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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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저 / 임호경 역 / 열린책들]

 

이 책은 2009년 출간되어 스웨덴과 독일, 영어권, 프랑스 모두 합해 5백만 부 이상 판매되고 35개국에서 속속 번역되어 사랑받고 있고, 스웨덴에서 2013년 말 개봉 예정으로 영화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저자는 15년간 기자로 일했고, 성공적인 기업인이었는데 건강상의 문제로 회사를 매각하고 신인으로서 첫 소설인 이 책을 출간할 때 나이가 마흔여덟살이었다.

 

스웨덴 한 양로원에서 100세 기념으로 성대한 생일잔치가 준비되어있는데 자신의 병실 2층 창문에서 화단으로 뛰어내려 양로원을 탈출하는 생일잔치의 주인공 알란. 100세가 된 알란은 삶을 양로원에서 이렇게 무기력하게 마감하기보다는 남은 인생을 즐기고 싶은 마음에 양로원을 탈출한다. 하지만 마을 시장까지 방문한 이 100세 기념 파티에서 100세 노인이 사라진 일로 신문기자들, 경찰, 검찰 등이 동원되는데...

 

양로원을 탈출한 알란은 버스터미널에서 네버어게인이라는 메시지가 적힌 자켓을 입은 양아치같은 청년이 화장실 간 사이에 청년의 트렁크를 맡게 되었다가 이것을 들고 버스를 타게 되는데.. 이로써 트렁크의 정체를 몰랐던 알란은 이 청년에게 쫓기게되고, 알란은 이 과정에서 70세 노인 율리우스와 친구를 하게되고 트렁크를 열어봤더니 그 안에는 무지막지한 금액 5천만 크로나의 현찰뭉치가 가득 들어있었다. 알란과 율리우스는 돈을 반반으로 나누기로 하고, 뒤 쫓아온 청년을 우연찮게 죽이게 되고 집을 떠나 함께 다니는데.. 이 와중에 50대의 핫도그 상점 주인인 베니를 차와 함께 운전수로 고용하여 함께 다닌다. 사회에서는 알란이 납치당했다는 추측으로 실종자였다가, 살인자 용의자로 수사가 진행되어 경찰 아론손 반장에게 쫓기게되고, 다른 쪽에서는 청년의 동료, 청년의 두목에게 쫓기게된다. 이렇게 도망다니면서 예쁜 언니와 베니의 형 보세, 네버어게인의 두목 곤들매기와도 친구가 되고, 경찰 아론손과도 친구가 된다. 사실상 이들은 계획하지 않은 두명을 죽인게 되지만, 이 또한 상황들이 참 운 좋게 흘러가며 이들의 혐의는 풀린다.

 

젊은 시절부터 지금 100세의 알란은 복잡한 생각은 하지않는 사람으로 정치적 주관은 없었지만, 폭파 전문가였던 경험으로 세계의 유명인들과 다양한 사건과 인연을 만든다. 스페인 내전에서 다리를 폭파하는 역할을 하다가 프랑코 장군의 목숨을 구하여 인연을 맺고, 미국의 부통령 해리 트루먼과도 친구가 되고, 마오쩌둥의 아내 장칭을 구해준 인연으로 김일성과 김정일을 만났을 때 죽을 뻔한 위기를 모면하게 되고, 존슨 대통령을 만나 미국 스파이로 일하기도 한다. 그 외에 이란에서 비밀경찰 감옥에 갖히게 되고, 블라디보스토크 수용수에서 술 한잔의 유혹으로 마을을 폭파하고 탈출을 감행한다. 이처럼 평생 가는 곳마다 사건과 사고가 끊이지 않는 알란은 일반인들과는 다르게 불가능할 것 같은 어려운 모든 일들을 순리적으로 풀어나간다.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라서 읽는데 무거워서 수시로 자세를 바꾸었지만, 표지도 이쁘고 인물들의 자세한 묘사나, 우연과 과장이 어우러진 어처구니 없는 상황들이 너무 황당하기도 하고, 흥미진진하고 상황에 겹치는 우연들이 유쾌하고 술술 넘어가는 이야기들이 재미있어서 가독성있게 읽을 수 있었다. 알란의 100세 인생이 담겨있는데, 알란이 겪는 현재 위기 상황과 과거의 위기 상황들, 전쟁상황, 종교적문제. 공산주의, 자본주의 등 19세기에서 20세기까지 시대에 따른 각 나라의 변화한 상황들이나, 그 상황들을 대처해나가는 장면들을 떠올리면서,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걸 알면서도 내용에 빠져보면 가능할 법 같기도 한 이 유쾌한 이야기, 오랜 시간이 걸린 알란의 이 세계여행은 100세로도 모자르고, 500페이지도 모자르지싶다. 일반인들이었으면 두려움에 오줌을 지리고, 억울함에 호소하고, 덜덜 떨만한 일도 유연하게 피해가고, 상상도 못할 더 나은 방법으로 해결해나가는 알란에 대한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하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흥미롭게 읽다가, 가끔은 빵 터지면서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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