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에게 말을 걸다 - 외롭고 서툴고 고단한
신현림.신동환 지음 / MY(흐름출판)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서평] 아빠에게 말을 걸다 [신현림 저 / MY / 흐름출판]

 

이 책은 신선하고 파격적인 상상력과 독특하고 매혹적인 시와 사진으로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전방위작가로 다양한 연령대의 마니아 독자층이 있는 신현림 작가의 에세이이다. 아버지의 세상을 들여다보았다기에 나름 아버지들의 여러 상황들을 상상했지만, 에세이라 저자가 자신의 아버지와의 일, 미쳐 몰랐던 아버지의 모습들 등을 느끼고 아버지에게 행하겠다는 작은 노력들 31가지를 전해준다.

 

우리 나라는 예부터 효를 중시 여겼던 문화여서 예전에는 아이들이 찍소리 못하고 따르는 엄한 모습의 가부장적인 아버지, 권위적인 아버지의 모습을 많이 보았지만, 요즘은 외로운 아버지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밤늦게 퇴근하여 돌아와도 가족들에게 환영, 존경을 받기보다는 잠만 자는 사람이라고 인식한다고 한다. 집에 돌아오시면 잠만 주무시는 모습을 보이시는 아버지는 그마만큼 고단하신 것인데, 집에 두고 나오면 근심덩어리, 밖에 데리고 나오면 짐덩어리, 집에 혼자 두고 나오면 골칫덩어리, 같이 앉아 있으면 웬수덩어리.. 애완견보다도 못한 존재가 되어버린 이 시대의 아버지를 표현하는 별명들이다. 요즘 아이들은 아빠라는 존재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잘 모르는데 왠지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이 씁쓸함만큼이나 이시대의 아버지들은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는 속으로 울고 있다.

 

가정을 위해서 자신을 포기하고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한 가정의 버팀목인 아버지도 사람이다. 아버지가 있기에 지금 이 가정이 이루어졌고 유지되어 살아가고 있는 것을 당연시 여기면 안된다. 예나 지금이나 아버지들의 어깨는 무겁다. 자식들에게 쉽게 다가서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해도 아버지도 좋아하는 것이 있고, 즐거워하는 것이 있다. 이런 아버지와 친해지는 방법들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님을 볼 수 있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은 부모님들도 좋아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부모님께 관심을 가지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같은 추억을 만들면 된다. 말 한마디, 전화 한통화, 밥 한끼, 여행 모시고 가기 등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면 아버지와 가까워지고 아버지의 모습을 잘 알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약간의 시간과 노력이 있으면 된다.

 

저자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있는 저자의 동생인 정신과의사인 신동환 원장의 칼럼이 수록되면서 현재의 가정에서 아버지의 공간, 입지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공감하면서 읽었다. 핵가족이 되면서 가족들이 아버지를 존경하는 마음과 감사하는 마음이 사라져간다는 부분과 아버지들이 가정에 임해야하는 행동들에 대해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 집에 들어오면 소파에 누워서 티비만 보는 아빠의 공간은 소파일 뿐이다. 자녀들과 친해지기에는 큰 행동이 아닌 가족과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에 충실해야 한다는 충고를 한다.

 

이 책은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의 그리움과 홀로 남겨지신 아버지의 애틋한 마음이 전해지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이었다. 저자의 부모님에 대한 생각이 섬세한 감성과 표현력, 분위기 있는 흑백사진으로 잘 전해진다. 공감하는 내용들이고 다 좋은 생각, 행동들이지만 에세이이기 때문에 지극히 저자 개인적인 일상적인 이야기들과 주변인들의 아버지들, 저자의 생각들로만 이루어져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문득 나의 부모님을 떠올리는 시간이 되었다. 전에 내가 즐겁고 행복할 때는 미쳐 몰라 부모님께 너무도 무심했지만, 힘들때 나보다 더 속상해하시고 아직도 나의 작은 것에도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고 많은 반성을 했었다. 어려서부터 친구보다 더 친한 엄마와 다 큰 딸을 아직도 유난히도 예뻐하는 아빠가 건강히 계셔서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우리 어릴적에는 우리랑 많이 놀아주셨는데, 그보다 더 많은 것을 바라기만 하고, 세월이 흘러 우리는 컸다고 바쁘다며 부모님과 함께 해드리지 않는 것이 죄송스러운 마음이 든다. 세월이 가면서 점점 예전같지 않고 나이들어가는 것이 느껴지는 부모님에게 행복을 전해주자 마음먹었다! 할머니들에게도! 계실 때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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