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기행 - 깨달음이 있는 여행은 행복하다
정찬주 지음, 유동영.아일선 사진 / 작가정신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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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불국기행 [정찬주 저 / 작가정신]

 

이 책의 저자 정찬주는 법정 스님의 재가제자로 무염이란 법명을 받았다. 그는 불교적 사유가 배어 있는 글쓰기로 오랜 기간 소설과 명상적 산문을 발표해왔는데 이번에는 부탄과 네팔, 남인도, 스리랑카, 중국 오대산 등의 불교권의 지역들을 방문하여 답사 내지는 순례를 다녔던 이야기를 전해준다. 순례는 사원이나 성지 중심으로 하였고 답사를 위한 여행은 보고 싶은 몇 곳만 집중적으로 깊이 들여다보았다고 한다.

 

여기서 제일 먼저 만날 수 있는 나라는 부탄인데 인상적인 문화, 풍습들이 많았다. 예를 들면 첫 눈이 오는 날에는 공휴일이 되어 국민들이 쉬는 것이나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애쓰는 우리와는 달리 관광객을 제한하여 전통 문화와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그렇다. 또한 담배를 가지고 입국하면 5만원 정도의 세금을 내야하고 담배를 피울 때마다 경찰에게 세금을 냈다는 서류를 보여줘야만 한다고 한다. 귀찮아서라도 담배를 끊는 게 마음 편한 나라인 것이다.

 

부탄이라는 나라를 들여다보면서 가장 부러웠던 것은 국민들이 행복을 느끼며 사는 나라라는 것이었다. 국민총생산량이 우리나라가 세계 31위일 때 부탄은 124위였을 정도로 최빈국이었다. 그러나 국가별 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 부탄은 1위이고 우리나라는 68위였다. 최빈국 사람들이 행복한 이유를 많은 국가들이 연구하고 벤치마킹하고 있다니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부탄에는 노숙자와 거지, 우울증 환자와 자살자가 거의 없다고 하는데 자살한 사람이 10만 명 중 28.1명으로 자살률 1위인 우리나라를 생각하니 부러우면서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부탄 국민들 97퍼센트가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삶을 만족하며 부탄 사람인 것을 감사하게 여기니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내려놓고 정말 편안하게 살아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신기했던 것은 부탄 국민들은 부탄 지도자를 마음 깊은 곳에서 진심으로 존경하고 사랑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가이드를 맡은 친리씨의 휴대폰 바탕화면이 국왕 부부 사진으로 되어있을 정도이니 말 다했다. 그리고 3대 국왕을 위한 추모탑까지 지었는데 부탄 사람들은 아무 때나 마음대로 사원이나 탑을 찾아 마니차를 돌리곤 한단다. 이렇듯 국민들이 지나온 지도자를 포함해 지금 지도자까지 진심으로 사랑하는 그 이유는 자신이 가진 권력을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나눠 돌려줬기 때문이다. 그 시작은 진보적 사고를 가졌던 3대 국왕이었는데 그는 부탄의 농노를 해방시키고 자신의 땅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받는 4대 국왕도 아버지의 뜻을 잘 따라 지도했고 지금 5대 국왕은 거기서 좀 더 체계적이고 섬세하고 펴내고 있다고 한다.

 

부탄은 교육비와 병원비가 무료로 복지가 참 좋다. 의사가 공무원이라 월급을 받기 때문에 쓸데없는 욕심이나 뒷거래가 없다. 거기에 공부를 하러 외국에 유학을 가는 사람들에게도 교육비가 전부 지원되고 책임진다니 그런 나라의 학부모나 학생들은 부담없이 하고싶은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다. 또한 국왕이 궁궐을 국가에 헌납하고 작은 집으로 이사해 가끔 학교를 찾아가 어린 학생들과 축구를 즐기기도 한다니 그저 놀랍고 나까지 얼굴 한 번 본 적이 없는 부탄의 국왕에게 존경심이 생기기까지 했다. 이렇게 국민들의 행복을 제일 우선시하며 국민들을 위한 마음이 가득한 지도자이니 어찌 국민들이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국회에서 말도 안되는 모습들을 보이며 치열하게 싸우는 우리의 지도자들이 떠오르면서 그들 중에 국민들에게 사랑은 커녕 조금이라도 꾸준히 존경받는 지도자가 한 명이라도 있었는가 돌아보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부탄이라는 한 나라만 이야기해도 너무 인상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최근에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통해 접하며 큰 감동을 받았던 네팔이나 인도, 스리랑카, 오대산까지 정말 유익했다. 개인적으로 딱히 믿는 종교는 없지만 절에 가면 절에서만 느낄 수 있는 따뜻함과 편안함이 있어 좋아하는 편인데 이 책 덕분에 불교와 관련된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여기서 접할 수 있는 나라들의 전통에는 우리가 본받아야하는 생활 방식이나 인상적인 풍습들이 많아 불교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던 나에게는 그 나라의 역사와 불교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또한 생생하고 선명한 사진들이 가득하여 간접적으로나마 각국의 문화와 분위기를 엿보고 순례를 함께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너무 뜻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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