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철학하다 - 당신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가요?
에드윈 헤스코트 지음, 박근재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서평] 집을 철학하다 [에드윈 헤스코트 저 / 박근재 역 / 아날로그(글담)]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이 책의 저자 에드윈 헤스코트가 집이라는 공간을 철학적으로 이야기하는데 굉장히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저자는 창문, 식당, 부엌, 계단, 침실, 욕실, 베란다, 현관, 거실, 지하실과 다락, 수영장, 거울, 조명, 바닥, 복도 등 우리가 생활을 하면서 몸과 마음을 편안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집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총 27개로 삶의 공간을 분류하여 각 요소마다 그 의미와 역사에 대해 인문학적 관점으로 설명한다.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는데 몇 가지 이야기하자면 평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무심결에 그냥 지나치기 마련인 계단이 과거에는 신전과 관련된 건축적 요소로 신들의 전유물이었다는 것이다. 모든 종교적인 장소는 구조상 계단의 맨 꼭대기에 위치해 있고 수많은 신전의 모습은 천국으로 가는 계단을 형상화한 것이라는 이야기다. 더 웅장해지고 높아지는 르네상스 시대의 집의 형태에 계단도 극장 형식으로 웅장해졌다.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고 과시하는 사회적 공간이었던 오페라하우스의 계단 형태는 가정집 건축 양식에 즉시 반영되었다. 시대가 흐르고 문화나 생활이 변화하면서 지금은 아파트나 사무실의 계단은 오고가다 인사를 하거나 간단한 대화 정도만 하는 잠깐의 사회적 만남이 이루어지는 공간이 되었고 집 안의 계단도 장시간 머무는 기능은 상실한 단순한 복도에 불과한데도 부유한 이들은 여전히 저택에 웅장한 계단을 원한다는 것은 흥미로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집이라는 공간은 인간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아늑하고 소중한 공간이다. 바깥을 볼 수 있는 창문은 바깥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도구로 바라보고 불과 연기의 위험으로 인해 집 내부보다는 옆에 따로 지었고 하인들만이 드나들던 부엌은 오늘날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부엌에 있는 다양한 조리 기구와 편리함을 제공해주는 여러가지 가전 제품들로 인해 부엌을 사용하는 사용자의 취향을 알 수 있다. 또한 지금은 지극히 은밀하고 사적인 공간인 침실이 예전에는 반쯤 공개된 공간으로 손님이 찾아오면 침대에서 손님을 맞이하였고 당시 침대는 가구가 아닌 한 공간이었다는 것이다. 침대 주변의 네 기둥에 커튼을 둘렀던 것은 멋스러움을 위해서가 아니라 방 속의 방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지금과 달리 방문한 손님들과도 함께 침대에서 자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이 외에도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각각의 공간들을 재미있게 만나며 각 공간들이 지닌 소중한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고 사색에 잠기는 좋은 시간이었고 개인적으로 인문학과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굉장히 흥미롭게 읽은 매력적인 책이었다. 역사적으로 사람에게 집이 어떤 기능을 했고 어떤 모습을 추구했는지, 건축을 이루는 각 요소들의 기능이나 탄생하게 된 계기, 모습이 변화한 흐름과 과정을 어원을 비롯하여 영화나 책, 미술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기 때문에 각 공간의 스토리를 재미있게 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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