믿고 다른 대책에 소홀했던 군주는 파멸을 피할 수 없습니다. 숭고하고 위대한 정신이 아닌 대가를 지불해 얻은 우정은 이해타산에 근거하여 확실치 않고 정작 필요한 때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사람은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자보다 사랑을 베푸는 자를 해할 때 덜 주저하는 법입니다. 사랑은 은혜나 감사에 관련된 것으로, 본성이 비열한 인간은 자신의 이익에 따라 그것을 저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두려움은 처벌에 대한 공포로 유지되며 실패하지 않습니다. 군주는 비록 사랑을 얻진 못해도 미움 받는 일은 피해야 합니다. 미움을 받지 않는다면, 시민과 신민들의 재산과 여자에 손을 대거나 하지 않는 한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생명을 해할 필요가 있을 때, 군주는 정당한 명분과 함꼐 반드시 그 이유를 밝혀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타인의 재물에 손대지 말아야 합니다. 인간은 아버지의 죽음보다 재물의 상실을 더 잊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마키아벨리는 주요세력들이 심각하게 분열하고 반목하는 도시를 평정하는 데 있어 타협과 화해는 가장 위험하고 불확실한 방책이며, 주요세력의 우두머리를 제거하거나 추방하는 방법으로 문제의 근원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타협과 화해는 결국 양자 간의 중간에서 봉합해 두는 것으로, 실제로는 모두에게 불만이 되기 마련이고 조금이라도 상황이 바뀌면 결국 다시 불붙게 된다. 그래서 문제를 해결할 때는 타협이 아니라 원칙이 우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군주는 모든 성품들을 실제로 갖출 필요는 없지만, 그것을 갖춘 듯 보이는 것은 꼭 필요합니다."라는 대목도 강렬한 현실론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덕망 높고 학식이 있으며 도덕적이고 용기 있는 완전한 지도자상을 기대한다. 인간 한계를 뛰어넘는 신의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도덕정치의 당위론은 숭고하지만 비현실적이다.
군주가 두려워해야 할 것이 두 가지 있는데, 첫째는 내부에 있는 것으로 신민에 관한 것이고, 둘째는 외부에 있는 것으로 외세에 관한 것입니다. 후자의 경우, 잘 무장된 군대와 믿을 만한 동맹을 통해 방어가 가능합니다. 군주가 좋은 군대를 가지고 있으면 믿을 만한 동맹을 맺을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대외적 관계가 안정돼 있을 때, 음모를 통한 내부 교란이 발생하지만 않는다면, 내부적으로도 안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군주의 기본임무는 공동체를 유지하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보통 사람들은 군주의 의사결정과 행동들을 상세히 알 수도 없을뿐더러 설사 안다고 해도 복잡한 인과관계를 이해할 능력도 관심도 없다. 따라서 군주는 공동체를 건실하게 유지했느냐의 성과로 평가받으면 충분하다는 의미다.
<군주론>이 얇은 팸플릿이기에 군주론의 각 내용에 대한 설명이 더해졌어도 이 책은 가볍고 얇은 책이었다. 그렇지만 결코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었다. 마키아벨리를 악마의 대변자로 비난하며 그가 집필한 군주론도 사악한 책으로 여겨져 많은 비난을 받은 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군주론 안에는 냉철한 관점으로 꿰뚫어 보는 인간의 깊은 본성과 그에 따라 행해야 하는 군주의 처세가 담겨 있다. 다소 불편한 부분도 있고 어렵고 심오한 부분도 있는데 분명 군주론은 리더들이 읽어야 할 고전임에는 틀림없다. 저자의 해설 덕분에 군주론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