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꽃 김별아 조선 여인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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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불의 꽃 [김별아 저 / 해냄출판사]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개국되는 중에 불속에 부모와 동생을 잃은 어린 여자아이. 조선의 개국 공신이 된 조반의 장자 조서로.

같은 시기에 서로 엇갈린 운명을 맞은 두 집안. 순식간에 가족을 잃은 충격으로 자신의 이름조차 잃은 여자아이는 먼친척인 청화당(=조서로의 외할머니)의 집에 살게 되는데... 이 아이의 이름을 녹주(=푸른구슬)라 지어준 것이 조서로이다. 이렇게 녹주와 서로는 어린 시절을 함께 지내게 된다.

마음의 문이 굳게 닫혔던 어린 녹주는 서로로 인해 점차 마음이 열리게 되고... 이 둘만의 여러가지 추억들이 쌓이는데...

 

조서로의 엄마 이씨부인은 어린 시절, 죽은 녹주의 엄마 채심을 항상 질투하였던터라 녹주도 마음에 안들었다.

자신의 아들 서로와 녹주가 친하게 지내는 것도 불편해하며 녹주를 괴롭히는데... 청화당의 죽음 뒤 한양으로 이거를 하려는데

이씨부인은 녹주를 데리고 갈지 말지 고민하다 결국은 녹주를 깊은 산중에 있는 암자에 사미니 생활을 하게 버려두고 간다.

 

세월이 흘러 녹주는 결국 비구니, 스님이 되지는 않고, 그림움과 원망에 보살님으로 절에서 지낸 세월이 15년.

그 사이 서로는 집안에서 시키는 혼사를 하고, 아들을 얻지만 마음 속에 녹주를 찾지 않았다는 죄책감과 그림움으로 지낸다.

어느 날 녹주는 부인의 죽음에 절을 찾아온 이귀산과의 인연으로 인해 산에서 내려와 20살 넘게 차이나는 이귀산의 부인이 되는데..

녹주에게 한없이 모든 것을 다 해주려는 이귀산이 녹주에게 줄 귀한 피리를 구하는 중 이 소식을 들은 서로는 용기를 내어 녹주를 찾는다.

이 둘이 남매 관계인 줄 아는 이귀산은 서로를 꺼리낌없이 대하는데... 이귀산이 이거를 위해 집을 자주 비우는 사이.

결국 이 둘은 오랜세월이 흐른 지금 드디어 자신들의 감정에 솔직하게 행동하게 되는데...

 

신분, 근본, 규율과 법도, 사회 제도에 의해 사랑이 자유롭지 못했던 그 옛날, 조선 시대. 조선 양반가의 간통 사건.

임금이 되고 3년이 되던 해. 후궁도 들이지 않았을 때의 젊은 세종의 경험해보지 못한 통간에 대한 처벌은 조선 사회에 본보기로 삼기 위해

남자는 귀양을, 여자는 참수형에 처하는데.. 이 일이 있고 13년이 지난 후에 세종은 너무 과도한 징계였다며 후회한 바 있다는데...

남자와 여자. 서로 사랑하였지만 서로 너무도 다른 처벌로 인해 남자인 서로는 유배를 당하고, 여인인 녹주는 삶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둘의 엇갈린 사랑만 아니었다면 이는 참 아름다운 사랑이었겠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이 둘은 유부녀와 유부남이 불륜을 지른 것이 되었다.

순애보사랑이지만 금지된 사랑 .용서받지 못할 사랑이 되어버린 이 둘의 관계. 읽는 내내 둘의 어긋나는 사랑, 용기 내지 못하는 비겁한 사랑, 비겁하고 이기적인 사랑,  목숨을 기꺼이 걸 수 있는 사랑. 그리움 속에 살아가는 삶을 보고 아쉬움과 안타까움, 슬픈 감정을 느꼈다.

서로와 녹주는 서로 다른 방식의 사랑을 하지만... 너는 나이고 니가 있었기에 내가 있었다고 하면서도 용기내지 못하고 비겁한 서로는 밉고,

용기를 내어 죽음앞에서도 싱긋거릴 수 있는 후회없는 사랑을 한 녹주가 참 안타깝고 아프다. 아픈 사랑, 슬픈 사랑이야기이다.

 

나의 용기, 나의 비겁, 나의 빛, 나의 어둠.

처음이자 끝인 나의 모든 기억.

너와 내가 잊지 않는다면, 끝이란 없는거다...

 

큰 죄가 있었다. 사랑했다는 죄.

더 큰 죄가 있었다. 사랑한다는 죄.

그것밖에 아무것도 원치않고, 아무것도 알려하지 않은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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