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문명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 / 열린책들]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로 손 꼽히는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작년 <기억>에 이어 <문명>으로 찾아왔다. 매번 독특한 소재와 신선한 캐릭터들로 인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작가라 이번에도 기대가 많이 되었는데 이번 책이 독립적으로 읽어도 지장이 없지만 <고양이>라는 책과 내용이 이어진다는 말이 있어서 살짝 걱정되었다. <고양이>라는 책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과연 어떤 내용일까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이 책을 펼쳤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은 인간이 아닌 동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책들이 많은데 이번 책 역시 동물이 주인공이다. 줄거리를 살짝 이야기하면 사람들의 욕망으로 인한 테러와 전쟁 등으로 지구는 쥐가 살기 좋은 환경이 되고 결국 쥐가 인간을 공격하기까지 하면서 인류는 몰락 위기에 처하게 되고 쥐가 지구를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다. 인간 다음으로 자신들이 지구를 지배해야 한다고 생각한 고양이 바스테트는 인간과 힘을 모아 쥐들을 몰아내기로 한다. 그리하여 쥐들을 피해 도망간 고양이와 인간이 합심하여 한 편을 맺기 시작한다. 인간의 실험을 통해 인간의 지능을 갖추고 인간과 대화를 할 수 있는 고양이 피타고라스와 함께 고양이 문명을 세우려고 하면서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일들과 성장하는 이야기이다.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 책만 읽어도 전혀 문제없이 재미있었다. 인간들의 실험으로 인간의 지식에 접속할 수 있는 제 3의 눈이 박힌 동물들, 서로 우위에 서려고 하는 다른 종들을 보니 동물을 통해 인간에게 시사하는 바가 커서 감탄스러웠다. 노인과 아이와 동물이 잘 사는 나라가 좋은 나라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이 책을 덮으면서 문득 그 말이 떠올랐다. 더불어 코로나로 인해 인간들의 활동이 뜸해지면서 한층 빠르게 좋아진 것은 자연이라는 것도.