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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생의 첫날
비르지니 그리말디 지음, 이안 옮김 / 열림원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서평] 남은 생의 첫날 [비르지니 그리말디 저 / 열림원]
이 책은 아마존 프랑스 소설 베스트셀러로 프랑스 소설에 대한 기대를 품고 책을 펼쳤다. 저자 비르지니 그리말디의 첫 소설인데 출간 즉시 온라인과 오프라인 서점에서 놀라운 판매 기록을 세우며 단번에 그녀를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들었고 2015년 에크리르 오페미닌 문학상을 수상했을 정도이니 기대할 수 밖에. 
이야기는 세 명의 여자들이 주인공인데 우선 마흔 살의 마리는 남편과의 권태로 인해 남편을 떠나 세계 일주를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마리는 남편이 바람을 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한때는 열렬히 사랑했던 사람이었고 사랑하는 두 딸들이 있기에 모두가 그렇게 산다고 위안을 하며 살던 지극히 평범한 40대 여성이었는데, 대학교를 다니느라 떨어져 있는 쌍둥이 딸들이 찾아와 마리에게 말하기를 "엄마는 불행해보인다, 아빠와 왜 사냐고, 아빠가 바람을 핀다"는 등의 이야기를 했다. 그리하여 마리는 자신을 항상 무시하고 하대하던 남편 레오의 마흔 번째 생일에 깜짝 놀랄 이벤트를 준비해놓고 떠난다.
그리고 예순두 살의 안느와는 배를 타러 가는 비행기에서 우연히 옆자리에 앉아 만났었는데 고독 속의 세계 일주 여객선에서 또 다시 만나게 된다. 그녀는 젊은 시절에 만난 사랑하는 남자 도미니크와 오랫동안 함께 해왔는데 도미니크의 회사에 어려움이 찾아왔을 때 안느는 그를 포근히 보듬어주지를 못했다.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밤낮없이 일에 몰두하는 도미니크에게 서운함과 고독감을 느꼈고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도미니크의 짐을 싼 가방을 문 앞에 놓았는데 도미니크는 가방을 들고 그렇게 떠난 것이다. 둘은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고 다시 만났지만 한 번 신뢰가 깨져버린 상태였기에 예전같지 않았고 갈등은 깊어졌다. 도미니크를 너무 그리워하던 연약한 안느는 도미니크에게 떠난다는 문자를 남기고 배에 탑승하였는데 항상 휴대폰을 가지고 그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사연을 들은 마리는 안느에게 휴양지에 도착할 때마다 도미니크에게 그 휴양지의 엽서를 보낼 것을 권한다.
젊고 매력적인 스물다섯 살인 카밀은 파리의 투자 은행에서 자산 관리를 하는데 이 여행의 목적은 도착하는 나라들마다 남자들을 유혹할 계획으로 회사에 휴가를 내고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하지만 그녀에게는 나름의 비밀이 있었다. 카밀은 매력적이고 아름답지만 사실은 누군가를 사랑하기에는 자신감을 상실한 상태였다. 이유는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몹시 뚱뚱했었고 열여덟 살 때 전학 온 아르노와 처음으로 사랑을 나누었고 아르노가 자주 찾아와 텔레비전을 보고 영화를 보면서 관계를 가졌는데 그는 학교에서 커플이 탄생하면 모두가 이상한 눈으로 본다는 이유를 대며 비밀로 하자고 했고 그렇게 3년이나 몰래 비밀 연애를 했다. 하지만 아르노가 만나러 오지 않는 어느 날, 카밀은 메시지를 남겼는데 불행히도 다른 친구가 가로챘고 소문은 순식간에 퍼졌다. 문제는 아르노가 카밀을 대중들 앞에 세워 두고 자신이 이 뚱보를 좋아할거라 생각하느냐며 카밀을 짓밟고 부정했던 것이다. 그렇게 상처를 받는 카밀은 돈을 모아 2년 전에 성형 수술을 하고 위를 절제하고 피부를 잘라내고 운동과 심리 치료를 받은 것이다.
이렇게 나이도 성격도 사연도 전혀 다른 세 명의 여자가 석 달 동안 떠나는 고독 속의 세계 일주 여객선에서 만나 친구가 되고 행복을 찾는 이야기이다. 여기서 배경이 되는 고독 속의 세계 일주라는 유람선에 탑승하는 조건과 규칙이 참 흥미진진했다. 그것은 꼭 혼자여야만 하고 커플은 절대 배에 탈 수 없다는 것이다. 100일간 배를 타고 일곱 개의 바다를 건너 다섯 개의 대륙을 지나 서른여섯 개의 나라를 방문할 예정인 이 배 안에는 레스토랑들과 슈퍼마켓, 영화관, 옷 가게, 도서관, 미용실, 수영장 등이 준비되어 있었고, 영어와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 외국어를 사용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탑승하였다. 그 중에서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마리와 안나와 카밀은 서로 인연을 맺고 친구가 된 것이다. 이 책은 읽기 전부터 세 명의 여성들이 고독 속의 세계 일주를 한다는 스토리가 흥미를 유발했는데, 읽으면서 그녀들이 여행을 통해 지난 날과 작별하고 자기 자신을 만나고 하루하루 삶의 소중함을 깨닫고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감동적인 이야기에 푹 빠져 재미있게 읽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